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를 기록한 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진나라 효공(孝公)을 섬기면서 진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놓은 공손앙은 뒤에 상어(商於)라는 땅을 얻어 상군(商君) 또는 상앙이라고 불리었다. 상어에서도 공손앙은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해서 백성들은 부유해지고 군사도 강해졌다.

그러나 너무 법이 엄해서 법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 사람들의 원한을 사기도 했다. 상앙의 법은 빈틈이 없었다. 백성들의 토지를 측량해서 일보가 여섯자가 넘으면 세금을 포탈하려고 한 짓이라고 하여 벌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재를 길가에 버리면 농사를 게을리하는 놈이라하여 붙잡아 가기도 했다.

<십팔사략>에는 위수(渭水)가에서 죄인들을 처형하는데 허리를 베어 죽인 죄인이 얼마나 많았던지 위수의 물이 벌겋게 물들었다고까지 전한다.

그래도 효공이 살아 있을 때에는 아무도 상앙에게 손을 대지못했다. 그러다가 효공이 돌아가고 혜문왕(惠文王)이 임금이 되자 사정은 달라졌다. 혜문왕이 태자로 있을 당시 태자가 법을 범했다. 차마 태자를 벌 줄 수는 없어서 태자 대신 태자의 보좌역으로 있던 건(虔)과 태자의 선생님 공손고를 처벌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이 두사람은 언제나 상앙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는데, 혜문왕이 임금이 되자 쌓이고 쌓였던 원한을 풀기 위해 상앙이 모반할 마음을 품고 있다고 참소를 했다. 상앙은 그런 눈치를 채고 몰래 변장을 하고 도망을 쳤다.

상앙은 길을 가다가 어느 여인숙에 들러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했다. “상앙의 법 때문에 여권이 없는 사람을 재우면 나까지 잡혀 갑니다.” 여인숙 주인은 이런 이유를 들어 상앙을 재워주지 않았다. 상앙은 비로소 깨달았다.

자기가 만든 법률이 이렇게 까지도 심했던가를.

상앙은 여인숙에서 쫓겨나와 밤길을 걸어서 위나라까지 왔다. 그러나 위나라에서도 상앙이라면 모두 머리를 흔들었다. 상앙은 발붙일 곳이 없었다. 상앙은 하는 수 없이 진나라로 돌아와 군사를 일으켰으나 잡히고 말았다. 상앙은 극형에 처해졌다. 자기가 만든 법률에 자기가 걸려 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