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승과 대승은 글자 그대로 작은 수레와 큰 수레의 의미다. 작은 수레는 자기 혼자만이 타는 수레를 말하고, 큰 수레는 자기만이 아니라 우주 속에 있는 중생 전부를 태운다는 수레를 뜻한다.

이러한 논리 구성은 대승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고 소승 쪽에서는 자기들을 소승이라고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자기들만이 석존의 전통을 이어가며 지키는 상좌 불교, 즉 본가라고 주장한다.

필자가 미얀마·타이·스리랑카 등 소승불교 국을 순례하면서 느낀 점은, 부처님을 믿으며 열심히 숭배하는 신앙심은 본받을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같은 승려들끼리 만나도 서로 합장하며 예의를 표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소승은 소승이다 하는 결론이 내려졌다.

거꾸로 대승불교국인 일본을 보면 승려들이 먼저 신도들에게 정중히 예의를 표한다. 자기가 존중하는 스님이 먼저 정중히 예의를 표하므로 일반 신도들은 누가 가르치기 전에 자기들 스스로 사람들과 사람들끼리 예의가 정중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기생들이 예의가 정중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것은, 그 원류를 타고 올라가보면 불교의 최고 수행지인 선방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선방의 수행승들은 신도가 찾아오면 무릎을 굻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여 맞이하며, 조실스님에게로 안내할 때도 무릎을 꿇고 조용히 미닫이문을 열어 방으로 안내한다. 이러한 풍습이 사회로 퍼지고 닮고자하면서 바른 예의가 성립된다.

불교의 선은 다도를 가르쳤고, 다도는 일반인들에게 생활의 관습으로 받아들이면서 예의 바른 민족으로 일본의 대승불교는 성장한 것이다.

나 역시 한국 승려의 한 사람으로 일반 신도들을 대할 때에, 머리를 숙이는 것도 아니고 합장을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로 합장을 하고 머리를 숙일 때가 많다.

이것은 한국사회가 불교 승려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많아 이쪽에서 예의를 깍듯이 표하면 그걸로 공손히 하여 서로간의 예의로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무시하고 거만한 태도를 보이므로 같이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이 대승불교 국이라고 하면서 아직 소승적 승려상이 남아 있기 때문인데, 완전히 소승이면 소승, 대승이면 대승의 보살정신으로 돌아가 자기의 주소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 불교의 수행승들은 소승도 아니고 대승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로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참선을 해서 깨침을 얻는 것은 대승도 소승도 관계없는 것이기에 그러한 예법이 전혀 수행에는 방해되지 않는다. 우리 불교가 한국 사회의 전통성을 주장 할 것 같으면, 사회의 예의는 불교에 책임져야하고, 그에 맞게 솔선수범해서 예의가 먼저 불교계에서 실천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