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애

 언젠가는 이런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과거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제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문화가 온 세상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과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계절입니다.
74년 전 우리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같은 민족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싸워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의 무기가 세계로 수출까지 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때 우리는 제대로 된 탱크 한 대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대한민국은 수도 서울을 함락당하는 상황을 겪어내고도 다시 일어서서 결국 우리의 서울을 지켜냈고 무엇보다 소중한 자유를 얻어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끝나버렸고 이미 두 동강이 되었던 나라는 이제 더 이상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그때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의 하나가 되어버렸고 우리에겐 그저 생존이 삶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만 했습니다. 젊은 청년들과 딸들은 낯선 남의 나라 탄광에 가서 시커먼 먼지를 폐 속까지 들이마시면서 일을 해야 했고 시체를 닦아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아직 내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의 상처가 다 가시지도 않았는데 남의 나라 전쟁터로 파병을 해야 했고 숨조차 쉬기 힘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의 나라에 가서 건물을 지었습니다.  오로지 이 길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우리나라는 이렇게 수없이 많은 아픔의 시간들을 겪어내면서 지금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TV화면 속에서 다른 나라들의 일상속 행복한 모습들을 가끔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저렇게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데 우리나라는 언제쯤 저렇게 살 수 있을까’ 그때는 지금 한국의 모습을 전혀 상상조차 할 수도 없었고 그저 먹고 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여유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그 가난했던 나라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서로 대치하던 남과 북이 유엔에 동시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우리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통일을 위해 한 걸음씩 가고 있으며 찬란했던 이 나라의 문화와 전통이 다시 하나로 모여 빛을 발하게 되는 그 날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 우리나라의 모든 번영과 발전의 밑바탕에 우리 선조들의 피땀 어린 눈물과 또한 여러분들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의 도움에 대한 감사를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유엔군들은 아직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 땅의 어느 산하에 몸조차 제대로 펴지 못한 상태로 잠들어 있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이런 분들의 유해발굴을 위해 지금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남의 나라에 여행을 가는 일도 어려운데 목숨이 위태로운 전쟁터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을 해주신 덕분에 우리는 나라와 자유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이 해내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여러분, 조상들의 그 희생에 대한 보답을 여러분께 대신 해드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의 ‘한류’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만큼 한국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남미에는 우리의 K-농법이 전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머지않아 우리의 물결은 지금까지 우리가 거의 알고 있지 못했던 문화를 소개하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온 지구에 사는 수많은 한국의 팬들과 더불어 한국을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까지도 한국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국을 지켜봐 주시고  많은 사랑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