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익현 한의원장

익산 맨발대학설립추진위원

불면증이 있는데 신경과로 가야 하나요? 정신과로 가야 하나요?,

얼마 전까지 ‘신경-정신과’라고 함께 쓰여있는 의원 간판을 봤는데 지금은 달라졌나요?

그럼 신경은 뭐고 정신은 뭐죠?

먼저, 신경(神經)에 대해 조금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신경이란 동물의 체내·외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세포로서 군대의 조직으로 보면 ‘통신부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동양에서는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현상은 존재하는데 과정을 이해할 수 없어’ 신(神)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번개라는 무서운 현상이 분명히 있지만, 옛날의 과학 상식으로는 번개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알 수 없으니 신(神)이라 해왔던 것처럼, 신경(神經)도 감각을 전달하는 ‘무엇’이 있기는 한데, 그 과정을 알 수는 없으니 신(神)이라고만 했었습니다. 한편 서양의학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 신경(神經)을 ‘동물에게서 특수하게 진화된 세포의 작용’이라고 규정하고 그리스어에서 연원을 찾아 뉴런(neuron)이라고 명명했었지요.

이 뉴런(neuron)을 누가 신경(神經)이라는 한자어로 처음 번역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본 에도시대에 네덜란드 의학(和蘭醫學)을 일본에 전파 시킨 衫田玄白(스기타 겐파쿠)라는 의사가 저술한 해체신서(解體 新書 1774년 판)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책 제목으로 보아 해부학책으로 보이는데 지금 생각해도 번역을 참 잘했다고 생각됩니다. 신경세포(neuron)가 현대적 개념으로 제시된 것은 19세기 후반에 스페인의 해부학자 Santiago Ramon y Cajal (1852-1934)에 의해서입니다. 그러니 스기다 겐파쿠 선생님이 사시던 1700년대에만 해도 신경세포의 작동 기전을 자세히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경(神經: 자세한 과정은 모르나 경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현상)이라고 번역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신경은 현대 과학의 발달로 첨단 기기를 사용하면 그 작동 기전을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신경과 질환은 물리적, 생화학적, 또는 전기생리학적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되어 자세교정, 생활 습관의 변경,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하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신경과 질환은 뇌졸중, 뇌염, 다발성 경화증, 파킨슨병, 경련, 신경병증 등입니다.

그다음, 정신에 대해 살펴봅니다.

정신은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창발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신체 내·외에서 발생한 정보들은 신경을 통해 뇌로 수집됩니다. 그 후 정보들은 미래를 예측하여 대처하려고, 차원이 다른 창발(創發:Emergence)의 과정으로 전환되는데, 이때 비현실적, 비합리적 창발로 되면 상황에 맞지 않는 언행(言行)이 나타납니다. 정신과(Psychiatry)의 대표적 질환은 우울증, 조울증, 불안 장애, 조현병 등입니다. 창발 차원이라서 질병이 일어나는 과정이 아직은 신(神:과정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상은 존재함)적인 상태에 있습니다. 일례로 조현병(調絃病, Schizophrenia)은 진단상 신경세포에서 물질적 이상은 발견되지 않으나 환각, 망상, 이상행동 등이 나타납니다. 참고로 조현병(調絃病)은 옛날에는 ‘정신분열증’이라 했던 질환으로 한국에서 2011년에 바꾼 병명입니다. 바꾼 이유는 정신 질환은 정신이 분열되어 생긴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의도였습니다. 여러 현악기가 합주하려면 통일된 음으로 조율(tuning)이 잘되어야 아름답게 연주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전신의 신경세포가 수집한 정보들이 합목적적으로 창발(創發:Emergence)되어야 하는데 그리되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란 뜻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이처럼 창발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 질환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며,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심리적 요소가 관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약물 치료, 심리치료, 행동 치료 등의 방법으로 환자를 도와줍니다.

물론, 이 신경과와 정신과 두 분야 사이에는 중첩되는 영역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물리적 변화와 관련이 있지만, 환자는 인지 및 행동 문제도 겪기 때문에 신경과와 정신과 모두 해당하기도 하고, 불면증 또한 그러합니다. 우울증, 불안 장애,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와 연관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소관이고, 하지불안증, 수면무호흡증, 각종 신경 통증과 관련될 때는 신경과 소관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진단의 범위를 더욱 넓게 봅니다. 매일 섭취하는 음식, 지구의 자기장에 맞는 방향, 나아가 천지운기(天地運氣)에 따라, 예를 들어 여름철 치료약물과 겨울철 치료약물이 다르고, 같은 계절이라도 습(濕)이 얼마나 많은지,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서도 치료법에 변화가 따릅니다.

끝으로 맨발의 효과에 대해 정리합니다.

신경과와 정신과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서도 맨발은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우리 몸은 결국 전자기력으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자기의 영향 아래에 있으며, 천지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맨발을 통해 땅(地球)와 접지(接地)가 되면, 신경세포 내·외의 생체 전압이 '지구 전위와 같게' 되어 안정적으로 전기 신호가 전달되고, 창발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흙과 함께 사는 ‘아프리카에는 자폐아가 없다’는 것처럼 수많은 치료 경험들이 증언해 주고 있습니다. 맨발은 신경세포의 생체 전기를 안정적으로 변화시켜 첫째, 정보의 전달이 정상적으로 되게 하고, 둘째, 창발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마련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에 차후로 더 많은 의학적 연구가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