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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호 열여덟! 키퍼는 나의 보호자입니다

이강래

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익산키퍼트리이사장

이미 보호기관을 나왔는데 2년이 다되도록 거리를 맴돌고 있는 위기청소년이 1만2천명이 넘고, 매년 3천명 정도가 가방 하나만 덜렁 들고 길거리로 나와서 어둠처럼 사라진다. 사막에 물을 붓는다고 해야 겠다. 정착금 주고, 5년 동안 매월 하루 만원 정도 용금을 지급해서 에프터를 하지만 국민 혈세로 성년이 되도록 이 만큼 키워주었는데 더 이상 국가에서 맡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 어려서부터 혼자가 되어 수동적으로 살다보니 성년이 되어도 자립심이 약해서 스스로 자결을 하는 서글픈 사례가 늘고, 어느 한해 어떤 광역지자체에서는 보호종료 후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대상자가 한해 37명에 이르렀다고 보도 된 바가 있다.

최근 광역시에서 생을 던진 한 아이가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라고 유서에 적혀 있었고 ‘내가 목말라 하는 것은 물이 아니요 대화인데~~’로 끝을 맺었다.
어리지만 이들에게도 돈은 살아 갈 이유가 되긴 해도, 죽을 이유는 되지 못했다.
타인들이 왕따를 해도 견디기가 힘든데, 부모에게 버림 받은 사실을 알아 버린 이들에게 어떻게 ‘너희들이 꼭 살아야 할 이유’를 말해 줄 수 있을까?’ ‘열여덟? 나는 나의 보호자입니다’라고 대답 하면서 차디찬 계단에 쪼그리고 잠을 청하는 청춘을 보며 깨어 있는 분이라면 찬물세례를 받는 느낌이 아닐까! 이 상황에 나라는 뒷짐 지고 뭐하는 거냐고 따질 자격이 있는 국민이 몇 명이나 계실까 생각해 본다.
만 18세가 될 때까지 자기 행위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떠밀리다시피 세상 파도에 휩쓸렸는데 이들의 일부가 계단에 스티로폴 박스를 까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니 보육원에서 나오기 전에 시민단체가 Before Care를 해서 그 NGO가 수용 가능한 아이들을 1년 정도 단기 자립지원센터를 만들어서 데리고 있어야만 한다. 여기서는 크게 재진학과 생계취업으로 양분해서 진학을 원하면 검정고시시스템을 가동하고, 생계취업이 우선 급하면 맞춤적성으로 기술강좌를 열어서 현장인재로 자립시켜 내자는 것이다. 물론 국비가 아닌 자원봉사 KeePer들이 뭉쳐서 전국에서 떨쳐 일어서는 형국이다.내 자식이 아니면 어떠냐고 팔을 걷어 부치고 모였다.

강좌는 자립지원센터 내부 자원봉사 키퍼교사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형편이 안 되면 이들을 데려 갈 협약이 맺어진 중소기업의 생산현장에서 강좌를 해서 채용되는 것이다. 이 1년 정도의 짧은 과정은 자원봉사자 자신이 이 불쌍한 보호종료 학교밖 아이들의 대리부모라고 마음 먹은 KeePer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세운 유콘(Youth Contact Point)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콘이 곧 ‘보호종료청소년자립지원센터’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익산에서 키퍼가 7백여명이나 대리엄마, 대리아빠가 되는 연습을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가히 민중봉기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유콘에 오면 키퍼님들이 대리부모가 되어 밥도 해주고, 집에 데려 가서 재우기도 하고 나중에는 결혼식도 올려주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부모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대안가정지원센터’인데 유콘은 이 센터를 두기 위한 절차를 벌써 진행하고 있다. 곧 다문화학생과 대리부모로 구성되는 ‘다문화 대모회’가 익산에 결성되는데 이들이 바로 ‘대안가정지원센터’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의 기회를 놓쳐버린 이 아이들에게 유콘에서 한성국 키퍼, 장성민 키퍼를 교강사로 검정고시반이 개설되지만, 생계취업으로 직진하려는 대상에게는 현장인재 양성강좌와 신기술인재 창업강좌로 양분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익산키퍼트리의 유콘에서는 22년부터 23년까지 전기분야 취업을 원하는 보호종료청소년 11명을 한국폴리텍대학에 위탁교육을 보내서 취업을 시키고, 더불어 전북지역 14개 중소기업과 업무협약을(1월17일)맺어서 현장인재 취업이 가속될 전망이다. 이런 소중한 기능이 활착되면 유콘에 ‘위기청소년자립마춤센터’를 세울 디자인이 그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립맞춤센터의 기능이 유콘의 콘텐츠로 부상 되면서 키퍼들의 걱정도 태산 같았다 한다. 유콘에는 주간교실만 있어서 이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북 이외의 타도에서 몰려드는 보호종료 취업희망자를 재워 줄 야간교실인 학숙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네일아트, 가발에서 AI Virtual Human, Digital Twins, 영화찍기, 웹툰에 이르기 까지 야간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유콘은 대안가정과 대안학교 그리고 대안직장이 됨으로써 자살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비상구가 되어서 익산에 전국 최초로 7백명에 이르는 대리부모키퍼가 탄생하고 청년시청이 개설된 시대적 사명을 세계에 인터넷으로 소상히 알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전국에서 몰려든 보호종료 학교밖청소년에게 설강할 강좌를 미리 유콘과 협약을 맺은 공?사기업과 협의하여 결정함으로써 데려 갈 직장이 거의 결정된 상태에서 맞춤교육이 이루어지는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유콘의 콘셉으로 대표 된다. 유콘은 맞춤강좌를 마친 아이들에게 제법 쓸만한 강소직장을 제공하기 위하여 기업네트워킹 구축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전국의 보호종료청소년의 분포지도인 ‘꿈디딤’을 그려 가고 있다. 이것이 완성되면 찬바람이 불 때쯤이면 익산으로 꿈을 안고 찾아 올 아이들이 몇 명인지? 침대를 몇 개나 더 세팅해야 할지를 견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익산시에서도 보호종료청소년 디딤도시플랜을 구상하고 있으며, 삼성사회공헌팀과 여성가족부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들려온다. 청년시청과 키퍼유콘을 탄생시킨 익산에서 가정소멸과 지역소멸의 흐름을 끊어 놓을 회심의 카드를 혼밥사회에 내놓은 것으로 보여진다. ‘키퍼는 나의 보호자’라고 믿는 열여덟 쟁이가 이리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