편집국장 공인배

온라인에 노출된 아동들은 직접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게이머들의 방송에 빠져 시간을 소모한다.

이 아동들, 혹은 청소년들은 나아가 반응하는 텐션 면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그들의 순수한, 혹은 열린 감성은 스트리머의 행위에 열광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함께 호흡하며 소통한다.

소통 방법은 자신이 얻은 즐거움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다.

1인 방송 시장을 10대들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스트리머의 방향성 심지어는 성향을 바꾸기도 한다.

언택트 시대. 수많은 낯선 문화가 일반화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노정 위에 있고, 새로운 세태에 적응해야 하는 엄중한 처지에 놓였다.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 공존을 위한 거리 두기에서 생성되는 문화들이 넘쳐나고 있다. 혼자 있어도 고립되지 않으며, 폐쇄된 공간에 있어도 생존이 가능한 새로운 얼개가 급속하게 형성되고 있다.

다중이 개인에 집중하고 개인이 다중과 교감하는 문화가 다양하게 구축되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우리는 이런 언택트 시대를 미연에 준비해 왔다.

숨돌릴 틈 없이 격변하는 시대에 파편화 한 우리의 방향성이었다. 블로그며 페이스북이며 인스타그램이며, 우리는 생체 접촉 없이도 같은 기호로 모여 공유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그물망을 구축했고, 그것은 촘촘하다.

지구촌 끝에 있는 정보도 손 끝으로 얻을 수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전쟁놀이를 하고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한계를 뛰어넘는 컨트롤 놀이가 일상화된 지 오래다.

게다가 이 손가락 컨트롤은 스포츠가 되었다. 이제 e스포츠 월드컵이 생소하지 않다. 멘탈과 컨트롤 겨루기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고, 국위를 선양하는 시대다.

온라인에서의 게임은 키보드나 마우스처럼 차가운 것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래픽이며 음향이며 증강현실은 매 순간 새로운 세계를 연다.

게임의 방식이나 내용도 가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변환을 거듭하고 있다. 롤이나 오버워치처럼 그룹간 구성원들이 협력하면서 열기를 섞거나 데바데 처럼 살인마의 잔혹성과 생존자들이 이타심 대결로 승리의 쾌감과 함께 공리를 실현하기도 한다.

이제 게임은 일상이 되었다. 힐링을 하거나 한계를 뛰어넘거나 게임은 현실에서와는 달리 즉각적인 보상으로 유저들을 끌어당긴다.

누구든지 게임을 즐기고 싶고 잘하고 싶다. 트렌드다. 게임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1인 방송이 늘어나는 이유다.

이들 BJ이며 스트리머들은 게임 실력이 좋아서 인기를 끌고, 말솜씨가 좋아서 인기를 끌고, 버럭 질로 인기를 끌고. 각자 모든 장기를 동원해 시선을 끈다.

목하 온갖 장르의 스트리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발원지는 바로 게임 방송이다. 그들이 1인 방송의 모든 가능성을 연 것이다. 시청자들은 스트리머들의 사적인 행위를 지켜보면서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1인 방송은 기호가 같은 사람들을 폭넓게 끌어모으고 있는데, 수용자들의 연령대가 급속하게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맞벌이 부부가 주류를 이루는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동들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데다, 부모들도 아이가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는 세태가 낳은 현상이다.

온라인에 노출된 아동들은 직접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게이머들의 방송에 빠져 시간을 소모한다.

이 아동들, 혹은 청소년들은 나아가 반응하는 텐션 면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그들의 순수한, 혹은 열린 감성은 스트리머의 행위에 열광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함께 호흡하며 소통한다.

소통 방법은 자신이 얻은 즐거움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다.

1인 방송 시장을 10대들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스트리머의 방향성 심지어는 성향을 바꾸기도 한다.

그들의 이른바 코 묻은 돈은 점차 규모화하면서 수많은 대스타 스트리머들을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걷잡을 수 없는 현상이 사회적으로 득인지 독인지는 우리가 아직 판단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최근 특정한 사건들에서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한 초등학생이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bj에게 1억3,000만원을 입금한 사례나, 한 중학생이 아버지가 대출받은 돈 3,000만원을 게임 방송 스트리머들에게 후원한 사례가 그것이다.

10대들이 지배하는 세상

초등학생 A양의 아버지는,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거액이 결제되는 동안 별다른 통제 장치가 없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한다. 미성년자들이 부모 명의를 사용했는데도 걸러내지 못한 시스템을 지적한 것이다.

중학생이 스트리머들에게 기부한 사례는 많은 사람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급히 필요해서 낸 빚인데, 철없는 아이가 선심 쓰는데 탕진해버린 데 대한 아버지의 사연 때문이었다.

피해자 부모들은 돈을 전부 돌려받거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이나 스트리머들에게 의무는 없었으나 그들이 피해자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수익을 반납한 덕분이었다.

그런데 A양 사건의 경우 인터넷 방송 수용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어떤 상태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A양이 이용한 ‘하쿠나 라이브’라는 앱은 14세 이상 가입자면 별다른 제약 없이 들어가 라이브 방송을 시청 할 수 있다. A양은 어머니의 휴대폰을 이용해 15세로 설정한 임의 계정을 만들어 9일 동안 여러 방송 진행자들에게 후원의 의미로 1억3,000만원을 결제한 것이다. 이 돈은 A양 가족이 전셋집 이사를 위해 모아둔 보증금이었다.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인터넷 개인방송의 유료 아이템 결제 한도는 하루 3,000만원 이하에서 100만원 이하로 대폭 줄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폭주하는 bj들 때문이었다.

이용자가 bj에게 선물할 수 있는 별풍선 결제 한도에 제한이 없다보니, 선정적 폭력적 방송 등 사회적 문제를 초래한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난 자율규제다. 사각지대가 엄존하는 실정인 데다 허점을 파고드는 후원 유인책 때문에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별풍선, 구글기프트카드, 넥슨캐시, 모바일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할 수 있는 대리 경제 쇼핑몰에서는 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살 수 있다. 규제의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10대들에게 지름신이 내리는 순간 그들을 보호할 장치는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