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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공인배
익산은 바야흐로 4.13 본선 정국이다. 성을 지키려는 쪽과 뺏으려는 쪽이 첨예하게 맞섰다. 혹자는 어부지리를 노리기도 하고, 혹자는 성벽을 허물겠다고 덤비기도 한다. 지역의 맹주였던 기성 정당에 대한 민심이반을 범상치 않게 여기는데서 비롯한 양태들이다. 제1야당 심판을 부르짖으며 출범한 국민의당은 특히, 표심의 기저부인 집단지성이라는 판의 이동에 당의 명운을 걸고 있다. 국민의당은 모체인 더민주당의 아성과 텃밭 일대에서 교섭단체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중분해 될 공산이 높은 정당이다. 그 틈을 새누리당이 노린다. 두 야당이 피투성이가 될수록 새누리당에게 유리할 것이다. 익산지역의 무소속들은 또 이미 2년 전 지방선거에서 경험한 바와 같은 무소속 신승에 도취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의 독도법에는 오류가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이 익산시장에 당선된 것은 엄밀히 말해 무소속 돌풍이라고 할 수 없다. 우선, 당시 더민주당이 공천한 후보가 여러모로 취약점을 안고 있었다. 8년 동안 익산시장직에 재임한 재선 후보의 출마 자체에 반대의견을 가진 시민 층이 유권자 정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런 장기집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저항대는 막연한 의심을 확신으로 환치시키는 기제가 되기도 했고, 그것은 더민주당 후보가 익산시장직에 재임하던 중에 발생한 여러 사건들의 인과 관계의 중심에 더민주당 후보를 놓고 생각하는 유권자 층의 정서와 맞물려 있었다. 이를테면, 에스코 비리 파동으로 익산시 담당공무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익산시장이 배후에 있다고 지목하는 식이었는데, 그러나 당시 익산시장은 에스코 사건과 관련해 사법당국의 조사 대상조차 된 사실이 없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익산시장은 에스코 및 담당 공무원 자살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량감 있는 정책과 관련해서도 오해가 의구심이라는 자가발전기관을 거쳐 실제 의도를 부정하고 엉뚱하게도 불순한 의도에 시선을 고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일자리 창출과 세수기반 확대 등을 통해 침체일로인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겠다는 의도가 대형 공사를 발주해 업체로부터 검은 돈을 챙기려했던 것으로 확신하는 식이다. 부송동 소각장 건설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쓰레기매립장의 포화로 쓰레기가 시민들의 대문 앞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등 대란이 발생하자 선택하게 된 정책이었지만, 대형 사업 시행처의 장으로서 공사발주를 비리행위의 매개로 삼았을 것이라는 의심이 일었고 그 역시 근거 없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러한 의심들의 빌미를 익산시가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입찰방식을 '최저가'에서 '턴키'방식으로 바꾸거나, 절차상 위법사유가 있고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시를 무시하고 발주를 밀어붙이거나, 진행된 입찰공고 상 업자선정 결과를 발표해야 할 시점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행정행위가 공전하다가 일반적인 예상을 깨는 결과를 발표하는 등 비판을 부른 것이다. 턴키방식은 전문성을 확보하고 당초설계상 필요충분조건을 잘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선택한 것이지만, 최저가 입찰방식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익산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의혹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 또 사업의 특성상 연접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날조된 허위 동의서를 제출한 주민이 사문서 위조죄로 형사처벌 받았지만 익산시는 그대로 소각장 건설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를 직접 처리할 방법이 없어 압축포장해서 임시로 야적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감당하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선 3기 말에 마무리 되었어야 할 입찰이 민선 4기에서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갖가지 추측을 낳았고, 결과도 그동안 관가에서 전혀 대두되지 않았던 업체선정으로 나타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었다. 에스코 사업 비리의 경우는 당시 익산시의 수장이라는 이유뿐만 아니라, 현직 시장이 과거 전기사업 업자였다는 사실까지 겹쳐 의혹이 더욱 증폭됐었다. 돌아보면 민선 4,5기의 익산시장은 심히 억울할 법도 하다. 하지만 신의칙에서 보면,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들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어질 때까지 적극적으로 소명하지 못한 익산시장의 책임도 크다. 일각에서 의혹을 주도했지만, 사안별 문제점들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사회적 담론을 거치지 못함으로써 의혹이 자가발전 할 수 있는 부정적인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장기집권에 대한 안티그룹 형성은 그런 배경 속에서 증폭됐다. 이와 같이, 지난 6.4선거의 무소속 신승은 그러한 아마추어적 시정 운영이 낳은 것이지, 새정연(더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서의 발로가 아니다. 더구나 당시 유권자들은 현직시장에 대한 오해를 진실로 단정한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무소속 후보는 그 결과로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익산시민들에게서 무소속에 대한 환상마저 빼앗았다. 참신성을 기대했지만 무지했고, 교만으로 군림하며 독단의 극치를 보여줬고, 관계의 미숙과 폭주로 분열과 반목을 야기했다. 익산의 미래를 담보하는 로드맵이 있어야 할 익산시의 컨트롤 타워에는 전투와 전쟁의 지침이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익산시의 상당수 유권자들은 '현역시장이 아니면 다 좋다'는 프레임에 갇혀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소속 후보는 그런 유권자들의 정서를 교묘히 자극하는 기만술로 익산시장 당선증을 거머쥐었던 것이다. 익산시 현주소 진단 담론 활발해야 그래서 이번 선거는 당 대 당의 대결구도다. 무소속의 득표율은 극미할 것이고, 군소정당의 득표율 역시 미미할 것이며,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새누리당이 표를 분점 할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인물'의 가치는 평가절하 된 양상이다. 그저 당 대 당의 각축이 선거를 지배하는 구태가 답습되고 있다. 인물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패러다임 아래서는 유권자의 판단기준이 단순할 수밖에 없다. 지역 유권자들이 정당의 지역할거주의 아래 예속되고, 개별적인 판단의지의 퇴화를 겪는 이유다. 익산시장 재선거의 경우는 그 어느 때보다 맞춤형 인물이 필요하지만, 인물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망망대해를 쪽배로 건너는 것처럼 막막하고 공허하다. 그러나 익산시민들은 정치사적으로 잃어버린 2년, 경제적으로 잃어버린 20년의 황무지에 서 있기에, 통합적인 사고로 퇴보한 정치와 경제를 견인할 인물을 이제라도 찾아나서야 한다. 각종 선거 토론회를 주최하는 주체들이 능동적으로 '인물' 담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결을 거스르지 않고 낮은 자세로 섬기면서도 세상을 바꾸는, 리더의 덕을 누가 갖추었는지를 가려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