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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1호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해보자

관광학박사

최인경

퇴근 후 익산왕궁박물관으로 부랴부랴 차를 몰았다. 익산왕궁박물관 입구에 다다르자 예쁜 조명 불빛과 흥겨운 우리 노래 소리가 나를 환영한다. 주정차 단속하시는 직원들, 곳곳에 자원봉사자, 문화관광해설사, 익산시청 공무원 등 많은 관계자가 도로 입구에서부터 멀리 왕궁리5층석탑이 우뚝 서있는 유적지에까지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익산의 유명 축제장에 온 듯한 느낌이였다.
먼저 입구에 설치된 농악을 하는 한지 인형조형물이 환하게 빛을 내며 나를 환영해 주었다. 그리고 각각의 체험 텐트(부쓰)에는 스카우트 옷을 입은 청소년들로 가득차 체험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먼저 내 눈길을 끄는 젊은이들이 보이는 마룡이 인형 앞으로 갔다. 마침 내가 만나고자 했던 인플루언서가 흥겹게 외국인 잼버리 참가자와 춤을 추고 있었다. 개량한복을 입은 여자 인플루언서와 태권도복을 입은 남자인플루언서가 내가 오늘 만날 친구들이다. 이들은 벌써 멕시코와 칠레 잼버리 참가자들과 율동을 하며 ‘칠레’와 ‘멕시코’를 외치고 있었다. 신명난다는 말이 딱 어울렸다.
이때 갑자기 엄마 말이 떠올랐다.
‘제일 재미난 구경 중 하나가 사람 구경여’

어느새 나는 젊은 청소년들의 움직임에 따라 백제왕궁박물관과 유적지를 돌아다녔다.
탑 아래 텐트에서는 장구를 배우고 있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장구 소리는 더 흥을 북돋았다. 장구를 가르치는 선생님는 외국인 친구에게 ‘덩’하며 북채를 치라고 하신다. 외국인 친구는 두 눈이 둥그래지면서 연신 따라한다. 어느새 가락이 나온다. 덩더쿵덩덕~~~
친구는 한창 흥이 올라온 듯 하다.
또 그 옆 텐트에서는 백제의상을 입어보고 서로 사진을 찍어 주는 친구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와, 다 이쁘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왔다.
사람들 사이로 수백개의 불빛이 흘러다니고 있다. 잼버리 참가 청소년들이 체험텐트에서 만든 한지등에 불이 켜져 청소년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그 불빛을 받은 왕궁리5층석탑은 더 환하게 빛났다.
그전에 만난적은 없었지만 나와 지나치는 청소년들과 우리 인사를 나눈다. 그냥 걸어가면서.
‘안녕하세요?’
그 친구들의 발음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어눌하지 않은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들으니 정말 대한민국인으로서 어깨가 으슥했다.

슬슬 박물관 내부로 들어갔다. 박물관 내부에는 각국의 잼버리 관계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다.
호주에서 온 젊은 남자 잼버리 관계자가 나에게 먼저 손을 흔든다. 그는 벌써 한국에 3번째 왔다고 한다. 아내는 한국 드라마를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그는 갑자기 휴대폰에 있는 영상을 나에게 보여준다. 너무나 귀여운 그의 딸이였다. 그의 핸드폰 영상에서 딸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아빠, 아버지’ .
내 귀을 의심했다. 한국말이다. 분명 한국말이며 발음도 너무나 좋았다.
그는 아내가 너무나 한국을 좋아해 딸에게 한국말을 가르쳤다고 한다.
옆 자리에는 파키스탄 잼버리 관계자가 모여있었다. 파키스탄에서 25명이 함께 잼버리에 참여했다고 한다. 파키스탄 관계자 중 제일 나이가 드신분이 먼저 자기 소개를 한다. 그는 교장선생이고 같이 앉아있는 사람들은 학생들이라고 했다. 이 중 파키스탄 학생 중 한명이 ‘안녕하세요“ 라며 한국말로 나에게 인사말을 건넨다. ’와 반가워요‘. ’한국말 할 줄 아세요?‘ 라고 하니 ’아니요. 몇마디 밖에요‘. 그러면서 ’감사합니다‘ 라며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파키스탄 교장선생님은 한국 사람 너무 친절하고 너무 좋다며 연신 한국 칭찬을 한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며 웃음을 건넨다. 우린 다 같이 함박 웃음을 지하며 단체사진을 찍었다.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이들이 다시 한국 전라북도 익산에 방문할 것이라는 즐거운 기대를 하면서.

이렇게 즐기고 있으니 잼버리 관계자인 듯 한 젊은 지도자가 이제 출발할 시간이니 버스로 이동해 달라고 한다. 벌써 내가 아쉬워졌다. 1시간 30분정도 있으면서 벌써 수십국가의 수백명의 잼버리 참가자들을 만났다.
서로의 국가들은 다르지만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며 서로의 국가의 이름을 힘차게 부르는 친구들, 태권도를 따라하는 씩씩한 친구들, 한국말을 하며 수줍어 하는 친구들, 만들기 체험에 집중하다 버스 놓칠까 봐 뛰어가는 친구들......

떠나는 이들을 마지막까지 보기위해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장에서 익산시청 관광부서 주무관을 만났다. 대형 버스 21대로 약 800명이 왔다고 한다. 연일 거듭되는 야근에도 주무관은 힘차게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버스 안에 탄 친구들에게 들리지도 않을텐데 ’바이‘를 연신 외쳐댄다. 그 옆에 있던 익산왕궁박물관 관장도 큰 목소리로 외친다. ’바이‘, ’다음에 또 보자‘
우린 어느새 마지막 버스까지 손을 다 흔들어 주고 서로의 기억을 벌써부터 가슴에 꼭꼭 챙겨놓았다. 그리고 우리도 그 밤에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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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부터 12일까지 제23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전라북도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주 행사장은 부안군 잼버리장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온열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고 연일 방송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너무나 안타깝고 아쉽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158개국 4만 3천여명 잼버리 참가자가 짧게는 12일에서 길게는 20일 넘게 전라북도에 머물 예정이다. 작은 일부터 매 순간까지 우리모두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 모두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