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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호 직무 해태·유기 보건행정 유감

편집국장 공인배

보건소의 감염병 담당은 지역 내 한 요양병원에서 강력한 전염병인 ‘옴’이 창궐한다는 데도 ‘옴’은 법정 감염병이 아니라며 “우리에게는 관리책임이 없다”고 한다.

병원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한다. 요양병원의 요양보호사들과 간병인들이 대부분 ‘옴’에 걸리고 상당수의 환자도 ‘옴’에 걸렸다고 주장하지만, 이 병원 관리자 쪽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우리 병원에 ‘옴’ 환자는 없다”고 맞서는 가운데, 병원 쪽이 전문의약품인 ‘옴’약을 40개나 직원들에게 지급했다는데도 보건소 담당은 한 달 동안이나 내버려 두고 있었다.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던 익산지역이 코로나 확산 일로에 빠졌다. 철통 방역을 자랑하던 익산시의 위상이 급전직하 중이다.

정헌율 시장 이하 공무원들이 코로나가 발생할 때마다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고, 휴일도 반납했던 멸사봉공의 헌신은 평가절하되는 국면에 놓였다.

작은 틈에서 비롯했다. 코로나는 집단시설 내의 느슨한 방역 의식을 틈타 침투했다. 원광대학병원에서는 코로나에 감염된 간호사가 마스크를 턱에 걸고 다녔고,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가 다인 병실에 방치됐다.

병원 안에서 세를 키운 코로나는 병원 내외부를 오가는 숙주들에 의해 외부 집합시설로 옮겨갔다. 그렇게 안일한 의식이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 확산세의 경로가 되고 있다.

특히 엄격한 방역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는, 우리가 그렇게 믿고 있는 종합병원 같은 집단시설이 코로나에 취약하다는 점에 지역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문만 잘 지키면 내부는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는 그릇된 의식의 발로였다. 입구에서 열을 재고 손 소독을 하면, 달리 말해 몸에 열이 없고 손이 청결하면 안전한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어긋난 방역 의식 탓이었다.

코로나 방역의 핵심은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이다. 무증상 감염자의 존재와 그 위험성은 중대본이 수개월 전부터 강조해왔던 바다.

그렇기에 병원의 문을 지키는 것 보다 내부의 방역과 내부의 방역수칙 준수가 철통 방역의 전제조건이다. 그런데 내부의 방역 문제에 대해 병원 측도 소홀했고, 익산시 방역 당국의 공조도 미흡했다.

이로 인해 병원을 비롯한 음식점, 학교, 실내운동시설, 가족 간 등 일상과 밀접한 시설 및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초동조치나 공조가 미흡했다는 정도에서 두루뭉술하게 사과하며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다. 통상의 방역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문제다.

이로 인해 불철주야 코로나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공무원들과 관계기관, 시민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그런데 익산시는 시민들에게 다중이 모인 장소에 가는 것을 주의해라. 개인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라.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강력히 대응한다는 등을 강조하며 시민들의 책임을 더 부각하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에 한 코로나 확진자는 동선을 부정확하게 진술해 해당 동선에서 추가 확진자가 여섯명이나 나오고, 자가격리자가 무단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익산시는 고발조치를 하고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하지만 나는 이러는 익산시에 다른 의도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방역 전선에 구멍이 뚫려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 확산세에 대한 책임이 익산시에는 없다는 태도로 비치는 것이다.

방역 일선의 첨병이어야 할 최근 익산시 보건소의 부적절한 행태 때문이다. 스스로 책무를 다하지 않은 채 시민들의 의무만을 강조하는 듯 보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요양병원에서는 또 위급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실제로는 병원 필수 상근인력들로 하여금 앰뷸런스에 탑승하도록 하고, 담당과장이 탑승한 것처럼 조작했다.

익산시 보건소는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신고받았다. 그러나 보건소 담당은 앰뷸런스 탑승자가 찍힌 CCTV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부 종결했다. 실제 탑승한 앰뷸런스 기사가 사실확인서를 써서 제출했지만 묵살하고, 상근인력 중에 앰뷸런스에 실제로 탑승했던 간호사들이 있는데도 확인하지 않았다.

요양병원이 서류를 조작한 것은 상시 유지해야 할 필수 인력들이 앰뷸런스에 탑승한 것이 드러나면 심평원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기 때문이라는 말이 실제 앰뷸런스 탑승자와 병원 내부에서 나온다. 병원에 필수 인력이 유지되지 않았을 경우 기존의 청구금액이 삭감되기 때문에 서류를 조작했다면 국가를 상대로 하는 범죄행위다.

책임 의식 부재

익산시 보건소는 시민과 직결되는 감염병의 문제에 대해 법정 감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등을 돌리고, 전문의약품 불법 유통이나 규정 필수 의료인력 미달 같은 문제는 먼 산 보듯이 한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무원 신분은 온데간데없는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 방역에 임하는 익산시 방역 당국이 형식에 매몰돼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달리 말해 익산시 방역 당국이 하는 일이란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일 뿐,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행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심을 떨치지 못한다.

실로암사랑요양병원의 노조가 이 같은 익산시 보건소 관계자들의 직무유기에 대한 기자회견과 고발을 준비하면서 엄중한 코로나 정국을 피하지 않는 것은, 방역 일선에 있는 그들 공무원은 진정으로 방역 업무에 임할 리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했다.

직무를 해태 하거나 직무를 유기하는 무사안일과 그리하여 피감기관과 감독관청의 관계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이 역병의 현장에 그들이 있어야 할 하등에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한 보건소의 전문성이란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며 오히려 해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 직무와 무관한 공무원들이 불철주야 코로나 방역 일선에서 고스러져가는 현실에 대한 책임 의식이 저들에게는 없을 것이므로, 이 모든 재앙은 개인이 초래한 것이고 공무원들이 왜 거기까지 책임을 느껴야 하느냐고 반문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