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공인배

실로암병원의 전임 이사장인 A와 동업자 B, 그리고 관리부서 직원들이 형사처벌을 받는 등 이 병원의 공공성이 더이상 담보될 수 없는데도, 전라북도가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모종의 커넥션을 방증한다는 합리적인 의심에 설득력을 더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기자에게 “고발해야 한다”고 답변한 기개는 어디로 갔는지 적이 궁금하다. 유상인수를 했으니 세금을 냈는지를 확인하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개설허가 변경 절차상 검토 대상인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백세의료재단 실로암병원 개설허가는 취소되어야 한다는 게 법조계 일반의 중론이다. 그리고 주무관청인 전라북도가 즉각 나서서 실로암병원의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을 전라북도는 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실로암병원(백세의료재단)은 요양과 치료를 목적으로 세워졌지만, 경영자들에게는 사욕을 채우는 도구였을 뿐이었다.

특히 세 사람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이 병원은 동업자들 간의 사적 갈등과 암투로 수년 동안 파열음이 끊이지 않았다.

갖가지 방법으로 병원 수익을 나눠 가지면서도 경영권을 둘러싼 충돌을 일으킨 것은 예정된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은 경영 주변에서 밀려났고, 6년 전부터 A와 B가 이전투구를 벌이면서 병원의 존립 기반이 흔들렸다.

게다가 B는 백세의료재단을 상대로 6억4천여만 원을 편취 한 죄가 인정되어 2019년 11월에 징역 3년(집행유예 4년)형이 확정되었다.

그 수법을 보면 그는 이 재단을 상대로 상가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하고, 이 계약서에 따른 허위 영수증을 위조해 법원에 해당 금 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이 이 같은 청구 내용을 근거로 재단 쪽에 해당 금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B는 본인에게 이 재단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없음을 잘 알면서도, 이 재단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비 등 채권에 강제 집행하는 방식으로 해당 금 원을 편취한 것이다.

B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죄명이 적용되었다.

이는 B의 교활한 범죄 일단을 보여주면서도 그에게는 백세의료재단은 탐욕을 채우는 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한마디로 말해준다.

그는 결국 이 병원의 운영권을 통째로 삼키기 위해 이사장 A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A는 27억 원에 경영권을 넘기라는 조건에 동의한다.

이에 따라 B는 A에게 20억6천만 원을 건넨 뒤 권리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는 너머지 잔금을 요구하며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버텼다. 그러던 중 횡령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A는 지난 5월 15일 법정 구속되었다.

A는 이에 앞선 4월 17일 유명무실했던 이사진들을 대부분 교체했고, A가 요양보호사들에게 체불한 시간 외 수당을 B가 대신 지불하는 조건, 즉 매매 대금 잔금을 대체하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것에 이면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는 이를 근거로 지난 4월 22일 자신의 부인 C를 대표 사원으로 하는 등기를 내고, C를 대표자로 한 사업자등록증을 익산세무서로부터 교부받았다.

C는 그 다음 날인 23일부터 이 병원에 대한 경영권 행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C는 사업자등록증상 대표였을 뿐 이 의료법인의 대표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설립허가 미발급 상태)였다.

당시 백세의료재단으로부터 개설허가 변경허가 승인신청을 받은 전라북도는 부적법 한 등기상의 사원 구성 등 미진한 부분들에 대해 보완지시를 한 상태였다.

C는 설립허가증이 발급되기 전인 6월 5일 이전까지는 명백히 자다.

따라서 실로암 병원(백세의료재단) 직원들이 공유하는 밴드에 C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면서 새로운 체제에 협조하라고 공지한 B의 5월 14일까지의 행위들은 사기행각이다.

또 C가 이사장 자격을 획득하기 이전에 한 모든 행위(수간호사를 평간호사로 강등 발령한다거나 상근간호사를 3교대 간호사로 전환 발령하는 인사권 행사)는 불법이다.

더구나 현행법이 의료법인의 매매를 금지하고 있는데, B는 A에게 20억6천만 원을 받고 체불임금 5억 원을 대신 청산해주는 조건으로 의료재단을 매입했다.

의료법 51조의 2(임원 선임 관련 금품 등 수수의 금지)는 ‘누구든지 의료법인의 임원 선임과 관련하여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주고받거나 주고받을 것을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고 강제하고 있다.

의료법 제89조(벌칙)에는 임원 선임과 관련해 재산상의 이익을 주고받은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또 법조계에 따르면 의료법인 관련 유상인수 계약 행위와 그 결과는 민법상으로 무효가 된다.

전라북도는 보건의료과 김정희 팀장은 이 같은 의료재단 매매 사실을 지난 10일 현재까지 모르고 있었으며, 사실을 적발하면 즉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료법을 떠나서도 비영리법인의 사원은 권리를 양도할 수 없게 되어있으며, 재단법인의 형태에서 출연자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분양도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그런데 B는 공공연하게 자신이 A로부터 27억 원에 대표 사원의 권리를 이양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 7일 2016년 10월 초순경부터 실로암사랑요양병원 행정원장으로 재직했던 D의 횡령죄에 대해 법원은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는데, 판결문에 ‘2014년 11월 경 피해자 A가 보유한 지분 일체를 대금 27억 원에 양수받기로 하는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이 사건 병원 인수대금은 27억 원에 이른다’고 판시 되어있다.

“고발해야 한다”는 기개는 온데간데없어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실로암 병원 노조는 지난 14일 이 같은 사실을 전라북도에 신고하고 어떻게 처분할지 답변을 달라고 했는데, 전라북도 담당 보건행정과 김정희 팀장은 검토할 시간을 달라며 답변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채 수일 째 침묵하고 있다.

의료법인인 실로암요양병원을 유상인수 한 사실은 판결문이나 B의 주장을 통해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니, 이 병원이 제출했던 개설허가 변경 승인신청 서류가 허위로 작성되어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바로 알 수 있는데 담당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직무를 유기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실로암병원의 전임 이사장인 A와 동업자 B, 그리고 관리부서 직원들이 형사처벌을 받는 등 이 병원의 공공성이 더이상 담보될 수 없는데도, 전라북도가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모종의 커넥션을 방증한다는 합리적인 의심에 설득력을 더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기자에게 “고발해야 한다”고 답변한 기개는 어디로 갔는지 적이 궁금하다. 유상인수를 했으니 세금을 냈는지를 확인하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개설허가 변경 절차상 검토 대상인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백세의료재단 실로암병원 개설허가는 취소되어야 한다는 게 법조계 일반의 중론이다. 그리고 주무관청인 전라북도가 즉각 나서서 실로암병원의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을 전라북도는 더 외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