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익산키퍼트리 이강래 이사장

나는 진정 몇 번이나 사랑의 기쁨을 체험했던가!!!
이웃에 스며드는 한 방울의 사랑이 되자고 되뇌였던 아그네스 데레사!!
18세 되던 해 그녀는 묵상 가운데 수도생활을 하라는 부름을 받았다 한다.
기도하는 영혼이야말로 그저 깊이 침묵하는 영혼이기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은 우리를 통해서 침묵으로 말씀하고자 하시기 때문에 침묵 속에서만  그의 음성을 듣게 된다고 했다.
영혼에 죄가 되고 방해가 될 뿐인 타인의 결점 찾기를 그만두고 눈의 침묵으로 그분의 선하심과 아름다우심만 찾아 나서라고 줄곧 강조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상대의 약한 부분에 강해 왔었나요? 그런 곳엔 기쁨은 숨어들지 않으며, 사랑은 집을 짓지 않는다고 했었다.
기쁨은 그래서 용기를 먹고 자라는가 보다.

우리에겐 줄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나무라기보다 칭찬하려면 더 목이 탄다. 칭찬재료를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에서 샘솟는 기쁨만은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라도 줄 수가 있다.
절로 넘쳐 흐르는 기쁨을 그대는 감출 수가 없어서 그냥 빛에 숨어버리고, 그럼 너는 그냥 빛이 되어 흐른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가끔 물어야 한다고 그녀는 경고했다. ‘나는 진정 몇 번 이나 사랑의 기쁨을 체험했던가!!!’

나는 40년 가까이 헐벗은 청소년 곁에서 생활하면서 모든 작은 것에서도 신상을 찾을 수 있음을 보았다. 초라한 빵 쪼가리 속에서, 가난한 이들의 찌든 모습 안에서도 연민으로 신음하는 극존의 실제를 종교를 떠나서 알아 차렸다.
데레사 성녀는 ‘그냥 친절해 보세요. 그러면 금방 거룩으로 바뀝니다’라고 힌트를 주셨다 한다.
꼭 남은 것이 없어도 자기 몫을 희생해서 가난한 아이에게 먹여주는 어린이도 있다.
이런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 주면서 동시에 받는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신상이 읽혀진다.

간디처럼 큰일로 세상을 놀래키는 사람도 있지만 길에서 서성거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작은 일이라도 자청하는 키퍼가 바로 신상을 반사하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전라북도에 소단위 그룹 홈의 아이들을 찾아가 그들이 원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작년부터 돌리고 있다. 시설에 가서 하는 강좌, 우리 유콘으로 불러서 하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열매를 따기 이전에 씨를 뿌리는 아주 작은 과정으로도 우리 키퍼들은 설레임에 동동거린다.

소소한 미움도 반드시 대가를 치루지만 사랑은 더 큰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사랑도 조금씩 상처를 먹고 자라난다는 것을 아는가? 자기보다 아픈 자들과 고통을 나누려는 노력이 없이는 세상의 어떠한 고통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은 이런 깨침에서 일어났다.
가끔씩 역전 어귀에서 지금은 비록 거리의 주소만으로 기억되는 남루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 또한 한 생 동안 누군가를 몹시도 사랑했을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여 본다.

그녀는 ‘초를 태우면 촛불이 되지만 나를 태우면 혼불이 되는 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라고 망연히 중얼거렸다. 데레사 누나는 37년 27살에 종신서원을 하였고 서른넷에 기차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을 위해 봉사하라는 침묵의 ‘부르심’ 속에 ‘부르심’을 위해서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하셨다 한다. 1949년 10월 7일 사랑의 선교회가 로마교황청에 등록되었는데 익산키퍼트리의 창립이 2022년 10월 7일이니 우연히 일치했다.
만약 높은 곳에 계신 분이 우리에게 ‘그대가 네 시간 일한 대가로 두 시간의 햇빛을 주겠노라’고 하신다면 우리 중 누가 살아남아 있겠는가!! 그냥 주어진 것이 어디 있을꼬?  방관보다 더 두려운 가난은 없을 것이다.

나는 늘 돈으로 살 수 없는 선물을 사달라고 사랑하는 이에게 떼를 썼다. 하지만 표현한 적은 아직 없었다. 돈 외에도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많았다. 나는 키퍼운동을 익산에서 시작하면서 부모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너는 늘 돈으로 살 수 없는 선물을 사달라고 키퍼에게 떼를 써다오’ 이렇게 앞으로 표현하는 나로 변신하고 싶다.

데레사 수녀가 우리에게 준 영적인 힘 안에서 거리를 뛰어넘어 사랑하는 작은 心부름꾼이 되고 싶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가 아니고 서성이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얼마나 많이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침묵으로 다짐해 본다. 사랑은 꿈이나 낭만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임을 깨달으며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