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은 환경의 날이면서 망종이다. 망종은 농삿일의 길라잡이가 되는 절기 가운데 하나로 모내기와 보리베기의 적당한 때를 가르키고 있으니, 쌀이 될 모종이 처음으로 자리 잡는 이날을 환경의 날로 정한 의미가 새삼스럽다. 특히,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의 구축을 앞두고 동북아 식품산업의 허브를 꿈꾸는 익산에서, 우리의 토양과 주변환경이 안전한 먹거리를 거두기에 적합한 상태인지를 살피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품산업기지의 입지가 하필 축산분뇨의 악취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왕궁지역이다. 대단위 축산단지가 진원지다. 축산분뇨는 대기오염에 그치지 않고 지하수로 흘러들어 치명적인 오염원이 되고 있다. 왕궁과 낭산 등 광범위한 지역의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질산성질소가 검출되고 있다. 질산성질소 성분은 미생물에 의해서 아질산성 질소로 환원된다. 이를 사람이 마실 경우 혈류 내로 흡수되고 적혈구인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혈액의 산소 전달계 기능을 부분적으로 상실시키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 같은 작용으로 어린이가 이런 지하수를 장기간 마실 경우, 호흡곤란을 겪으면서 성장발육 부진이나 빈혈을 일으키고 심하면 목숨을 잃게 된다. 또, 같은 지하수를 마시면 질산성 질소가 위산과 반응하고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성 물질이 형성되어 매우 광범위한 위험요소가 된다. 이런 가운데, 연접한 함열지역 상지마을의 축산분뇨처리장에서도 적정하게 처리되지 않은 축산분뇨가 무단 방류되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채석이 종료된 낭산지역 폐석산들은 전국의 온갖 폐수 찌꺼기들과 정체가 불분명한 폐기물들로 복구되고 있다.    특정 폐석산 복구지의 침출수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의 허용 기준치 200배 이상이 초과됐고, 화학적 산소요구량이 허용 기준치의 30배 이상을 초과했다. 이같은 수질은 생명력이 강한 3급수 어종을 집어넣었을 때 즉사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여러곳의 폐석산 복구지에서는 암모니아성 질소가 적게는 1.5배 많게는 3배이상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두 곳의 폐석산 복구지에서는 허용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되기도 했다. 충격적인 일이다. 낭산과 주변지역 사람들의 대부분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들이 나돌고, 정부가 나서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이다. 하지만, 익산시에는 폐석산 복구에 대한 뚜렷한 방향 설정이 없다. 폐기물 매립에 관해 확고한 통제 개념을 정립하지도 못하고 있다. 어떤식으로든 위법성을 피해가면 허가해 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영업을 취소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폐석산 복구지의 시료에서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결과가 도착했는데도, 환경부의 유권해석을 기다린다는 핑개로 2개월여 동안 아무런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후 익산시가 처분한 행정 조치가 환경부의 유권해석을 준용한 것도 아니다. 악취와 해충은 도시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임시로 포장한 수십만톤의 압축쓰레기를 부송동과 금광동에 야적해 온데서 비롯한다. 지극히 임시적 방편이었던 쓰레기 포장이 수년동안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의 건강권과 행복추구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면서 혈세를 집어삼키는 공룡으로 자라고 있다. 도심이나 외곽 할 것 없이 악취가 진동하고 해충이 득실거리며 AI등 전염병이 나도는 익산의 식품산업기지에 어느 식품가공 기업이 입주하겠는가. 더구나 식품가공산업은 지하수 수요가 큰 산업이다. 단적으로 대량의 농산물 세척에 수돗물을 쓸 경우 과중한 생산코스트를 감당하기 어렵다. 지하수 하나 마음놓고 쓸 수 없는 익산은 이미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 구축에 실패하고 있다. 적어도, 새로 신설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지원단'에는 익산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 할 과 단위의 TF팀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