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경

올해 여름은 정말 무덥다. 그러고 보면 몇 해 전부터 '올여름이 최고 덥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듯하다.
그런데 벌써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어릴 적 추석과 어느덧 50살을 훌쩍 넘겨 버린 추석의 모습은 달라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추석은 나에게 최고의 명절이다.
추석에는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을 만나거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이나 친구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빠뜨릴 수 없는 게 바로 '음식' 과 '놀이'이다. 우리 조상들은 추석뿐만 아니라 단오 등 각 시기에 맞춰 음식을 장만하고 다 함께 즐기는 놀이를 즐겼다.

신라의 제3대 임금인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재위: 24~57) 5년(서기 28년) 신라에서는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6부의 여성을 둘로 나눈 뒤 편을 짜서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길쌈 짜기 경기를 주관하게 했다.
이때 여성들은 매일 아침 큰 부(部)의 마당(廣場)에 모여 밤 10시까지 공동으로 노동하며 길쌈을 짰다. 길쌈 짜기 경기가 끝난 후에는 함께 노동의 기쁨을 만끽하며 온갖 놀이를 즐기는 행사가 벌어졌으니, 이것이 곧 추석(秋夕)의 기원이 되는 가배(嘉俳)였다.

삼한(三韓)의 각국은 5월 씨 뿌리기를 시작으로 10월에 모든 농사일을 마친 후에는 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때 떼를 지어 모여서 술을 마시고 밤낮으로 춤과 노래를 즐기며 놀았고,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이 모두 일어나서 뒤를 따라가며 땅을 밟고 구부렸다 치켜들면서 손과 발로 장단을 맞추는 춤을 추었다고 한다.

고구려의 제천행사 동맹(東盟)은 국중대회(國中大會) 즉 나라의 큰 모임이었다. 제천행사에는 왕과 귀족, 백성들이 모두 참석하여 신분에 관계없이 함께 술을 마시고 춤과 노래를 즐겼다.

고려시대 최고의 축제는 2월에 열리는 연등회(燃燈會)와 10월 15일 서경(西京), 11월 15일 개경(開京)에서 열리는 팔관회(八關會)였다. 개경에서 열리는 팔관회는 구정(毬庭- 궁중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의 큰 집에 있던 넓은 격구장)에서 열렸다(출처 한국의 생활사/네이버 지식백과).
지난 6월 4일부터 26일까지 한국민속촌에서  흥겨운 조선 시대 여름축제 ‘단오날의 꾼’이 개최되었다. 한국민속촌은 조선시대 단오날을 연출해 모내기, 창포물 머리 감기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였다. 또한 모내기, 보리베기 시연행사와  '감자 캐보기'체험 등이 실시되었다.

우리나라 축제의 역사를 살펴보면 절기별로 변하는 자연이나 농경과 추수를 기념하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서로 음식을 나누고 노래하며 춤을 추며 떠들썩 한 축제였다.

서양도 우리의 추석처럼 가을에 곡식을 거둔 다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는 축제가 있다.
가장 우리가 친근하게 알고 있는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가을에 처음 얻은 곡식과 과일, 그리고 구운 칠면조와 호박 요리를 가족들과 즐긴다.
이슬람 국가에서도 라마단 축제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터키 등에서 이슬람 달력으로 9월이 되는 때에 신에게 감사를 드리고 기도를 올린다.
이 밖에도 그 나라의 문화와 풍속, 지역특산품 등을 활용한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데 에스파냐의 토마토 축제, 베네치아의 가면축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노르웨이의 바이킹 축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축제 등이 열린다.

축제에는 감사의 마음이 있다. 나눔의 마음이 있다. 기쁨이 있다. 흥이 있다.
최근 축제장을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가요프로그램이다. 인기가수를 보러 많은 방문객들이 방문한다. 나도 박수를 치고 즐거워한다. 같이 노래도 부르고 신이나 면 어깨도 흔들어 본다. 참 좋다.
한편으론 이 축제가 왜 열리는 걸까?
왜 이 지역에서 이 축제가 열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마음을 느끼기에는 인물역사 축제가 딱이다.
우리 익산시에는 서동 축제가 열린다. 감사할 일이다.
나는 익산서동축제가 기쁨과 흥이 있는 축제일뿐만 아니라 감사와 나눔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는 너무나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익산서동축제는 우리 지금 살고 있는 나와 여러분 모두가 다 같이 소중히 여기고 우리 후손에게 잘 전승해줘야 할 역사문화이다.
모든 익산시민이 서동 왕자(백제무왕)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축제는 성공한 축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