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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쇄신

김정필 희망연대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정치쇄신, 혁신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지난 달에 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정치쇄신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 이는 정치혁신에 있어서 지금과 같은 좋은 조건이 없기 때문이다. 기회는 왔는데 과연 우리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 잘 만들어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 의문은 정치인들에게만 던지는 의문이 아니다. 어찌 보면 나 자신에게 던지는 독백이기도 하다.

“나는 정말 무얼 하고 있는가?”

여기서부터 고민은 깊어졌다. 대선을 한달 앞두고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안철수 3파전이 치열하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는 단순 정당끼리의 선거가 아님은 모두 다 알 것이다.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된 정치혁신의 요구는 ‘안철수 현상’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고 실제로 안철수가 대선후보로 나서는 상황까지 왔다. 현재는 더 나아가 대선승리를 위해 문재인과 안철수가 ‘대선 등록 전까지 단일화’라는 합의를 이끌어내며 단일화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급진전의 상황속에서도 무언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치적 상황은 급변하고 있는데 과연 과정이 국민이 바라는 쪽으로 가고 있는지, 과연 정치가 바로 세워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고 무언가 꺼림직한 느낌이 든다. 결국, 급변하는 정치상황이 또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 누가 과연 대통령이 되는가라는 문제로 대선정국이 온통 휩쓸려 버릴 것 같다. 이번 대선의 목적은 정치혁신, 쇄신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 국민에 의한 정치, 국민의 정치를 하기 위한 초석을 쌓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대변화의 대선이다.

그런데, 자꾸 누가 단일후보가 되느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문제로 가고 있다. 단일 후보 누가 되느냐, 대통령 누가 되느냐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변화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누구만 되면 다 이루어 질 것처럼 생각한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정치혁신에 대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잊어버리고 사람에게 줄서고 특정 세력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인다. 본질이 가려지고 현상만 남게 되는 것이다. 예전 87년 김대중, 김영삼의 분열이 그것이 아니었는가? 아니 그 이후 이루어졌던 모든 정치적인 단일화의 과정들이 당선이 목표였지 정치의 변화가 핵심이 아녔다.

진정 정치혁신이라는 과제가 중심이라면 중앙이 되었든 지역이 되었든 정치혁신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모두 중앙만 바라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정치혁신을 가장 내세워야 할 시민단체들 조차, 그 동안 국민 멘토 역할을 자처해 온 명망있는 지식인들조차도 정치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사람만 쳐다 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변화를 정치세력화의 기회로 두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혁신을 외치지만 정치세력화가 더 큰 목적으로 정치세력화에 도움되는 일에만 집중한다. 민주통합당은 당연하고 현재 안철수 진영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회를 활용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된다. 이번 대선의 가장 핵심은 역시 정치혁신이며 정치쇄신이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할 것인가, 정치세력화 할 것인가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된다. 정말 지역은 이런 눈치 코치의 경연장이 된 듯하다.

지역에서도 정치혁신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그저 중앙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지역정치의 민주화를 위한 정치혁신의 과제를 도출하고 논의해야 한다. 당연히 기존 정당이 앞장서야 한다. 익산은 가장 큰 공당인 민주통합당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용하다.

물론, 이번 익산시의원 보궐선거를 준비하면서 경선을 실시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는 모양새는 있다. 그러나 정말 모양새인 것이지 정치변화의 기회로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다. 정말 이번 시의원보궐선거를 시민과 함께 치르고 정치변화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면 시민이 참여하는 공정한 공천위원회을 만들어서 공론화 노력을 했어야 하며 나아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며 정치혁신의 종합 대책을 발표했어야 했다.

현재 익산정치는 변화의 소용돌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 시민들의 변화의 요구와 기존 구정치질서사이의 갈등이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과도기에 있다. 나는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득권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사람 한 두 사람은 바뀌더라도 결국 새로운(?) 기득권질서가 생길 따름이다. 단순 기득권세력간의 교체라 할까? 한 시민단체 대표로써 깊은 고민이 든다.

“나는 정말 무얼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