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학 박사 최인경

인터넷 뉴스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전문가들은 일본 관광 성공의 핵심을 지자체가 아닌 주민 참여에서 찾았다.(중략). ’일본은 행정기관이 지원을 맡고 주민이 사업을 주도하는 체계로 변화했다‘.

맞다,
특히 관광사업의 주체는 주민 스스로가 되어야 지속적인 관광산업으로 발전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시작된 주민사업 중 하나가 바로 관광두레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경기 양평, 강원 양구, 충북 제천, 전북 부안, 경북 청송 등 5개 시군을 시범사업 대상지로 지정하여 2023년 6월 기준 59개 기초지자체의 주민사업체 309개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 6월 30개 주민사업체가 신규로 선정되어 총 339개 주민사업체가 관광두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2023. 6월 기준)
관광두레는 지역주민의 주체적· 자발적· 협력적 참여를 바탕으로 관광자원을 연계해 지역 특화브랜드와 관광사업을 창출하는 지역관광 공동체이다. 기존 관광개발 사업은 시설 중심이였다면 관광두레는 창업·경영 컨설팅부터 교육, 파일럿, 디자인 개발, 세무 등 지원을 통해 주민사업체가 관광사업을 지속적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 5년까지 육성지원한다. 관광두레는 한국의 전통 협력 정신인 두레가 관광분야로 확산된 개념으로 주민에 대한 혜택과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거두는게 목적이다.

이번 주와 다음 주는 출장이다.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현장을 방문하는 기간이다.
현재 전라북도에서는 고창, 임실, 전주, 완주 4개 지역 30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가 있다(익산시는 2015년부터 2018년도까지 관광두레 사업이 진행되었다).
이번 주에는 고창과 임실의 18개 주민사업체를 만나고 있다. 2005년 내가 처음 전라북도에서 농촌관광을 했을때와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해있었다. 몇가지를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 주민사업체 구성원의 연령층이 다양했다. 농촌으로 귀촌한 20대 청년부터 이 마을을 한번도 떠나지 않고 지키고 계신 60대 중장년층까지 광범위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었다. 눈을 반짝거리며 귀를 열고 들었다. 그리고 많은 질문을 하셨다.
두 번째 관광사업의 소재 활용이 다양해 졌다. 사과를 가지고 사과따기 체험에서부터 사과와 치즈 퐁듀 만들기, 친환경 음식재활용하기, 식습관 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친환경 자원을을 활용한 전래전통놀이를 재해석한 화투에서부터 비석치기 놀이셋트, 윷놀이 셋트 등을 만들고 체험을 하며 판매에도 적극적이다. 그리고 대부분 온라인 판매망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는 주민사업체 구성원들은 더 이상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주민사업체 구성원들이 직접 학교, 기관, 행사장 등을 방문하여 마을을 홍보하고 다양한 체험과 강의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강의를 듣고 기관 담당자들이 주민사업체를 찾아와 프로그램 상담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네 번째 기존의 사고방식의 틀을 깨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비닐하우스 안에 또 다른 모던하우스를 만들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아늑한 소파와 탁자 그리고 침대가 있고 텔레비전도 있다. 그리고 하얀 레이스 커튼은 창문과 창문사이(진짜 창문은 아님)로 늘어져 있고 비닐하우스 천정의 조각천들은 노오란 조명과 같이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게 있었으니 바로 비닐하우스 밖에서 쑥쑥 크고 있는 콩이였다. 푸른콩들이 마치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멋진 뷰를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콕 짚어서 말한다면, 주민사업체 사업장에는 ’감성‘이 있다. 옥정호의 물안개와 소나무 그리고 사과나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뷰가 있고, 예쁘게 나란히 깍아 놓은 사과에는 들꽃이 있으며 사과 쥬스 컵 안에는 허브가 들어있다. 내 손을 뻗어 보면 있는 것 그리고 내 시선을 멀리 두면 보이는 것들로 다 채워져있다.

며칠만 있으면 추석 명절이다. 이번 추석 명절은 길다.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을 내어 인근의 농촌체험마을을 다녀오면 어떨까 한다. 어떤 마을을 가볼까 고민한다면 관광두레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아, 익산시청 홈페이지 검색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