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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호 익산시가 관광의 도시가 될 수 있는 요인- 여덟 번째 이야기

최인경

디지털 사회, 역사문화는 우리의 자산, 그래서 익산은 관광의 도시다.

정말 아주 모처럼 아주 흔한 일은 아니지만 나 혼자 집에서 빈둥거릴 기회가 드물게 있었다. (보통은 내가 집을 자주 비우니까).
우리 집 거실에 텔레비전 리모컨이 3개나 된다. 약간의 크기도 틀리며 그 안에 뭔가가 조밀하게 씌어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전원 버튼과 소리와 채널 조절 버튼만 찾고만 있다. 전원 버튼을 누르니 번쩍거리는 하양과 파란색 깜빡이는 불은 들어오는데 뭐라고 메시지가 뜬다.

“셋톱박스 전원을 켜시겠습니까? 켜져 있다면 연결 상태를 확인해 주세요” 그리고 그 아래 “아니오”, “예”가 나란히 흑색과 빨간색 네모 칸이 보인다. 화살표 방향을 여기저기 눌려도 그 흔한 드라마 한 편이 안 나온다. 자꾸 메시지만 계속해서 뜬다. 이것저것 누르지만, 또 그 상태다. 반복한다. 전원을 몇 번씩 껐다가 켜기. 하지만 똑같은 메시지...

“내가 뭔 텔레비전 드라마냐!”라는 자포자기와 함께 깨끗이 포기해 버리니 편하다. 하지만 참 한심스럽다. TV 리모컨 하나를 작동을 못 하니... . 그렇다 난 ‘기계치’다.
이뿐만 아니라 나는 주변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길치’이다. 회의나 행사가 끝나고 나면 다 같이 출발해서 식사 장소에 도착해도 내가 가장 늦다. 내가 도착하면 다 온 것이다.

그리고 휴대폰을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활용도 못 한다. 지금 내 휴대폰은 최신폰 휴대폰이다. 기존 오랫동안 썼던 휴대폰이 거의 주요 기능을 잃은 상태에서 주변에서 반강제적으로 바꿨다. 아니 바꾸어주었다는 말이 더 맞다. 정말 참말로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내가 갑자기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니 모르면 안 되게 되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는 용어보다는 진보된 개념으로 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세계가 현실 세계에 흡수된 형태이다(네이버 지식백과).
참 어렵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 TV나 게임에서 이미 디지털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2018년 12월, tvN 토·일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하고, 여주인공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묵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리는 서스펜스 로맨스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감독인 안길호 감독은 “리얼리티와 CG의 접점을 찾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한다. 즉 증강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만든 AR 드라마였다.

또 하나 증강현실에 대표적인 사례는 ‘포켓몬고’ 게임이다. 몇 해 전 (2017년 정도로 기억),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청소년들이 평일에 오는 그런 곳은 아니었기에) 밖에 젊은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던 적이 있다. 알고 보니 포켓몬이 떴다고 한다.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아 실행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 화면에 가상의 포켓몬이 등장하면 화면을 터치하여 몬스터 볼을 던지면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다. 나 같은 사람도 기억할 정도면 대부분 포켓몬고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이에 이어 최근에 또 다른 증강현실 게임이 나왔다고 한다. 이렇듯 증강현실은 젊은 세대인 MZ세대에게는 낯설지 않다.

지금 가장 또 하나 디지털 사회의 화두는 ‘메타버스’다. 인근 지자체에서도 ‘메타버스 관광 플랫폼을 구축하여 관광산업 활성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전라북도 또한 전주 한옥마을, 새만금 잼버리 등 대표 관광지 맵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축으로 스마트 관광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장 MZ세대에게 익숙한 증강현실은 ‘네이버 제페토’다. AI 기반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3D 아바타를 생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제페토 월드를 구축해 셀레브리티 아바타와의 소통 기능 및 소셜 미디어기능 등을 추가하여 증강현실, 가상세계, 라이프로깅이 모두 결합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제페토를 보니 갑자기 어릴 적 인형 놀이가 생각났다.

인형을 살 돈이 넉넉지 않으니 언니들과 함께 종이에 예쁜 공주님과 왕자님을 그리고 정성껏 색칠한 후 오린다. 그럼 나만의 인형이 탄생한다. 그 인형에 이름을 지어준다. 하나의 옷을 가진 나만의 인형에게 드레스와 왕관, 가방, 신발 등 그린다. 또 색칠하고 또 오린다. 그리고 이 옷을 입히고 저 옷을 입히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만족을 못 하고 이제는 종이로 집을 짓고 그 안에 화려한 가구도 만든다. 인형의 집이 세워졌다. 그때만 해도 침대는 가지고 싶은 물품(감히 가질 수 없기에)이어서 그랬는지 꼭 침대를 만들어 놓고 그 위에 종이 커튼까지 드리웠던 기억이 난다. 언니들과 경쟁하듯이 누가 더 화려하고 멋진 나만의 인형과 집을 만들어 뽐내는지가 방과 후 중요한 나의 일과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왕자님보다 나만의 공주님에 더 집착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종이 인형이 아니라 가상세계에 아바타가 등장했다. 단순 게임부터 교육, 최첨단 과학기술 등 얼마나 그 분야가 확장될지 기대가 된다. 교육, 문화예술, 홍보마케팅, 엔터테인먼트, 일상생활, 생산·제조 등에서 메타버스는 다양하게 접목될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메타버스는 교육, 게임, HCI, 인터렉티브 미디어 등의 학문분과에서 교육적 효과를 증명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또한 공간적·시간적 제약이 따른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관객 유입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전시공연작과 관객과의 상호 작용성 강화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또한 전시공연 공간을 그대로 디지털 플랫폼상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공연자와 관람객의 상호작용과 시·공간성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 익산에는 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인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등 세계유산이 있다. ‘7세기 우리 백제 선조인들이 미륵사와 왕궁 유적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을까?’라고 생각을 하니 이젠 흐뭇하다. 그전에는 막연했던 게 이젠 그림이 그려질 듯하다.

익산 관광이 가상세계로 확장될 시기이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umented Reality)로 대표되는 메타버스(Metaverse)의 비현실적 동화 속의 세계가 3D 그래픽으로 가상세계 속에서 재탄생할 수 있게 된다. 익산의 관광이 재탄생할 수 있다는 거다. 우리 선조가 남겨준 익산의 역사문화가 이제 시공간을 넘을 순간이다. 선조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문화를 활용하여 익산이 이제는 글로벌 관광도시로 나아가보자. 그래서 익산은 관광도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