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가을에 우러러 하늘을 본다. 궁극에 도달하지는 못하지만 사람의 눈에 허용 된 가을 하늘은 짓푸르러 깊다.

빛을 따라가 저 끝 원천에서 몸을 담근 가을 바람은 되돌아 와서는 관자(觀者)의 눈을 씻어내고, 서늘한 눈은 선명한 '하늘의 길'을 다시 우러러본다.

사람의 하늘은 '길'이었다. 태양과 무수한 별들 사이의 바람은 변화를 만드는 '관계의 길' 이었고, 시간이 지나는 길 이었으며, 방위를 가르키는 이정표였다.

우리의 유전자는 그 '질서'를 미리 알고 있다. 하늘의 길을 따르면 살고, 거스르면 죽는다(順天者存 易天者亡). 오래 전 과거의 우리가 자연의 순환에 이끌리면서 저절로 체득한 진리다.

이런 직관은 언어나 문자 이전의 것으로 모든 개체가 동시에 공유해 온 신앙이다. 이는, 상호의존과 상호관계로 결합 된 전체의 '구조'를 지속가능하게 한다.

현세의 도덕적 가치기준이나 행위규범, 또는 법은 그 존속의 기제이며, 동시에 '길'이다. 자유가 있되, 그 길에서 벗어나면 공멸을 부르고, 그 길 따라 자율을 추구하면 상리공생(相利共生)을 낳는다.

이 가을에, 민선 4기 익산시 공직사회 일각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불법과 탈법, 폭거가 망나니 처럼 춤을 추는 불길한 조짐에 간혹 호흡을 놓칠 정도로 긴장하게 된다.

익산지역은 지금 뚜렷한 지향점 조차 설정하지 못해 근원적인 구조가 붕괴되고 해체되어가고 있다.

근시안적 사고와 패륜의 극치를 보여주는 청소정책과 전통시장 현대화사업과 같이 방향성 자체가 없는 민생정책, 미디어센터나 유스호스텔 등 특혜 의혹이 꼬리를 무는 신규사업들이 그 뇌관이 되고있다.  

사회적 효능이 없는 정책으로 공동체를 파괴하는 자치단체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더구나 법을 어기면서 사익 추구에 매몰 된 자치단체는 사회적 저항을 부른다.

시민들은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끌고 가면서 사회적 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부적절한 현실이다.     

사실, 법을 지킨다는 것은 남을 위하는 일이 아닌데, 백화점식 관계망을 관리하는 행정기관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공동체 구석구석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민선 4기가 그 부메랑을 만날 시간은 머지 않았다.

사회 구조를 지탱하는데 법보다는 덕과 예가 더 튼실하다는 지혜가 있다. 다음의 잠언이 익산시의 '길'이 될 수 있을까?

"법으로 이끌고 형으로만 다스리려고 하면, 사람들은 오직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법을 지킬 뿐,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다.

덕과 예로써 이끌면 사람들이 수치심을 알고 스스로 격조 높은 사람들이 된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논어(論語)의 위정(爲政)편에서 공자가 한 말이다.

다스리는 도구로 법이 가장 유용하지만, 여기에 치우치면 사람들이 법망을 피하는 방법을 터득하여 편법으로 목적을 달성하고 속이는 것을 자랑으로 삼으니, 법이 유명무실에 빠지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따라서,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으로 이끌면 사람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 할 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준법을 강조하더라도 덕과 예를 도외시하면 자기 탐욕을 위해 타인을 기꺼이 기만하기를 즐겨하는 정서만 남고, 수치와 염치를 모르는 자들의 특권과 반칙만이 득실거린다는데, 익산시 일각은 법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자의적 당위에 매달리고 있으니, 자신이 누구인지나 아는지 의문이 들 따름이다.  

자신의 존망(存亡)도 가늠하지 못하는 이에게 시민을 생각해 달라는 부탁 자체가 지나친 욕심일 터이다. 지금의 상황이 의도된 바가 아니더라도 그것이 면책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민선 4기 익산시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가을에 우러러 '하늘 길'을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