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 대표
김 성 중

금마면은 북쪽으로 고도 450m 내외의 미륵산과 용화산이 있고, 면의 중앙으로 금마산과 오금산이 분포하고 있다. 그 사이로 구릉성 산지와 익산천 주변의 충적 평야가 형성되어 있다. 면의 남동부를 경유하는 1번 국도와 지방도를 통해 익산 시내와 전주시로 연결된다. 본래 조선 시대 익산군의 읍치가 있던 곳으로 관내에 미륵사지와 기준성, 보덕성, 익산 항교 등이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철도 교통의 요충지가 된 당시 익산면 이리로 군청이 이전하면서 조선 시대 익산군의 읍치였던 금마면 지역은 작은 면 소재지로 쇠퇴하게 되었다. 고도 익산은 이러한 금마면을 중심으로 미륵산과 왕궁면 일대를 포함하는 지역을 말한다.

지역별로 그 가치를 살펴보면 첫째, 금마면 주변은 대표적인 수변공간으로 금마시가지를 관통하는 옥룡천과 금마저수지가 있다. 황화산 자락에 위치한 금마저수지는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게 되면 대한민국 지도와 그 모습이 닮아 지도연못이라고 불려 그 심미적 가치가 높다. 구룡마을 대나무 숲은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로 전체면적 5만㎡ 정도로 한강 이남의 최대 대나무 군락지이다, 익산쌍릉은 백제시대 고분으로 두 기의 봉토분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무왕과 선화공주의 묘인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구분된다. 익산토성은 오금산 작은 계곡을 에워싼 산성으로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고구려 왕족 안승을 보덕국왕에 임명하고 이곳에 살도록 하였다 하여 보덕성으로도 부른다. 금마시가지에 위치한 금마토성의 경우 미륵산성과 익산토성과 같은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전형적인 백제 토성의 양식을 취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미륵산은 원래 용화산으로 불리었으나 미륵사가 지어진 후부터 미륵산이라 부른다. 서동 백제무왕이 태어나 말을 타고 무술을 연마하던 산으로 서동이 선화공주와 사랑을 속삭이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미륵산에는 기름 한 말을 끓일 수 있을 정도의 큰 홈이 패인 등잔암 외에 4m의 높이에 구멍이 나 있는 투구바위, 안질에 좋다는 약수터, 사자암, 심곡사, 왕궁탑 등 명소와 볼거리가 많은데 특히 조선시대부터 1960년대까지 농사를 지었던 대규모 다랭이 논이 존재하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

셋째, 왕궁면 일대의 왕궁리 유적은 마한의 도읍지설, 백제 무왕의 천도설이나 별도설, 안승의 보덕국설, 후백제 견훤의 도읍설이 전해지고 있다. 백제 무왕이 익산으로 천도하면서 지은 왕실사찰로 추정되는 제석사지는 왕실의 번창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창건되었다. 현재는 모두 발굴 및 복원조사가 진행 중이며, 전각건물로 추정되는 대형건물지, 백제의 자연친화적인 정원시설 등의 궁성관련 유물 등이 발견되면서 백제 왕궁의 모습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렇듯 고도익산은 각 지역마다 옛 도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역사문화자원들이 분포되어 있으며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발굴 단계인 역사문화유적이 많으며 지원 및 정책의 부족으로 보존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많다. 옛 백제의 모습을 복원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역사문화자원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각각의 역사문화자원의 성격과 가치를 바탕으로 주변의 역사문화자원과 상호연계 하고 그것을 둘러싼 주변 자연환경을 생각해야 옛 고도의 모습을 재현하고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개체로 인한 보존 및 복원이 아닌 개체들이 모여 구성되는 공간적인 보존 및 복원의 형태가 앞으로 추구해야할 보존 및 복원 방향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익산고도육성주민협의회가 지난 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존과 활성화를 위한 군사시설 이전 필요성’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제7공수특전여단 이전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한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용산과 평택, 파주, 세종, 부산, 광주 등지에서 군부대의 합리적 이전과 배치가 이뤄진 사례를 참고하여 정책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익산이 가진 역사문화자원의 중심에 선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은 우리 시민들이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