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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호 협착·디스크 병증과 호떡 그리고 맨발

강익현 한의원장

익산 맨발대학설립추진위원

로마나 우리나라의 명동성당, 전동성당 같은 곳을 가보면 기둥이 위엄스럽고 질서 있게 늘어서 있습니다. 바실리칸 양식으로 지붕이 필요한 건축물들은 모두 이런 구조물들입니다. 그래서 기둥 뒤에서 미사를 드리면 집전자인 신부가 안 보이죠. 원구단 같은 건축물은 기둥을 빙 둘러 원형으로 세우고 상량(上梁)없이 서까래를 빗대어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어 내부에 기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사를 지내는데 시야를 방해하지 않지요. 그러나 그것은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에만 사용하는 기법이죠. 전주 월드컵 경기장을 보면 거대한 지붕은 있는데 그것을 지탱하는 기둥이 안 보입니다. 그래서 경기를 관람하는데 시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장 구조(Tensile Architecture)공법을 사용하여, 기둥을 높이 뒤에 세우고 지붕을 끈으로 달아매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척주(脊柱)는 두 가지 양식이 공존하는 구조물입니다. 디스크가 있는 앞부분의 구조는, 척추뼈가 있고 그 위에 물렁뼈인 디스크가 있고 그 위에 또 척추뼈가 있어, 마치 벽돌을 놓고 그 위에 시멘트를 놓고 또 그 위에 벽돌을 쌓은 것처럼 되어 있지요. 그런데 척수신경이 나오는 뒷부분은 위 뼈에서 나온 근육이 아래 뼈를 매달고 있어 근육이 수축하면 척추 사이가 벌어지게 되어있지요. 마치 월드컵 경기장의 지붕을 매달고 있는 끈을 당기면 지붕이 올라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정교한 우리 척추는 끈이 한두 개 있는 게 아닙니다.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가 모두 근육으로 연결되어 매달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 부위가 무리한 힘을 받으면 순간적으로 근육이 작동하여 척추의 위치를 변환시킵니다. 그래서 그 힘을 다른 척추로 분산시킵니다. 글로 쓰니 어려운 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비근한 예가 있습니다. 바로, 호떡 굽는 아주머니의 손입니다. 호떡 굽는 과정을 자세히 보면 밀가루 반죽 속에 흑설탕을 넣고 봉합한 뒤 공처럼 둥글게 만든 후, 고열로 달궈진 철판 위에 올려놓고, 호떡이 원반(Disc: 디스크)형이 되도록 도구(‘호떡 누르개’라고 함)를 사용하여 누릅니다. 이때 아주머니의 손은 전후좌우로 누르는 힘의 방향을 잡습니다. 그것은 반죽 밀가루가 찢어져 안에 있는 흑설탕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지요. 잘못하여 가끔 반죽이 터져 흘러나오는 때도 있습니다. 이 현상이 우리 척추에서 일어나면 ‘디스크가 터져 수핵이 흘러나오는’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척추가 약간 과한 힘을 받는다 해도 이처럼 힘의 분산시스템이 작동될 때는 협착·디스크 병증이 잘 안 생깁니다. 그러나 이런 근육들이 작동을 잘 못 하면 척추뼈가 내려앉아 척추 사이가 좁아지고 디스크에 수분이 줄어들어 점점 위·아래의 척추뼈가 가까워집니다. 그러다 보면 디스크 탈출, 협착증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평소에 허리 운동을 하라는 뜻은 근육을 단련시켜 척추 사이의 간격을 유지하고 디스크의 수분이 줄어들지 않도록 순환을 도와주라는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척추병증을 논할 때 척주(脊柱)의 복잡한 구조물은 생각지 않고 척추 사이의 디스크만 강조합니다. 그래서 디스크가 찹쌀떡처럼 생겼으니 뒤쪽으로 디스크 수핵이 밀리지 않도록 ‘척추전만(脊椎前彎)’만 유지하면 된다고 합니다만 척주(脊柱)는 복합적·연계적 구조물이지 단순 독립체가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이해하셔도 좋습니다만 조금 더 의학적인 면까지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그럼 이제부터 호떡 아주머니의 손놀림에 해당하는 척주의 역할을 조금 상세하게 알아봅니다.

