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730호 제22대 익산 국회의원 후보에게 바란다

730호 제22대 익산 국회의원 후보에게 바란다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직접민주지역자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최근 몇 년 사이 익산 도심 공원 숲 알짜배기 땅들과 이곳저곳에 신규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시민들 모이는 자리마다 “익산시장 가까운 사람에 건설업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곧잘 오가는 모양이다.

익산시는 신규 아파트가 지어지면 그에 비례해 인구가 늘어난다는 주장을 하며 2035년 목표인구를 31만으로 설정하여 도시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익산시 인구 감소 추세는 멈출 줄을 모르는 상황이다. 좋은정치시민넷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익산시는 전국 75개 기초 시 중 인구감소율 5위이며 ‘소멸위험진입 단계’에 있다.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명대 세계 최저수준으로 향후 20~30년 동안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익산 도심에 열 대여섯 곳 공사 현장 중에 몇 곳은 부도로 건설이 중단되기도 했고 2023년 하반기 분양한 익산 아파트 5곳은 미분양률이 68%에 달했다. 2022년, 2023년 익산시 아파트 거래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전주, 군산, 익산 3도시 중에 익산시가 가장 적고, 반면 아파트 분양권 전매는 1,255건으로 익산시가 가장 높았다.

익산시의 무분별한 신규 아파트 건설 인허가로 인해 현재 기존 아파트들의 재산 가치가 하락하고 전세값이 매매가격보다 몇천만원 더 높아지는 등 익산시 주택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4일 익산시는 시가 25억 5,000만 원(51%), 민간사업자가 24억 5,000만 원(49%)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자본금 50억 원 규모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만경강 수변도시 조성사업 특수목적법인 설립에 따른 자본금 출자동의안’을 제출했고 익산시의회는 기존 반대 입장을 바꿔 최종 의결했다.

익산시와 익산시의회는 아파트가 너무나 많이 지어져 걱정하는 시민들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이 신규 인허가를 내주고 더구나 시민 세금으로 특수목적법인(SPC)에 직접 투자까지 해서 만경강 수변도시를 조성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지난 35년 동안 익산시의 정치 권력을 90% 이상 독식해온 더불어민주당은 예나 지금이나 늘 자화자찬하며 장밋빛 청사진만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겠다는 사업에 비판과 반대는 무시되고 시민공론의 기회는 없으며 늘 일방적으로 추진된다.

그런데 도시가 온통 공사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파트 재개발이 이뤄지고, 만경강 수변도시까지 추진하는 익산시가 정작 재개발이 가장 절실한 고통받는 현장은 외면하고 있어 안타깝다. 바로 주민들이 고통 속에 살고있는 모현우남아파트 말이다.

필자는 지난 2022년 12월, 2023년 7월 언론사 칼럼을 통해 익산 정치권 제1의 과제는 모현우남아파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호소하고 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익산시에서는 무대책을 일관하고 있고 단 한 가지도 진전된 상황이 없어 주민들이 애만 태우며 살아가고 있다.

2014년 익산시장이 곧 무너질 아파트인 것처럼 졸속으로 긴급대피명령을 내렸지만 전체 103가구 중 45가구는 대피명령에 불응하여 나가지 않았고 2가구가 추가로 다시 들어와 11년째 아무런 문제 없이 주민들은 살고 있다. 당시 긴급대피명령 직후 익산시의회 특별위원회가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 3개월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피명령은 쇼에 불과했고 부실한 졸속행정이라고 결론지었다.

1992년 준공 이후 2002년경 부실공사 주장이 제기된 이후 익산시에서는 2007년부터 주요지점에 건물 이상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계측기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도 단 1mm의 변위도 보이지 않고 위험징후도 없는 상태이다. 모현우남아파트는 익산시장의 졸속행정, 독선행정, 공권력 남용의 민낯을 드러낸 인재(人災)의 현장이다.

익산시가 새겨놓은 주홍글씨로 인해 재개발에 나서겠다는 LH나 민간업자들은 헐값 보상안만 내놓아 매번 성사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부당한 긴급대피명령으로 인해 재산권도 행사할 수 없는데 주민세, 재산세 등 세금은 징수해가는 얌체행정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은 채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익산시는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긴급대피명령을 내린 상황이고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그냥 무대책이다. 이런 곳에 정치인이 발길이 닿아야 하고 정치력이 작동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2029년까지 만경강 수변도시를 직접 공영개발 참여하겠다는 익산시가 재개발이 가장 절실하고 긴급한 곳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율배반이다.

익산의 민생 1번지라면 단연 모현우남아파트라 할 수 있다. 긴급대피명령 이후 11년 동안 정치인과 행정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으며 고통받고 있다. 11년 동안 2차례의 지방선거와 2차례의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지만 후보자들이 방문한 적도 없고 관련 대책을 공약으로 내놓지도 않았다.

정치인의 제1의 사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돌보는 일이다. 선거는 우리의 삶을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인물과 정책의 경쟁 과정이어야 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달랐으면 좋겠다. 모현우남아파트를 공공에서 직접 매입하여 청년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조성하는 방안 등 창의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을 공약으로 내놓아주기를 바란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모현우남아파트에 방문하여 현장의 실태를 세심히 살피고 주민들의 고통을 경청하며 피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