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중 범죄학박사
'검사스럽다'라는 말은 2003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인사권 행사와 관련해 평검사들과 토론하면서 탄식하듯이 “참, 검사스럽다.”라고 했던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행동이나 성격이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논리 없이 자기주장만 되풀이한다'라는 의미로 그해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수록된 말입니다.
이러한 검사스러움은 ‘방귀 뀐 놈이 성낸다’라는 속담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이는 자기가 방귀를 뀌고 오히려 남을 보고 성낸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성을 낸다는 말입니다.
검사스러운 현상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정치권을 보면서 의문이 들더군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러한 현상의 정체는 무엇일까?” 결국은 두 단어로 요약되더군요. ‘유체이탈화법’과 ‘적반하장’입니다.
첫째, ‘유체이탈화법’은 자신이 관련된 얘기를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남 얘기하듯 하는 말하기 방식. 즉, 말하는 사람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화법입니다.
‘유체이탈화법’하면 자연스럽게 박근혜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자유’니 ‘공정’이니 ‘헌법정신’, ‘시장경제’와 같은 말을 수없이 하면서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의 ‘유체이탈화법’이 자신은 상관없는 남의 얘기처럼 말하는 대화방식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만큼 똑똑한 사람이 없다는 오만함이 바탕인 일방적인 대화방식입니다. 철학도 원칙도 없어서 일이 생기면 현장의 하위직들에게 화를 내며 책임을 묻고, 국민은 안하무인으로 취급합니다.
그러니 대한민국이 엉망입니다. 부자 감세로 균형 잃은 세수, 일본 핵오염수 대변인 자처, 고속도로 게이트, 평화를 위협하는 행보, 미일 굴종 외교, 무속 논란, 뜬금없는 카르텔 제기 등. 오늘은 새만금 잼버리 행사의 국제적인 망신. 그러면서 당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합니다.
둘째, 올봄에 정년퇴직을 앞둔 중학교 교장 선생님이 녹조근정훈장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훈장에 적힌 수여자 이름이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 같아서’라고 포기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날리면 사태, 10.29 용산 참사 대응은 물론 'UAE 적은 이란' 발언 사건에 대하여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뭉개면서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격해서 힘들게 만들고 있는 태도야말로 ’적반하장‘인데, 학생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적반하장이란 말은 문자 그대로 도둑놈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입니다. 살면서 적반하장으로 나오며 억지를 부리는 이들을 지켜보려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바보처럼 당한다는 생각에 우리 스스로 무능함에 빠져 부끄럽기도 하고 자책감마저 듭니다. 하물며 전 국민이 당신들을 매일 뉴스에서 봐야 하니 우울증에 걸릴 지경입니다.
셋째,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유체 이탈이나 적반하장을 하는 이유는 할 말이 없어 난처하거나 창피해서입니다. 다만 말하기 곤란할 뿐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너무나도 떳떳하고 당당합니다. 오랜 시간 군림해 온 직업병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면 뒤통수 맞고 이용당하기 때문에 ’인연을 끊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결국 당신들은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하여 자신의 허물은 눈감으면서 남의 잘못은 침소봉대하여 들추어내는 유체 이탈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을 알지 못하고 이렇듯 유체 이탈 화법이나 적반하장으로 모면하려는 검사스러운 정치인들은 깨닫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온갖 정보들이 유통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며 누군가는 살고자 증거를 남겨 보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마지막 말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정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야 그 잘못이 가벼워지는 것이지, 덮으려고 꼼수를 부리면 일이 더 커지게 되고 더 큰 화로 돌아온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하기보다는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당신들에게 고하는 것이니 부디 명심들 하시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