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635호 전통시장, 이제는 관광목적지가 되어야 한다

635호 전통시장, 이제는 관광목적지가 되어야 한다 - 열여섯번째 이야기

최인경

아이보리색 인조가죽에 큐빅이 화려하게 박힌 샌들이 내 신발장에 나란히 놓여있다. 이걸 볼 때마다 비 오는 날 태국 방콕의 시장이 생각난다. 늦은 점심을 해결도 하고 잠깐의 여유를 즐기려고 숙소 근처 시장을 갔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그 특유의 음식냄새가 여기저기 났다. 그런데 오히려 식욕을 돋운다. 식당들이 참 많다. 다행히 태국어를 몰라도 현지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어떻게?

메뉴판이다. 메뉴판에는 음식 사진과 함께 각각의 음식에 번호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음식은 각각의 재료들이 속속들이 보였다. 그리고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고추가 한 개 또는 두 개, 세 개가 그려져 있다. 난 태국 국수(팟타이)를 주문해서 먹었다. 상점주인도 한국어를 모르고 나도 태국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서로 불편하지 않았다.

배가 부르니 쇼핑을 하고 싶어졌다.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뭘 사야 할까 하면서 이리저리 시장 안을 돌아다녔다. 운동화가 갑자기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갑자기 신발들을 쳐다보게 되었다. 찢어놓은 종이상자에 신발 가격들이 씌어있다. 내가 원하는 종류의 신발을 먼저 선택하고 종이에 쓰인 가격을 확인 후 흥정을 시도해 봤다. 현지인 주인은 고개를 살레살레 흔든다. 하지만 한 번 더 시도... 그러니 조금 깎아주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네...
신고 있던 운동화는 비닐 주머니에 담고 번쩍이는 샌들을 신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2016년도로 기억한다. 일본 도쿄 출장을 갔을 때 일이다. 출장 일행 중 한 명이 출장을 떠나기 전부터 일본 도쿄 방문이 처음이라면서 꼭 도쿄 수산시장에 가서 스시를 먹고 와야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 마지막 날 새벽에 됴쿄 수산시장에 갔다. 츠키지 시장이다. 이른 아침시간인데 시장에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일부 사람들은 서서 음식을 먹는 사람도 있고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은 선 사람도 있었다.

점포 앞에 나란히 잘 전시되어 있는 맛 난 간식들과 재료들은 신선해 보이면서도 포장이 깔끔하게 되어있다. 수산시장의 특유한 냄새가 살살 느껴지지만, 어디도 고약한 냄새도 없었다. 드디어 우리가 찾던 스시가게에 도착했다. 벌써 사람들로 거의 차 있었다. 가게 앞에는 주인장을 캐릭터로 한 브로마이드가 서 있다. 지금은 그 가게에 관한 이야기를 잊었지만, 그 캐릭터 브로마이드를 찾아 다시 그 가게에 가보고 싶다.

직업의식이라고 해야 할까? 일부러 시장 안에 있는 자그마한 화장실을 찾아보았다. 깨끗한 변기와 화장지도 잘 갖춰져 있고 개수대도 깨끗했다. 현대식 화장실로 (내 기억이 맞다면 물 내림 버튼을 누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내려간 듯하다) 깨끗했다.
‘수산시장 내 화장실이 이 정도로 청결하다고!!!!’
시장안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택배를 보내주는 점포가 있었다. 물건을 사고 나서 들고 다니기 어렵거나 무거운 상품들은 이 점포에서 가볍게 발송할 수 있었다.

이제 전통시장은 지역주민을 위한 장 보기 위한 공간에서 주변 자원과 연계한 확대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관광 자원화함으로써 관광 매력 물로 탈바꿈 하기 위하여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에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2가지 사업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관광공사에서 실시하는 전통시장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관광컨설팅과 경쟁력 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는 속초시청과 함께 속초시장을 관광컨설팅 실시한 후 관광바우처 제공, 시장 내 안내표지판 설치, 청년 몰 상생이벤트 연계 행사 실시, 결혼이민자 다문화가정프로그램 연계 시행, 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주간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시행한바 있다. 속초관광시장에는 다국어 환영인사 말이 담긴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고 하니 나도 한번 가봐야겠다.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 공단에서 실시하는 특성화 시장 육성사업이다. 사업은 최초 시행 1년은 결제 편의, 가격 원산지 표시, 위생 및 청결 등의 첫걸음 단계로 최대 3억 원 지원, 2단계인 문화관광 시장 육성을 위해서는 2년간 최대 10억 원 지원, 그리고 마지막 3단계로 온라인 장보기, 우수점포 발굴 및 상품육성강화 등 디지털화를 위해 2년간 최대 5억 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전통시장사업관리 포털을 통해 알아볼 수 있고 접수도 가능하다. 올 9월에 사업에 대한 공고와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니 미리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일상 속 여행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이제 우리 전통시장도 확실한 관광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시설개선만큼 중요한 게 마케팅 분야에서도 아주 많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곳이 나는 전통시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 익산시에는 전통시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