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이나 무질서의 원인이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에서 비롯한다는,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거대한 돌풍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에 기대어, 그 사소한 원인들은 불가해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관점에 동의한다.

알거나 알지 못하는 온갖 자연현상과 그것들이 섞이는 조건에 의한 작용의 결과가 나비효과라는 전제를 두고, 그런 변화의 과정을 다 읽지 못하는 무지의 두려움으로 원인을 만드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다.

무질서는 룰이 해체된 개체들간의 무모한 경쟁 상태다. 최근 익산지역은 그 혼돈의 징후를 보인다. 일부 법을 집행하는 이들이 자아낸 현상이다.

지금의 혼란이 어떤 상태인지 화학식으로 정리할 수는 없지만, 밀려난 페어플레이가 감동과 상승을 함께 데려갔다는 것은 안다. 난무하는 반칙이 좌절과 퇴행을 낳고 있는 현실이 그 증거다.

익산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의 한 직원은 요즘 불안한 익산의 원인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낸 용의자 중 하나다.

익산시 조직의 일부와 관변 또는 시민단체는 익산시장의 선거운동 조직으로 사단화 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그 선거법 위반사례를 적발하고도 단 한 차례 검찰에 고발한 적이 없다.

게다가 당사자가 아닌 공무원 등 하부 관련자들에게 서면경고와 같은 하나마나한 처분을 했고, 이것은 면죄부가 되었다.

익산시가 최근까지 저지른 노골적이고도 대담한 선거법 위반이 법 위에 군림하는 이유다. 선관위 직원은 처벌 보다는 죄를 은폐하는 쪽으로 경도된 자의적 해석에 능숙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런 원인에 따른 '나비효과'는 불행하게도 당사자나 관련자, 선관위에 국한하지 않고, 수십만 익산시민들까지 휩쓸어 장차 최소한 텅빈 도시를 감수 할 것을 예고한다.     

사전 선거운동에 동원되는 공조직

민선 4기 익산시는 불공정 플레이의 잡화점이다. 특히, 직위를 이용한 상시적 사전선거운동은 이미 도를 넘어 수차례 조사대상이 됐고, 위법사항이 적발되어 각각 처벌을 받았다.

그 진열 된 위법사례에는 공무원들과 관변단체와 시민단체 회장단들이 대거 개입되어 다양한 면면을 드러낸다.

익산시가 이렇듯 선거법을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데에는 선관위의 솜방망이 처분이 한 몫을 담당한다.

선관위는 대부분의 위법 사안에 대해 경고 처분을 하는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선거법위반에 따른 처분 대상이 그로 인해 실익을 얻는 당사자가 아닌 조력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민선4기 익산시는 익산대와 전북대학교간 통합이 마치 익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이룩한 개가인 양 선거구내 불특정다수에게 문자를 발송했다.

익산시장실의 전화 번호가 문자로 찍혔다. 선관위는 적발된 사항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당시 기획행정국장에게 서면 경고 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또, 익산시장은 자신이 다니는 특정 교회에서 다수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영상물을 동원한 불법 시정설명을 하다가 적발되었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 하는 수준에서 사안을 종결했다.

또한, 익산시는 지난해 특정 어머니회의 체육대회에 2천만원을 지원했는데, 조사에 나선 선거관리위원회는 통상의 범주를 벗어난 기부행위로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경고처분을 받은 대상자는 익산시 담당부서장이었다. 선관위를 거치지 않고 검찰이 직접 수사한 선거법 위반 케이스에서도 직접 당사자는 무사했다.

검찰은 익산시장이 관변단체를 특정 목적에 동원하고 선거구민들에게 기부를 약속했다는 혐의를 수사 했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시민단체 간부가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특정 공무원은 공금유용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이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여러가지 미심쩍은 사안 때문에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익산시장이 당시 기부를 약속한 비용의 금액과 특정 금융기관이 특정 시민단체 간부의 통장에 입금한 금액이 같은 규모인데다, 그 입금 사유가 명료하지 않고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특정 금융기관과 익산시장 그리고 특정시민단체 간부 등의 상관관계를 밝히려고 수사력을 모았던 검찰은 이 부분에서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런 일련의 선거법 위반 백태를 살펴 삼키면서, 늘 넘기지 못하는 게 있다. 해당 기관의 조사는 왜 선거법 위반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자치단체장의 선거법 위반은 불공정 행위다. 다른 정치 지망생이나 잠정적 후보들은 도저히 갖을 수 없는 기회를 단체장이라는 직위를 남용하여 정치적 실익을 획득하는 것이다.

공조직이나 관변단체를 사단화하여 이런 사전선거운동에 이용하는 것은 직무 범위를 일탈한 것인데다 자기부정이다.

게다가 단체장이 사익을 위해 혈세를 썼다면 그는 부적격 아닌가. 더구나, 익산시는 최근 민선 4기의 성과를 선전하는 불법 책자를 제작하고 통.리.반장들에게 배포하면서, 이를 교제 삼아 교육까지 실시하여 일선 행정조력자들을 선거운동원화 하는 등, 임기말에 선거법위반의 결정판을 연출했다.

이는, 선관위가 더이상 우리를 파국으로 이끌 원인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교훈이 된다. 또한, 일련의 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유죄가 인정 될 경우, 그 위반으로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하는 관련자들이 아닌 당사자이자 주범을 엄히 처벌해야 하는 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