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3년 반 동안 무자격자로 검증된 현역 선출직 공직자들이 철모르고 재선을 노리는 경우를 흔하게 만난다.

이들은 자신의 무능과 분탕질이 미친 해악의 정도를 전혀 모르는 공통점을 지닌다. 나아가 혹자는 자신에게 어울리지도 않는 자리를 탐하는 한편, 그만 자연인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는 주변에 살기(殺氣)를 보이며 오히려 함구를 강압하는 패악질을 서슴지 않는다.

이 지역의 지배정당이 이들에게 공천을 준다면 익산 사람들은 또 한 겁의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니, 그 죄가는 결코 가벼울 수 없다.

정당 스스로가 앉아서는 싸라기를 거르는 일에 혼신을 다해야 하고, 서서는 쭉정이를 골라내는 키질에 나서야 한다.

그 중요성을 불가의 삼독(三毒)에서 찾아보기를 권한다. 불교에서는 불의 속성을 지닌 세가지 독(毒)을 인간 번뇌의 근원으로 삼고 있다.

탐(貪,탐욕), 진(瞋,노여움), 치(癡,어리석음)가 그 씻어내야 할 독이다. 그 지닌 뜻을 살펴 보니, 이 세가지 불들의 본원은 잘 다루면 에너지원이 되지만, 지나치면 순식간에 번져 남과 나를 동시에 해친다는 금언이 담겨있다.

여기에 기대어 다음과 같이 넓히어 풀이할 수도 있겠다. 욕망에 눈이 멀어 과도하게 타오른 탐욕(貪)의 불길은 필경 생명유지에 필요한 '욕심' 수위를 벗어나 그 진실성을 잃은 사람을 집어 삼킨다.

화가 치받혀서 목숨을 해칠 지경에 다다른 노여움(瞋)의 불길은 자존유지에 필요한 '대응' 정도를 벗어나 결국 그 절제를 잃은 사람을 집어 삼킨다.

자기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마음이 혼미해져 잘못된 판단이나 분별을 일으키는 어리석음(癡)의 불길은 생존에 필요한 '망각' 정도를 벗어나 결국 그 도리를 잃은 사람을 집어 삼킨다.

원전을 살펴 그 불길의 시작을 보니, 마음에 드는 것에 대해 옳지 못한 생각을 갖는데서 탐욕이 비롯되고, 거슬리는 일을 보고 옳지 못한 생각을 갖는데서 노여움이 비롯하며, 자신의 유전정보에 기록되어 있음에도 해서는 안되는 일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을 분별 못하는데서 어리석음이 비롯한다.

그 죄를 씻는 방법과 죄의 경중을 보니, 탐욕의 죄로 입는 더러움은 작지만 이를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고, 노여움의 죄로 입는 더러움은 크지만 이를 떨쳐 버리기는 매우 쉽고, 어리석음의 죄로 입는 더러움은 크고 떨쳐 버리기도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이같이 죄의 경중을 정한 이면에는, 삼독(三毒)은 각각 분리되어 있지만 상호작용에 의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특히, 분별을 모르는 어리석음(癡)을 가장 중한 죄로 정한 것은 그 자체가 삼독 가운데 가장 위험하기 때문이며, 삼독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지옥의 화마(火魔)를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삼독 가운데 어리석음(癡)의 죄를 떨쳐내기가 가장 어려운 것은, 탐욕과 노여움의 불길이 자신이나 남에게 얼마나 해를 입히는지를 아예 모르는 독(毒)인 탓일 게다. 또, 그런 인과를 알려고도 하지 않으니 어리석음에서 비롯한 탐욕과 노여움은 눈먼 불길이 되며, 주변에까지 비화 되어 수습 불가의 잿더미를 이루는게 아닌가. 

어리석은 목민관의 폐해

이런 관점에서, 자연인이 아닌 공적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이 분별심이 없을 경우를 마주한다는 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특히, 한 지역을 관장하는 목민관이 분별심이 없다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무엇보다 자신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늘로 받들어야 할 고을 사람들을 고소.고발하기를 서슴지 않고, 그런 행태의 폐해가 어떤 것인지를 모르는 지경이라면, 그 지역 사람들은 미치광이의 불길을 피해 납짝 업드린 채 눈 앞에서 사라져 주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원성은 있는 법이고, 직간하는 이가 있는 법이다. 여기에 목민관이 노여움의 광기를 보이며 자신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리보전을 위해 탐욕을 부린다면,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오늘 말하는 분별심이란 불가의 근원적인 풀이에서 어긋나는 것일 수는 있다. 하지만, 본디 사물은 관점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는 전제를 두고, 오늘 분별심의 풀이가 표피적이고 현실적일 지언정 그 분별심의 본래 궤를 이탈한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 한다.    

삼독(三毒)은 대한민국의 모든 현직 목민관들과 선출직 공직자, 정치 지망생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경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여도, 분별심이 없는 자에게 '불조심', '칼조심'을 이른들, 불을 조심하여 남에게 이롭게 하고 칼을 조심하여 남을 살릴수는 없는 일이다. 큰 불을 끌때는 더 큰 화력으로 산소를 차단하지 않던가.

아무래도 그런 화력을 지닌 쪽에서 오늘의 삼독(三毒)을 살펴 면책의 방편을 찾을 밖에 도리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