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사)맥지익산키퍼넷

이사장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의 도시속참사람학교와 학교밖지원센터는 교실에 최혜자라고 써 붙여 놓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아이들을 받아 들여서 나누고 베푸는 사람으로 사회에 배출한다는 뜻이 됩니다. 이해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자기를 태워서 주변을 훤하게 밝힌다는 뜻인데 다른 단어로 心부름꾼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러니 맥지학교에 와서 최혜자정신을 부지런히 익혀서 心부름꾼이 되어 일터로 나가게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소박한 소원입니다.

무더운 여름 계단 좀 닦아 주라는 할머님의 심부름은 어찌 그리 하기가 싫었을까요? 땀은 흘렸지만 기분은 썩 상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찌는 여름 땀내 나는 꽉찬 강의동에서 강의는 즐겁습니다
그 때는 에어컨도 없고 옆 사람의 열기 까지 전해 오는데 땀을 비 오듯 쏟으면서도 신기한건 기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맞아요!!!

다른 사람이 시키는 건 심부름이고
내 마음이 부르는 건 心부름입니다.
남이 시키는 심부름은 하기 싫습니다
내가 시키는  心부름은 즐겁고 재미 있습니다.
평범한 교사는 심부름을 시키는 자요. 훌륭한 스승은  心부름을 즐겨하는 자입니다. 그 心부름이 즐거워야 제자들이 사랑스럽고 자신도 자랑스럽겠지요.

제자들 주례를 50번이 넘게 해서 지금은 몇 번째인지 가물거리는데 주례를 허락하기 전에 “꼭 맥지에 매월 자동이채 하겠다”는 싸인을 받고서 주례석에 섰습니다. 그런데 성혼선언을 할 때 마다 “서로 사랑하겠느냐?”고 물어 보면서도 뭔가 빠진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랑이 내용년수가 3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에 들어 저는 주례사를 할 때 “신랑은 몸바쳐 평생 신부의 心부름꾼이 될 것을 약속합니까”라고 묻고는 스스로 만족해 한답니다. 이러한 心부름꾼이 되려면 먼저 자기가 육체의 눈만 떳지 마음에 눈은 아예 컴컴한 心봉사(장님)라는 것을 알아 차리는 공부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의 맹점은 자기를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눈을 뜨지 못 하고 산다는 것인데 인격이 헌 누더기로 둘러싸인 자기 등 뒤를 육안으로는 볼 수가 없는 것이지요. 자성이라 함은 자기성찰인데 이 훈련을 혹독하게 시켜서 마음이 아파서 이곳을 찾은 우리 학생들이 잠시만이라도 힐끗힐끗 자신의 일그러진 등 뒤를 보이게 해주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맥지학교의 학생들(心봉사)이 조금이라도 마음의 눈을 뜨면, 얼굴이 달라지고, 음성이 달라지며, 쓰는 언어와 행동이 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자성이 열리고 자존감이 커지면서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방치해 버린 자기를 주어 담기 시작하고, 마음의 눈곱을 애써 떼어내고 어느새 자신 보다 더 아픈 ‘너’를 찾아서 마음이 부르는 봉사 즉 “心봉사”를 하러 나설 것입니다. 心부름꾼이 다 되었군요.

우리 선생님들은 무엇 보다도 나누고 베푸는 心봉사를 아이들에게 열심히 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습니다. 심청이가 아버지한테  몸을 던져 心봉사를 함으로써 심 학규가 눈을 뜨듯이 맥지 대안학교에 머무는 동안 진심으로 心봉사를 하는 습을 체득하게 함으로써 마침내 그들도 마음의 눈을 번뜩 뜨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내켜서 지극으로 心봉사를 행하면 心부름꾼이 됩니다. 거듭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것 참 간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