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길 지역농업연구원장

2012년이 지나 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총선과 대선이 있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수구보수세력이 청와대와 의회를 모두 접수했다.

청와대와 의회를 모두 접수한 이명박식 통치가 연장 될까 심란하다.

1,400만이라는 투표자들이 상실감과 심리적 공황으로 추운 겨울을 건너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대단히 힘든 나날이 올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낳은 2012년이다.

다가올 2013년은 혹독한 겨울처럼 경제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중산층은 붕괴되고 서민은 늘어나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견해는 대체로 일치한다. 

정치권력이 집중되고 경제양극화가 심해지면 사회가 경직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리 없다. 여기에 신문방송 등 언론이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비판과 감시와 견제기능을 상실하면 그 사회는 경찰국가나 죽은 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 그렇게 퇴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탄스럽다.

벌써부터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인수위를 꾸리면서 깜짝 발탁과 비밀주의로 일관하다보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인사들을 인수위원으로 선임하거나 검증도 되지 않은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인수위 수석대변인에 임명된 윤창중이다.

이 사람은 소위 언론인 출신이다. 언론인 출신이지만 전혀 언론인답지 않게 정치적 편향과 독선과 아집과 극우적 막장 글쓰기로 양심과 상식을 가진 수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인물이다. 저질, 정치병환자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파쇼적 인사인 윤창중을 인수위 수석대변인에 앉힌 것이다.

그는 북한을 뿔 달린 사람들이 사는 없어져야 할 나라로 보기 때문에 통일을 반대하는 반 민족주의자이다.

문재인을 지지하면 종북주의자이기 때문에 1,400만명의 유권자를 공산주의자나 다름없는 사람으로 규정한  사람이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종북시대의 거대한 서막을 알리며 종북세력 창궐시대 도래, 북한대변인 비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라고까지 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 서거시 국민들의 추모 열기에 황위병이 벌인 거리의 환각파티라고 해 고인이 된 노무현 대통령과 추모하는 국민들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문재인을 지지한 중도인사들에게는 정치적 창녀라는 극단적 언사를 일삼았고 조국 교수에게는 지성의 탈을 쓴 더러운 강아지들이라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

그런 그가 박근혜 후보에게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 뜬다”, “박근혜는 독사처럼 안철수를 물어뜯어라”, “안철수에 질린 국민 쓰다듬는 여성대통령”이라고 칭송했다.

본인의 행보는 언론계→청와대→언론계→신한국당→언론계→새누리당이라는 추악한 권력지향의 모습으로 언론인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고 다닌 인물이다.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김경재 씨와 부위원장으로 인선된 김중태 씨도 문제 인물 중 하나다.

한마디로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과 비논리적, 비상식 언사를 일삼은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몽골의 징기스칸과 오고타이칸을 보좌하며 빛나는 정치를 했던 야율초재가 있다.

그는 본래 거란족 출신이었지만 거란을 멸망시킨 금나라에서 17세부터 아버지를 따라 벼슬을 했다. 금이 몽골군에 패망하자 징기스칸의 권유로 몽골제국을 건설하는 명신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야율초재는 징기스칸의 부름을 받고 두 가지 조건을 건다. 하나는 백성이 피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을 흘려주실 수 있느냐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기근이 들어 백성이 굶주리고 있을 때 같이 굶어 주실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물음에 징기스칸은 천지신명께 약속하고, 목숨을 걸고 약속한다고 답했다. 이렇게 해서 징기스칸과 야율초재는 만나게 된다. 사심이 없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느냐는 대의 하나로 야율초재는 징기스칸의 신하가 된 것이다.

몽골족이 유목민족이었기 때문에 중국 중원을 장악하고 농경지를 목장 용지로 모두 전환하려 했을 때 농경지가 없으면 국가는 무엇으로 운영 되느냐며 끝내 농경지를 지켜 백성이 편안하게 농사짓고 조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한 일화로 유명하다.

몽골족은 전쟁터에서 끝까지 저항하는 적군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몰살했다.

하지만 야율초재는 이런 조치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우리가 싸우는 목적은 백성과 토지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만일 토지를 얻었다 해도 백성들이 없다면 토지를 얻지 않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주민을 죽이는 일은 기필코 막아야 할 것입니다.”라고 오고타이칸에게 권해 허락을 얻어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가 죽고 정적들은 그의 부정을 캐내기 위해 소위 야율초재의 집을 압수수색했지만 청렴하고 가난한 삶을 살았던 모습에 오히려 야율초재의 명성은 더욱 드높아 졌다 한다.

박근혜 당선인이 부적절한 인사들을 요직에 중용하는 것을 보며 징기스칸과 오고타이칸을 있게 한 명재상 야율초재가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상념일까 자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