먼저, 디스크·협착과 관련된 근육부터 살펴보죠.
놀라지 마시고 이런 것들이 ‘이렇게 작동하고 있나 보다’만 하셔도 디스크·협착 질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1. 척추기립근(Ector Spinae)입니다.
   a. 장늑골(Iliocostalis),
   b. 최장근(Longissimus)
   c. 그리고 가시근(Spinalis)이 있습니다.
      이 근육들은 골반에서 머리뼈까지 등을 따라 이어져 상체를 일으켜 세웁니다. 중요한 것은 동작할 때 골반에서 머리뼈에 이르는 과정에 어딘가(주로 흉추)가 굳어져 유연성이 떨어지면 자연스러운 기립에 장애를 줍니다. 그러면 그만큼 다른 부위가 더 꺾어져야 하므로 과부하를 받는 것입니다. 이것이 장기화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부하를 받는 지점이 압박받고 얇아지고 찢어져 디스크·협착 병증이 생깁니다.
2. 이 근육들보다 더 척추뼈에 가까운 근육들이 있어 척추의 안정화와 미세한 움직임을 보좌하는데 여기에 속한 근육들이 반극근, 다열근 및 회전근 등입니다.
3. 엉덩이 근육 : 대둔근, 중둔근, 소둔근. 이들은 척추에 직접 부착되지는 않지만, 척주라는 기둥의 기단석 역할을 하여 척주의 기능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4. 복부 근육(척주 굴근)이 있어 척주기립근과 반대로 몸을 앞으로 굽히는 작용을 하는데 여기에는
   a.복직근(치골에서 흉곽까지 이어지는 근육으로 육체미 하는 사람들의 복부에 씌워지는 임금왕(王)자 근육입니다)
   b.내부 및 외부 사복근(이 근육은 몸통의 회전과 측면 굴곡을 돕습니다)
   c.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 : 가장 깊은 복근으로 몸통 안정성에 중요합니다)등이 있습니다. 이 근육들이 굳어져 탄력성을 잃으면 허리가 굽은 상태로 걷습니다.
5. 몸을 옆으로 굽히는 근육이 있는데 요방형근 (Quadratus Lumborum)입니다. 이 근육이 굳어지면 척주가 한쪽으로 휘어        바로 펴지를 못하고 측면으로 굽은 상태가 됩니다.
6. 이외에 척추 동작과 관련된 작은 근육이 있는데
     a.극간근(Interspinales 극돌기 사이에 위치)
     b. 횡간근(Intertransversarii 횡돌기 사이에 위치)
     c. 갈비올림근(Levatores Costarum 갈비뼈를 들어 올리는 작용을 합니다)
     d. 두판상근(Splenius Capitis) 경판상근(Splenius Cervicis)
     e. 사각근(Scalene Muscles)
     f. 흉쇄유돌근(척추에 직접 부착되지는 않지만 경추 운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g. 상하 후거근(Serratus Posterior Superior 및 Inferior)
     h. 골반기저근 : 항문거근과 미골근을 포함하며 골반기저부 지지에 중요합니다.
이들 근육 각각은 척추의 움직임, 지지 및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척수와 신경을 보호하면서 합목적적인 움직임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데 이 중 일부 근육의 동작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척추뼈의 압력과 위치가 변하여 디스크·협착증이 생깁니다.
이렇게 다양한 근육들이 통일된 움직임을 달성하려면 포괄적이고 정교한 신경 제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움직임이 부드럽고 조화롭게 이루어지며 신체의 필요에 맞게 조정되겠지요. 그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a. 중추신경계통합 : 뇌와 척수(중추신경계)는 감각정보와 운동정보를 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신체의 다양한 부분으로부터의 입력을 처리하고 근육 활동을 조정합니다. 이러한 조정은 개별 근육 활동이 전반적인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도록 보장합니다.
b. 운동 뉴런 조정 : 근육에 신경을 분포시키는 운동 뉴런은 뇌와 척수의 상위 센터(higher centers)에 의해 제어됩니다. 이 센터는 여러 운동 뉴런의 활동을 조정하는 신호를 보내 통일된 근육 반응을 유도합니다.
c. 고유감각 및 피드백 루프 : 근육, 힘줄, 관절의 고유감각 센서는 신체 부위의 위치와 움직임에 대해 뇌에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이 피드백은 균형과 조정을 유지하기 위해 근육 활동을 조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d. 반사궁 : 척추 반사는 근육 활동을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반사 신경은 뇌의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즉시 근육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여 자극에 대한 빠르고 조화로운 반응을 가능하게 합니다.
e. 척수의 개재뉴런 : 척수의 개재뉴런은 운동뉴런의 활동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는 뇌에서 다른 근육 그룹으로 전달되는 신호를 촉진하거나 억제하여 움직임이 원활하고 근육이 조화롭게 작동하도록 보장합니다.
f. 중앙 패턴 생성기(CPG) : 이것은 걷기와 같은 활동을 위해 리드미컬한 근육 수축을 생성하는 척수 내의 신경 회로입니다. CPG는 직접적인 뇌 제어가 없는 경우에도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g. 피질 및 피질하 제어 : 뇌의 운동 피질, 소뇌 및 기저핵도 운동을 계획하고 시작하고 미세 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모터 출력을 조정하여 의도적이고 복잡한 움직임을 달성합니다.
h. 학습 및 적응 : 학습과 연습을 통해 신경계는 움직임을 조정하는 데 더 능숙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악기 연주나 스포츠와 같은 활동이 더욱 유동적이고 연습과 조화를 이루는 이유입니다.

요약하자면, 통일된 움직임은 뇌, 척수, 말초신경, 근육, 감각기관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복잡한 시스템은 미세 조정된 동작으로 신체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이 모든 과정 중에 일부라도 문제가 생기면 디스크·협착 증상이 생기는 것이지 오로지 추간판디스크만을 보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