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 대표
김 성 중
억울한 일을 상담하는 행정사를 개업한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다. 상담을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 일확천금을 꿈꿨던 분들이 많은 것을 보니 우리 익산이 어렵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많은 시민들이 고통스럽고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나서야 깨닫는 ‘피라미드 사기’, 과연 이대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2500년 전 돈이 발명된 이후, 사기꾼들은 선량한 사람들을 이용해 자기 잇속을 챙겨왔다. 흥미로운 점은 사기수법이 지난 100년 동안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00년대 초, 찰스 폰지(Charles Ponzi)가 피라미드 사기를 고안한 이후, 형태와 방식은 다를지언정 남을 쉽게 믿는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다양한 피라미드 사기가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사기꾼들은 피라미드 사기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근본적인 탐욕과 큰돈을 빨리 벌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자극한다. 피라미드 사기는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을 만큼 모호하고 복잡하며 유혹적인 것이 특징이다.
피라미드 사기는 크게 두 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첫째, 지역에서 잘 알려져 있으면서 신뢰받는 사람들을 판매 대리인으로 고용한다. 이들의 인지도를 활용하여 피라미드 조직의 신뢰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을 쉽게 끌어온다. 여기에 정치인 등 공신력이 있는 인물들의 방문을 유도하여 조직의 신뢰성을 배가시키는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둘째, 가족, 친인척, 친구, 직장동료, 동호회 등 긴밀한 관계에 있거나 폭넓은 대인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피라미드 사기에 끌어들인다. 이들은 판매 대리인을 자신의 이웃처럼 생각하게 되고 그들의 말이 대중매체에서나 은행 직원이 하는 말보다 더 믿게 된다.
이러한 두 중심축을 통해 특별한 노력 없이도 손쉽게 성공에 대한 소문이 우후죽순처럼 퍼져나가며 피라미드 사기는 초반에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러나 피라미드 회사 내에서 흐르던 돈이 바깥으로 새어 나가거나 규제 당국이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조사를 시작하게 될 때가 되면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막대한 돈을 날렸지만 피라미드 사기에 투자한 사람들 모두가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 뛰어들어 투자금과 수익금을 벌어들이고 신규 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될 때 발을 뺀 덕분에 재미를 보는 투자자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범죄자들에게 속은 피해자들은 전혀 책임이 없는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만일 피해자들이 현실성을 점검해 보고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할 일들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누군가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기회를 제안한다면 다음 세 가지 항목을 반드시 유념해주시길 권한다.
첫째, 고수익이 어떻게 창출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들이 제안하는 투자 방식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면 왜 다른 자산관리업체들이나 은행들이 그 투자기법을 활용하지 않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투자와 수익에 적용되는 세금방식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회사의 소유주와 그들의 배경에 대하여 확인해야 한다. 그들의 교육수준, 경력, 신용등급은 물론이고 가능하다면 전과까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장 최근에 작성된 감사보고서를 담당 회계 법인에 직접 연락하여 확인하고 주거래 은행은 어디인지와 투자자산을 독립적인 제3의 수탁회사에서 관리하는지 여부도 따져보아야 한다.
셋째, 판매 대리인이 시일이 촉박하다며 결정을 빨리 하라고 조르면서 지나치게 적극적이면 반드시 조심할 필요가 있다. 사기꾼들은 늘 서두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한 것이다.
위대한 투자자로 일컬어지는 세계적인 거부 워렌 버핏(Warren Buffet)도 100~400%의 이익을 약속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자진 투자펀드나 헤지펀드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고 한다. 워렌 버핏도 10∼20%의 수익률에 만족하고 있는데도 금융 쪽으로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사기꾼들이 이 투자의 귀재보다 더 큰 수익을 얻게 해준다는 말이 과연 타당성이 있겠는가?
사기꾼들의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럽고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나서야 ‘내가 속았구나!’라고 깨닫는다. 그러므로 우리 익산 시민들이 이들의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투자의 기본원칙을 가슴 깊이 새기고 경계하는 것만이 상책이다.
“너무 좋아 꿈같다면 가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