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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공인배
국민 대다수는 법원이 총회장에게 적정한 심판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고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한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법정에서는 고작 방역 당국의 요구에 불응하고 지침을 어긴 책임만 물을 수밖에 없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이 지난 1일 구속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는 절차가 공식화 된 것이다. 신천지예수교회는 대구교회 사태 이후 국내외 신도들의 주민번호를 비롯해 주소,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제출하라는 방역 당국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다가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지난 2월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계속 발생했다. 대구는 코로나 확산 일로의 상황에 빠져들었다. 도시가 마비되었고, 지옥 경이 연출됐다. 2월 이후 대구의 코로나19 환자는 4월 1일까지 가파르게 늘어 6,704명이 되었다. 이 기간 중에 도시의 모든 지표는 추락했고, 경제는 바닥을 쳤다. 방역활동이 강화된 가운데 전국의 의인들이 몰려들어 코로나 재난에 맞섰다. 범국민적 노력으로 4월 이후 코로나 확산이 진정세에 접어들긴 했으나, 8월 현재까지 100여명이 더 늘었다.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 2월 하순께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신천지 총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이후에도 신천지교회는 교회공동체의 이기주의에 빠져있다고 여겼다. 대구에서 신천지를 중심으로 창궐한 코로나19는 4월까지 좀처럼 잡히지 않은 채 도시를 범람하며 전국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사회공동체의 안위를 경시하는 듯한 신천지교회는 역풍을 불렀다. 익산에서의 경우를 보면, 총선정국에서 신천지 신도가 선거운동을 도운 캠프의 후보자는 마땅히 낙선되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가 대두될 정도였다. 이는 국민들 사이에서 신천지는 공동체의 적, 또는 사회를 위협하는 괴질 따위로 여겨지는 분위기에 편승한 경우일 것이다. 신천지교회는 또 국민들에게 종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심어줬다. 종교가 인류의 위기를 호재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신천지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특정 교회들은 그런 관점을 더 각성시켰다. 성서에 예언된 인류의 멸망이 진행되는 시기, 혹은 심판의 날에 교회 안에서 기도하는 자는 선택받는 자가 될 것이며, 그리하여 죽고자 모이면 끝내 살 것이라는 허황한 믿음과 그러한 선전이 교회 안에서 만연했다. 교회들이 코로나19의 숙주가 되어 열렬히 코로나를 확산시킨 이유다. 총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신천지예수교회 쪽은 “신천지예수교회는 방역 당국에 적극 협력해 왔고 이 총회장은 다만 방역 당국의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에 우려를 표시했을 뿐 명단 누락 등 방역 방해를 지시하지 않았고 당국 조치에 협조를 독려했다”며 “변호인단에서 이 같은 내용을 사실관계 범위 안에서 재판부에 충분히 소명했으나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안타깝다”고 밝혔는데, 성찰이 부족한 태도다. 고발 내용을 조사하던 검찰이 지난 5월 22일에는 과천 신천지교회 총회 본부와 가평 평화의 궁전 등 신천지 관련 시설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제수사로 전환한 것은 신천지에 대한 범사회적 기류 탓이다. 신천지 총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이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법원이 총회장에게 적정한 심판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고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한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법정에서는 고작 방역 당국의 요구에 불응하고 지침을 어긴 책임만 물을 수밖에 없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오히려 경제사범에 대한 양형이 더 클 공산이 높다. 신천지를 고발한 주체는 종교단체의 반사회적인 태도와 종교지도자의 일탈, 그로 인한 해악을 일소하는 일벌백계를 바라지만, 핵심 사안에 대해 중형을 내리지 못하여 신천지교회의 반성이 뒤따르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에 가세한 교회들도 사회적인 책임을 자각하지 못한 채 인류가 위기에 처한 때에 여전히 교회 집단의 이익에 신도들을 앞장세우며 폭주하는 것을 제어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우려된다. 특히 신천지 총회장에 대해 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발견되며, 종교단체 내 피의자 지위 등에 비춰볼 때 향후 추가적인 증거인멸의 염려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는데, 신천지교회가 영장 발부에 대해 대응한 내용에서는 판사가 영장을 발부한 뜻을 살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신천지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하는 등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지 않은가. 또 신천지 연수원인 가평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함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 없이 해당 지자체의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연 혐의도 있다. 진정한 책임 없이는 공멸을 피하지 못해 반성하지 않는 태도가 바로 신천지교회의 현주소다. 신천지 발 코로나19 사달은 총회장과 간부들의 문제다. 범법자들과 무고한 신도들이 구분되지 않는 것은 책임져야 할 지위에 있는 자들이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름의 독자적인 교리로 신도들을 모은 교회이고, 개인의 신념에 따라 신앙생활을 하는 신도들을 싸잡아 괴질에 다름 아닌 존재로 인식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다름 아닌 신천지교회의 총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부른 것이다. 신천지 신도는 정치 행위를 해서도 안 되고, 신천지는 제거되어야 할 사회악이라는 황당한 국민적 인식을 누가 심었는가. 종교란 이른바 ‘심판의 날’에 경도되면 재난이나 고난을 기회로 삼고 현생을 부정한다. 고통 받는 상태를 ‘삶’이라 규정하고 죽음은 그 형벌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왜곡한다. 사후에 천국에 가기 위해 현생에서는 재난과 고난을 절대자의 역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장한다. 종교의 본령은 ‘구원’ 아닌가. 모든 악과 고난은 죽음에 가까운 것이고, 절대자의 반대편에 있다. 악과 고난에서 해방되는 것이 구원인 이유다. 교회가 스스로 병든 상태의 고난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다. 그렇다면 절대자와 멀어지면서 죽음에 더욱 가까워지는 것은 무엇인가. 신천지 교회가 맹성해야 할 지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