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공인배

이번 4.11 총선은 현역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이다. 정당이 할거하는 지역에서 현역이 압승하는 경선 결과를 낼 것이 불보듯 뻔하다.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의 경우 불특정 다수 국민을 상대로 하는 모바일 및 현장투표 방식 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 모집이 한창이다.

익산 갑·을지역 현역 국회의원들도 기간조직과 각 선거구의 기초의원들을 동원해 경선투표에 참여할 만한 유권자들을 전방위적으로 포섭하고 있다.

맨발로 동분서주 하면서 지연이나 혈연에 의존해야 하는 정치신인 또는 무소속 예비후보들과 극대비되는 조건이다.

경선국면의 현장에선 금품살포의 주 원인으로 지목돼 정치사에서 지워졌던 동원선거가 판을 치고, 그에 비해 자발적 참여는 미약 할 수밖에 없다.

현역의원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달가워 할 리 만무하다. 더구나 익산지역의 경우 특정 다선후보에 대한 '물갈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불안정성의 최소화가 현역의 승리와 직결되며, 자신을 선출해줄 유권자들만을 골라서 경선을 치르는 것은 그들이 지향할 핵심 선거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익산지역에서 민주통합당 후보가 경선에 통과하면 본선은 필요없다. 정치조직과 여론주도층, 정치적 주류들이 집합된 지배정당의 우월성 덕분이다.

특히, 무한경쟁사회에서 고착화된 이기는 쪽으로 기우는 '쏠림 현상'까지 한 몫 할 것이다.

경쟁사회가 낳은 병리현상이지만 지역사회의 우리 일반은 그것에 대해 비판의식 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고민 없는 우리를 지역 정치는 그렇게 장악하고 있다.

막대한 직접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정치 쇼' 혹은 '사기극' 국민경선에 유권자 일반은 들러리에 불과하다.

도대체 지배정당이 있는 지역에서 선거를 두번씩 치러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익산 민주을 지역 예비후보로 등록한 입지자들은 모두 8명이다. 민주통합당 3명 무소속 3명 새누리당 2명 등의 분포를 이룬다.

이렇게 어느 때와 다른 예비후보들의 난립은 지역지배정당에 대한 환멸에서 기인했다. 또 파괴력을 가늠할 수 없지만 모락모락 피어나는 '심판론'에도 기대고 있다.

하지만 정치 신인들은 현역이 주도권을 쥔 '기회 불균등'에 고전하며 이런 웃지 못할 선거의 들러리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그들은 이 선거에 사활을 건다. 시민들의 뜻을 담보하겠다는 진정성을 담보한다. 다른 도리가 없다.

그러나 참신한 선거전략은 존재 할 수 없다. 거리에 나가 명함을 돌리고 인사하고 손을 잡고 이름을 말하는 것으로 현역이 수년 또는 10년도 넘게 축적한 인지도에 대적하고 있다.

더구나 유권자는 신인들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경선이라는 게 정당 내부의 일이 아닌가.

정당은 국민경선을 치르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신인에 대한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든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지만, 아무런 시스템도 갖추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선거 국면에서 미디어가 신인을 집중 조명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대한 고민의 흔적 조차 없다.

민주통합당이 경선 방식이나 기준을 결정한 지난 6일을 기산일로 치면 신인들에게 주어진 자신을 알릴 시간은 불과 22일 정도 남짓이다. 

즉흥적 인기조사식의 국민경선으로 가려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경선방식인데 게다가 그 결함을 보완하는 장치가 없는 이상 정당의 경선은 '사기극'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도 국민경선은 현역을 공천하기 위한 명분 확보의 수단이며, 흥행을 덤으로 챙기자는 수작에 불과하다.

선거와 여론이 왜곡되는 까닭이다. 정당은 단순한 선호도 혹은 희망으로 장난을 치며, 국민은

거기에 놀아나는 꼴이다.

2월 19일 공천심사, 부적격자 원천배제를 기대한다.

익산지역에서 보면, 선거기간 밖에서도 신인들의 정계 입문은 지극히 어렵다. 총선입지자들의 경우 현역 의원들에게 견제당하는 적일 뿐이다.

지역을 지배하는 정당이 뚜렷한 탓이다. 지배정당의 속성은 독식이다. 우리는 과거에도 이 지역에서 3선 4선의원들의 폐해를 직접 목도했었다.

이는 지역 정당 내부에서 신인들이 자랄 수 없는 구조의 단면이다. 결국 참신한 신인은 중앙당의 영입에 의해 정계에 입문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무소속이 당선되기 어려운 지역의 한계가 계몽되지 않은 지역민들에서 비롯한다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지역사회가 지닌 사회적 인프라의 결핍을 고려하지 않은 날 넘은 생각이다.

익산은 교육과 생업에서 수도권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재들은 떠나고, 지역에 남은 인재들은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 공동체를 위한 봉사와 헌신은 허영이다.

시민단체들이 제도권에 빌붙은 채 혁신을 추동하는 일을 두려워하는 것과, 중앙발 패러다임의 변화를 지역에 전파하고 확산시키는 메신저역을 수행하지 못하는 한계가 그것을 방증한다.

박원순과 안철수의 열풍이 수도권을 뒤덮고 30대와 40대가 정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추로 부상했지만, 익산지역의 3040은 보이지 않는다.

익산시민들이 건전한 상식과 인문적 지식으로 무장하고 정당이 아닌 '사람'을 걸러내려면 보내야 할 세월이 길다.

민주통합당이 지역정당이 아닌 이 나라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객관성을 담보하는 공천심사를 통해 투명한 공천 결과를 내는 것이 최선이다.

형식적인 현지실사와 면접, 여론조사가 아닌 사활을 건 '부적격자 원천배제'가 해답이다.

스스로 불신을 초래한 정당이 어물쩍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면서 현역들이 유리한 조건을 조장하는 것은 정당이기주의를 선택하고 지역을 포기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