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직접민주지역자치당 창당준비위원장

익산시가 수도요금을 매년 8.1%씩 인상해서 2028년까지 40% 인상한다고 한다. 익산시가 자체정수장에서 수돗물 생산을 포기하고 100% 수자원공사가 공급하는 광역상수도 물을 사먹는 것으로 추진함에 따른 것인데 이렇게 되면 수도요금은 계속 인상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수자원공사는 용담댐 물을 완주 고산정수장에서 정수해서 광역상수도로 공급하고, 익산시는 완주 고산댐, 어우보댐 물로 신흥정수장에서 수돗물을 자체 생산, 공급한다. 익산 시민은 현재 광역상수도 60%와 자체정수장 40%를 수돗물로 사용하고 있다.

과거부터 수자원공사는 자신들의 물을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로비를 시도했다. 정헌율 시장은 임기 내내 광역상수도 전환을 호시탐탐 시도했다. 하지만 익산시의원들은 로비에 넘어가지 않았고 자체정수장 유지가 시민의 안전과 이익에 부합하다고 판단해서 반대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국 정수시설은 490개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정수장이 92%(452개소),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광역상수도 정수장이 8%(38개소)이다. 익산은 지난 70년 동안 단수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2015년 심각한 가뭄으로 전국 타 도시들은 제한급수가 이뤄지던 위기상황 때도 익산은 정상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익산시는 광역상수도 이외에도 수돗물 공급에 두 개의 루트, 안전장치를 갖고 있어 타 도시가 부러워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고 비교할 수 없는 도시경쟁력이다. 전주·군산·정읍시 등은 100% 수자원공사 물을 공급받기 때문에 진안 용담댐과 완주 고산정수장에 문제가 상황이 발생하면 수돗물 단수 등 중대한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다.

특히, 익산의 수돗물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깨끗하고 안전하고 가격도 전북 최저 수준으로 저렴하다. 익산시는 현재 한강 물을 먹는 수도권, 낙동강 물을 먹는 영남지역보다 훨씬 깨끗한 원수를 사용하고 있고, 최종 공급되는 수돗물도 전국 최고다. 관련하여 익산시 수돗물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소통신문 칼럼 ‘전국 최고 익산시 수돗물을 지키자’(657호, 2022. 9. 19)를 통해 자세하게 소개해 둔 바가 있다.

하지만 정헌율 시장은 충분한 공론화 절차도 없이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해 왔다. 익산시는 일방적으로 환경부에 ‘익산시 수도정비 기본계획’ 변경을 신청했고, ‘시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조건부승인’을 받았다. 그렇다면 시민적 합의를 어떤 방법으로 취득할 것인가?

이번에도 공무원과 주변 지인들만 참석하는 요식행위만 하고 시민적 합의를 했다고 주장할 것인가? 그동안 익산시는 공원에 민간업자가 아파트 짓도록 하는 민간특례사업이나 익산 신청사를 현 위치에 짓는 과정 등 익산시의 백년지대계에 해당하는 중대 사안들을 익산시장 1인의 마음대로 결정하고 추진했다. 신청사 위치를 주민공론화, 여론조사 등 2~3년에 걸쳐 주민이 결정하도록 하는 타 자치단체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익산시는 관치행정이 도가 지나쳐 시민 공론의 수준이 너무나 후진적이다.

정헌율 시장 이전까지는 자체정수장을 보물 같은 자원이라고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상수원 보호구역과 신흥정수장에 어린이들의 현장견학도 매우 활발하게 진행했다. 그런데 시장이 바뀌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하루아침에 원수는 오염 위험이 있다고 불안을 부추기면서  스스로 평가 저하해버렸고 시민들은 신흥저수지가 상수원 보호구역인 줄도 모르고 그저 호수공원인 줄만 알고 이용하고 있다.

익산참여연대는 2022년 8월 “익산시가 광역상수도 전환계획을 시민의 의견수렴 없이 추진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시민들의 객관적인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정책평가를 진행하게 되었다”며 시민정책평가단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86% 시민들은 익산시의 수돗물 급수체계의 광역상수도로 전환 정책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다수가 현재의 수돗물 품질과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했고, 광역상수도 전환 보다는 현 급수체계 보완·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수돗물은 시민의 삶에 가장 핵심적인 기본권, 생명권, 물주권이다. 수돗물은 향후 시장이 바뀌어도 시민이 평생 먹고 살아야 하는 공공재인 만큼 시민이 직접 선택해야 한다. 이것마저도 시장 1인이 결정해서는 안 된다. 수돗물 바꾸기의 쟁점은 시민에 이익이 되는 일이냐, 손해가 되는 일이냐 하는 것인데, 필자의 생각에는 자체정수장이 안정성, 경제성 측면 모두 시민에게 이롭다.

현재 익산시는 수돗물 원수가 완주 어우보에서 신흥저수지까지 오는 대간선수로 28km 구간에 오염 위험이 있고, 금강정수장과 신흥정수장이 노후되어 개선보다는 광역상수도로 전환이 낫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은 여러 방안이 있다. 대간선수로 28km 구간 지하에 도수로를 설치에 300억 원을 들이면 원수 오염은 완전히 해결할 수 있고, 1,000억 원 이상 소요된다는 자체정수장 노후도 지속적으로 보수해가면 된다.

Like익산포럼에서는 “2022년 기준 광역상수도로 전환하게 되면 정수구입비 75억 원, 물이용부담금 38억 원이 추가 발생되어 시민들이 매년 113억원 정도 요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자영업자 비용 부담 증가, 공업용수 요금인상으로 기업 부담은 더 크게 상승할 것이고 부담은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광역상수도 전환 시 매년 시민 수도요금이 150억 원 정도 증가된다고 가정하면 10년이면 1,500억 원을 시민들이 더 부담해야 한다. 차리리 자체정수장 유지 및 대간선수로 공사에 예산을 투입해서 자체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시민들에게 훨씬 더 큰 경제적 이득을 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필자라면 익산시 수도요금을 과도하게 인상하지 않고 지금처럼 오히려 세금으로 지원하여 전북에서 가장 저렴한 수도요금 정책을 최대한 유지하겠다. 이는 전북, 전국적으로도 가장 훌륭한 시민 혜택이다. 멀쩡한 자체정수장을 폐쇄하고 광역상수도로 전환해서 물주권도 포기할 거라면 자치단체가 왜 필요한가?

해방 후 1953년 시작해서 71년을 유지해 온 이런 훌륭한 공공재, 물주권을 왜 포기하려 하는가? 수돗물은 과학이다. 한강, 낙동강보다 더 깨끗한 원수에 대해 막연하게 오염 가능성이 있다며 호도하지 말고 과학적이고 구체적이며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바란다. 또한 광역상수도 전환이 확정되기 이전까지는 상수원 보호구역인 신흥저수지는 법에 따라 엄격하게 보호해야 한다.

익산시는 환경부와 시민정책평가단의 요구에 맞게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수돗물 관련 모든 정보를 하나도 빠짐없이 투명하게 공개한 후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도시와 도시를 통합할 때 주민투표를 실시하도록 의무화 되어 있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평생을 먹고 살아야 하는 수돗물은 생명과 안전에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요소이다. 정헌율 시장은 시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면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