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명예교수

이강래

시민단체는 국가세금의 한계성을 벗어나야 합니다. 내자식은 아니라도 민간기금으로 친자식처럼 키워서 세상에 내놓는 것은 정말 성스러운 일입니다. 그런 엄청난 일은 자기 살을 떼어 내는 심정으로 기금과 시간을 모아서 리스크를 각오하고 나서야 되는 일입니다. 더구나 이 일은 상처 받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에 우리가 먼저 KeePer라고 자청했습니다. 이런 心봉사를 하는 키퍼트리의 心부름꾼이 한열최혜자입니다.

한열 최혜자는 내 한 몸이 떨어져 썩으면 열개의 새싹이 튼다는 헌신의 생명체를 말합니다. 키퍼 한열최혜자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조금씩 시민들 마음에 느낌을 주어서  전북은 746명이 위기청소년의 자립을 돕겠다고 키퍼가족이 된 것입니다. 생계를 꾸리기가 얼마나 힘듭니까? 생존을 위해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을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키퍼들은 모여서 어깨를 서로 마주 밀어 주며 부모가 잊혀진 아이들을 껴안고 세상을 가로지르며 몸부림을 치고 있답니다.   누가 시키는 사람도 없는데 말입니다. 국가세금에 위탁한 시설종사자 몇 명만으로는 어린생명 껴안기는 힘들고 서류보고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자원봉사 KeePer가 5년 전에 품은 위기청소년사랑 공상소설이 벌써 위기의 현장에서 과학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곧 전북의 50여개 그룹홈이 익산키퍼트리와 연대하여 청소년자립촉진단(이하 청촉단)을 꾸리고, 무작정 시설에서 만 18세에 퇴소하여 뒷골목을 자신없이 배회하던 아이들을 시설퇴소 전 미리 교육프로그램으로 끌어 안아서 퇴소 후에도 1년 정도 교육을 시켜고 고기가 아니라 어구를 손에 안겨 주는 기쁜소식이 울려퍼지게 된 것도 다 어질고 착하고 바보스런 키퍼들이 존재해 있기 때문입니다.

키퍼들은 육체 편들기를 맑은 영혼으로 억제할 줄도 압니다. 조건 없는 사랑도 여기 와서 조금씩 배워가고 있답니다. 어떻든 우리의 정신적 급수를 높여서 상처 받는 아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우리도 보람에 빠져서 그것이 종교가 아니어도 겸허로서 자기의 주인 되어 향기 진한 인격체를 형성해, 나약한 허무로부터 탈피할 수 있다고 다짐합니다. 우리가 비워서 넘쳐야 이 아이들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날 문득 ‘나도 모르게 무엇하러 세상에 왔는지?’라는 질문의 답을 이 키퍼트리의 위기청소년지킴이 활동을 통해서 찾게 됩니다. 지금 사람들이 경쟁에만 매몰되어서 동물보다 더 저급한 일을 자청하면서 남은시간을 살아가고 있음을 봅니다. 종교인들도 많이 방황하고 정치도 수치심을 잃고 야위어 갑니다. 교당 안에서만 신자 같고 정작 세상 모퉁이에 서면 그들은  온데 간데 없이 흩어져 버립니다. 부모가 자식을 떠나고, 젊은이들이 비혼으로 아이가 줄어들고, 가정은 점점 파괴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키퍼운동이 종국에는 인간정신혁명에 전환점을 제시해서 최후에는 가정을 세우는 일로 번져갈 것 입니다.

키퍼트리는 이제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GTX로 말하면 동탄역을 지나고 있다 해야 겠지요.  우리 키퍼들은 날로 존재의 무거움에 취해 ‘고통이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인내하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인류의 지속성을 떠받치는 내연기관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한열최혜자를 독자에게 소개하는 날이라 며칠 전부터 설레였습니다. 언젠가 말했듯이 키퍼한열최혜자 당신은 “빈손으로 왔다가 꽉 찬 손으로 간다”고 외칠 자격이 있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날려면 무었 때문에 이 험한 세상에서 하루 세끼 찾아 먹으려고 왔습니까?
‘空수래滿수거’인생이 한열최혜자 키퍼의 마지막 날임을 믿어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