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학 박사 최인경

 일기예보를 자꾸 보게 된다.
‘아, 오늘도 춥구나’. 겨울인 줄 알면서도 왜 이리 추운지 투덜거린다.
하지만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반짝이는 꼬마전구들, 게시판에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그려진 크리스마스 행사 팜플렛 그리고 아파트 짜투리 공간을 딱 버티고 있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니
‘그래, 겨울엔 크리스마스가 있지. 화이트크리스마스는 추워야지’라며 금세 웃음 짓게 된다.

 며칠 있으면 크리스마스다.
중세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의식과 민속 행사가 결합된 축제로 발전했고, 이 시기에 캐럴 노래와 크리스마스 연극이 인기를 얻었다. 16세기 독일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전통이 시작됐다고 하며, 마틴 루터가 처음으로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다는 설도 있다.
크리스마스 카드, 산타클로스, 선물 교환 등의 전통은 빅토리아 시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20세기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했으며, 다양한 문화적 전통이 포함되어 각 지역민 뿐만아니라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는 커다란 축제가 되었다.

 21세기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바로 친환경 크리스마스 즐기기다. 
 스웨덴의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주도의 친환경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벤트에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조명,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음식, 환경 보호 워크숍 등이 열린다.
 영국의 여러 도시에서는 친환경 크리스마스 시장을 개최한다. 이 시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제품과 유기농 음식을 판매하며,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장식을 한다.
 뉴질랜드의 일부 지역에서는 해변에서 친환경 크리스마스 축제를 개최한다. 이들은 자연 소재를 이용한 장식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다.
 스페인의 여러 도시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조명을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용한다. 일부 도시는 태양광을 이용한 조명도 도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친환경 선물 포장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종이 대신 천을 사용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포장 재료를 선택한다.
호주의 많은 가정과 지역사회에서는 태양광 크리스마스 조명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낮 동안 태양 에너지를 충전해 밤에 불을 밝히는 태양광 조명을 설치하여 전력 사용을 줄이고 있다.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는 친환경 크리스마스 마켓을 운영한다. 이들 마켓은 지역 농산물과 친환경 판매하며, 종종 태양광 또는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조명을 밝힌다.

위와 같이 세계 각국에서 크리스마스를 오랫동안 즐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폐기물과 전력소비를 줄여 탄소 배출 줄이기, 1회용품 대신 재활용품 활용하기, 자연 소재를 활용한 장식재료 사용하기 등 자연과 함께 조화로운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문이 있다. 바로 축제를 즐기는 대상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축제가 아니다. 축제를 만든 사람도 즐기는 사람도 ‘나’와 ‘우리’이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나의 후손들도 이런 반짝이는 축제를 계속 누릴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