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아파트 건설 천국 익산, 정작 필요한 곳은 방치

요즘 익산에 아파트 현장이 대략 14곳 정도라고 하니 그야말로 아파트 건설 천국이 된 듯하다. 아파트 공급으로 신규 수요를 해결하고 인구를 유입시키겠다는 정헌율 시장의 정책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시선을 돌려봐야 할 곳이 있다. 전북에서 유일하게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도 여러 곳 추진하는 등 곳곳이 아파트 공사현장인데 정작 가장 긴급하게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했어야 하는 곳인 모현동 우남아파트 부지는 방치하고 있다.

졸속행정 긴급대피명령, 시민은 8년째 고통

익산시는 2014년 9월 11일 마치 비밀작전처럼 모현 우남아파트에 긴급대피명령을 일방적으로 발동했다. 마른하늘 날벼락 같은 졸속행정으로 당시 32평 기준 9천여만 원에 거래되던 집이 6천여만 원으로 떨어져 하루아침에 3천여만 원 하락되었다. 총 103가구 중 58가구가 멀쩡하게 살던 자기 집에서 쫓겨나 전월세 집을 전전하고, 45가구는 대피명령에 불응하고 계속 살고 있다.

재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는 현실이다. 거주민들은 억울하다며 익산시의회에 청원심사를 제출했고 의회는 청원심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3개월간의 조사 활동을 진행하고 2015년 4월 “익산시의 모현 우남아파트에 대한 긴급대피명령은 부실한 졸속행정이었다” 라는 심사 결과를 도출하여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7가지 대책을 제안한 바 있다.

이중삼중의 역차별 당하는 우남아파트 주민들

 2022년 12월 현재까지 모현 우남 45가구 주민들은 8년 넘게 이상 없이 살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에서 받을 수 있는 당연한 지원에서도 철저히 배제되는 실정이다. 긴급대피명령으로 인해 다른 아파트들이 3년 1회 2천여만 원씩 지원받을 수 있는 공동주택 지원사업은 단 한 푼 받지 못한 채 8년째 모든 수선작업을 45가구가 자부담으로 해결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살지 못하게 쫓아내 놓고서 재산세를 매년 꼬박꼬박 받고 있고, 미납 상수도 요금 납부를 강력하게 독촉하고 있다. 재산피해는 물론이고 전입신고 불가로 인한 고통 등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 주민들은 그간의 고통이 너무나 억울하니 졸속행정으로 긴급대피명령을 내린 익산시와 당시 담당 공무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익산시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LH 재생사업 추진과 민간업자를 통해 재건축, 재개발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공론화위원회를 운영해보는 등 몇 가지 시도들을 해보긴 하였다. LH 재생사업 등은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고, 민간개발업자는 신뢰할 수 없어 주민들이 응하지 않다 보니 진척 없이 그냥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3선 임기 동안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익산시장

현재 살고 있는 거주민 대표자들은 “정헌율 시장이 3선 임기 동안 아파트에 직접 방문해서 우리들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세상에 시장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하소연을 한다. 익산시의회 시정질문 자리에서 시장은 “모현 우남아파트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답을 하긴 했으나 거주민들은 시장이 정말 한 번이라도 방문을 한 적이 있는지, 그렇다면 언제, 어느 장소에 방문해서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익산 정치인들 중에 모현 우남아파트에 방문해서 입주민들과 이야기 나눠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과연 익산에 정치가 작동하고 있는가?”라고 의문을 표하는 주민의 절규에 정치인들은 답해야 한다. “주민들 간에 입장 차이가 커서 답이 없다”, “사유재산이니 행정이 관여하할 수 없다” 등등 찾아가지 않는 이유들은 많을 것이다. 10년 넘게 온갖 갈등이 있었고 거주민과 떠난 주민과 갈등과 입장 차이도 있어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런 핑계를 듣고 싶지 않다. 이런 일 하라고 정치인들을 뽑아놓는 것이 아닌가? 일의 실마리를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이해당사자를 만나고 수 백, 수 천 번이라도 소통하며 갈등 사이에 다리를 놓고 해결해야 한다. 또 법에서 한 줄기라도 가능성을 찾아내 행정이 할 수 있는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고 맨 앞에서 상처와 책임을 감수하며 길을 열어야 한다.

익산 정치권 제1의 과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일이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모현 우남아파트가 그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모현 우남아파트에도 시민이 살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수선작업 지원, 재산세 면제, 상수도요금 유예 등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진 아파트라는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민간개발에도 다양한 가능성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익산시가 직접 공영개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해 볼 수도 있다. 2023년에는 반드시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여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