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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공인배
범죄자를 법정에 세우는 일 못지않게 억울한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검사의 기본 책무인데, 기본은 고사하고 졸렬한 폭력배의 행태가 아닌가. 그러면서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이런 행태를 이해할 수 없었던 피해자 K는 대검찰청에 A 검사의 부당성을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면서 검찰 내부 일각은 소요 상황에 빠졌다. 어떤 검사는 사표를 내고 어떤 검사들은 성명을 내고 어떤 검사들은 거기에 댓글을 달았다. 그들의 반발은 법무부의 감찰 조사와 징계위 준비 과정에 절차적 결함이 있다는 취지였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사유로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채널A 사건·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수사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정보 외부유출,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 6가지를 제시했다. 그런데 조상철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사법연수원 23기) 등 전국 일선 고검장 6명을 비롯해 여러 일선 검사들이 성명을 통해 “절차와 방식이 법령에 부합하며 상당성을 갖춰야 한다”며 여러 이유를 들어 추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재고를 요청했다. 우선 이들 검사들이 주장하는 절차와 방식이 법령에 부합하며 상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문 대통령도 절차적 정당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 우려는 검사들이 말할 처지가 아니다. 다름 아닌 윤석열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절차와 방식. 내용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 제기 역시 부적절하다. 검찰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러하다. 그 의문이 감찰 지시 사항과 징계 청구 사유가 대부분 불일치한다는 점에 입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찰 지시와 징계 청구가 왜 일치해야 한다는 말인가. 혐의가 있는 부분만 징계 청구하는 것 아닌가. 그동안 검찰이 해오던 행태를 보자. 별건 수사를 할 때 마구잡이 식으로 먼지 털기를 하다가 혐의가 잡히는 것이 있으면 기소하지 않던가. 공소장에 수사를 개시하게 된 혐의는 온데간데없고 전혀 새로운 범죄 사실이 적시돼 있다면 절차와 방식. 내용의 적정성이 없어 위법하다는 것인가. 총장의 지휘 감독과 판단을 문제 삼는다는 것도 그렇다. 형사사법의 영역인 특정 사건의 수사 영역에서 총장의 위법한 지휘 감독도 총장의 특권에 의해 위법성 조각 사유가 된다는 것인가. 추 장관의 징계 청구가 충분한 진상 확인 과정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 위법, 부당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많다. 우선 그것이 위법 부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판단할 일이다. 검사의 입장에서 볼 때 그렇지 않은가. 검사는 기소를 독점한다. 공소사실에 대한 심리는 법원이 한다. 그렇지 않은가. 검사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우리 동에 검사 A를 보자. 실로 찬란하다. 그는 시민을 향해 “무죄 받더라도 기소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그의 말을 일반화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검사는 기소를 독점하고 부당한 기소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또 피해자가 낸 감찰의뢰 결과에 의해 검사가 처벌받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러니 그 말이 대한민국 검사들의 일반적인 관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검사는 무죄인 줄 뻔히 알면서도 기소할 수 있고, 시간을 빼앗기며 재판을 받고 판사가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은, 기소당한 사람의 사정일 뿐이라는 생각을 비단 A검사만 하는 것일까. 범죄자를 법정에 세우는 일 못지않게 억울한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검사의 기본 책무인데, 기본은 고사하고 졸렬한 폭력배의 행태가 아닌가. 그러면서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무엇보다 A검사에 대한 지휘계통이 A검사의 직권남용에 동조한 지점도 포착되기에 아연실색한다. 녹취록을 보면 A검사는 무고혐의를 받는 가해자가 엄존하는 증거들과 상치되는 허위진술을 하고, 여러 차례 즉흥적으로 말을 바꾸며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A검사는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바꾼 말을 인정하라고 밀어붙였다. 이런 행태를 이해할 수 없었던 피해자 K는 대검찰청에 A 검사의 부당성을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냈다. 몇일 뒤 K씨는 오전 10시에 군산지청에 진정 사건을 이첩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날 저녁 8시 30분에 A검사실의 수사관이 전화를 걸어왔다. “K씨를 무고죄 피의자로 전환했으니 검찰청에 출석하라는 소환 통보였다. 이 수사관은 검사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오늘 윗선과 회의를 통해서 결정한 것이다”고 했다. A 검사, 공수처 수사 1호 될 것 K씨는 생각했다. ‘괘씸죄에 걸렸구나’. 수년 동안 허위사실을 토대로 조직적인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했던 무고죄 가해자들이 면죄부를 받게 되겠구나. 내가 거꾸로 그들에 대한 무고죄 가해자가 되는구나. 검사의 부당한 수사에 대한 감찰을 의뢰했더니 이번에는 검찰이 조직적으로 나를 혼내주자고 나섰구나. 이후 A검사실은 K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집요하게 출석을 강요했다. K씨는 진정사건의 조사과정을 보고 피의자 조사에 응하고 싶다는 의견을 말했는데, A검사는 “출석 불응하면 체포요건이 된다”고 겁박하고 “무죄를 받더라도 기소할 수 있다”며 자신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는 듯 권력을 남용할 것을 시사했다. A검사는 가해자의 허위진술을 토대로 K씨를 무고죄로 기소했다. A검사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K 씨를 단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다. K씨가 오히려 무고 피해자라는 사실은 A검사가 잘 알고 있다. 녹취록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A검사는 특히 관련 사건으로 B검사 방에서 조사받던 K씨를 다짜고짜 A검사실로 끌고가서 조사를 하는 무소불위의 검사다. 그러나 K 씨는 군산지청에는 A검사에 대한 감찰을 의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생각을 가진 검사들이 모여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K씨가 대검 등에 추가 진정한 이유다. 하지만 대검은 또 다시 군산지청으로 진정 사건을 이첩할 것이다. 결과도 같을 것이다. K 씨는 그렇게 생각한다. 공수처법이 다소 무리하게 국회를 통과했다. 이는 그동안 검찰이 얼마나 무리했는가를 방증한다. K씨는 대한민국 최초로 A검사와 그에 동조한 조직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K씨는 공수처법 시행을 손꼽아 기다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