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학교 교수 여형일 
   

 2024년 청룡의 해가 시작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오늘은 3월에 피는 꽃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가 선정한 꽃은 매화, 진달래, 개나리, 수선화, 제비꽃이다. 그 외에도 많은 꽃이 있으나 다음 호 소개를 기대해 주기 바란다..

 필자는 2021년부터 재학생들과 식목일이면 꽃이 피는 나무 심기와 타임캡슐 행사하고 있다. 어느새 세 그루의 멋진 나무가 학교 텃밭에 줄을 맞추어 개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필자 또한 작년에 심은 나무가 올해는 어떤 꽃을 피울지 고대한다. 필자가 심은 나무는 수국과 홍매화 그리고 벚꽃 나무이다. 매년 신입생 입학을 기념하며 심고 있는데 올해는 어떤 나무를 심을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우리 익산시는 시화인 국화를 소재로 매년 10~11월 천만 송이 국화축제가 대표적이지만 싱그러운 봄 햇살과 잘 어울리는 꽃 축제는 이미 전국에서 홍보 중이다. 대구 달서구에서 3월 16일부터 시작되는 이월드 블라썸 피크닉과 3월 22일부터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경주 대릉원 돌담길 벚꽃축제 그리고 3월 23일부터 경남 창원시에서 준비한 진행 군항제와 경기 여주시에서 주관하는 여주흥천남한강 벚꽃축제가 있다.

 필자가 선정한 첫 번째 꽃은 매화이다. 매화는 매실의 꽃으로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라 하여 선비의 절개를 상징한다. 꽃말은 고결한 마음, 결백, 기품, 인내로 홍매화, 백매화, 흰 매화(청매화)로 나뉜다. 조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 선생의 시조에서 많이 등장하며 한겨울 눈을 맞으며 피는 매화는 설중매라고 부른다.

 두 번째 꽃은 봄꽃 중 화사하기로 으뜸인 진달래이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의 설화와 김소월 진달래꽃의 소재 그리고 유명 가수의 노래로 우리에게 친숙한 꽃으로, 제주 서귀포는 3월에 시작하고 강원도 춘천은 4월까지가 개화 시기이다. 꽃말은 사랑의 기쁨이며 진달래주, 화채, 화전 등으로 식용할 수 있고 개나리와 양대 산맥이다. 무궁화와 더불어 국화로 제정하자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친숙함과 민족성 그리고 뛰어난 인지도를 자랑하는 꽃이고 철쭉과 매우 비슷하지만, 이파리 없이 먼저 피면 진달래, 함께 피면 철쭉으로 구분한다. 철쭉은 독성이 강해 식용이 어렵고 3월 초에 진달래가 꽃이 피고 4월에 되어야 철쭉이 핀다.

 세 번째 꽃은 개나리이다. 개나리는 순우리말로, 나리(백합)가 아니고 가짜 나리 라는 의미로 “개”를 쓴다. 동요 봄나들이(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가 유명하며 3월에 만개하는 꽃으로 새 학기를 알리는 꽃이다. 꽃말은 희망, 기대, 목표 달성, 이른 봄의 감격이며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한국 특산종으로 꽃이 화사하게 피다가 금방 져버리고, 가을철에 열매로 자라는데 개나리꽃이 떨어질 때면 팽이처럼 회전하는 특징이 있다.

 네 번째 꽃은 추사 김정희가 좋아하던 수선화이다.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시절 육지에서 귀한 수선화가 제주도에선 소도 안 먹는 악명 높은 잡초로 여겨지는 것에 “귀한 것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천대받는다”라며 자신의 처지와 같았다는 일화가 있는 꽃이다. 물에 사는 선녀 혹은 신선을 의미하여 물가에서 주로 자라고 속세의 사람 같지 않고 신선 같은 면모를 지닌 순원왕후를 빗대어 수선화 같은 사람이라 표현하기도 하였다. 나르키소스의 전설로 유명하고 수선화가 없다면 봄은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듯 꽃말이 자기애, 자존심, 고결, 신비, 외로움이다. 주로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와 지중해 부근에서 자생하는 알뿌리 식물로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도 피어난 꽃이라는 의미로 제주도에선 설중화로 불린다.

 다섯 번째 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무렵 핀다는 제비꽃이다. 아테네와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꽃으로 유명하고 보라색은 겸손·성실·사랑, 노란색은 작은 기쁨과 수줍은 사랑, 흰색은 순진무구한 사랑과 순결, 하늘색은 성실과 정절이라는 꽃말이 있다. 한국에선 50 여종, 전 세계 806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제비꽃의 모양을 비유하여 국내에선 오랑캐꽃, 앉은뱅이 꽃, 가락지 꽃, 장수 꽃, 씨름꽃, 병아리 꽃 등 다채로운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아이유(가수)가 자신의 팬들은 튀지 않고 담담하게 자리를 지켜주는 모습이 제비꽃을 닮았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필자가 앞서 선정한 꽃에 대해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봄꽃은, 우리 지역의 청년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매화, 진달래, 개나리, 수선화, 제비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것으로 자신의 목표를 꽃 피우기 위해 오랫동안 비, 바람, 눈보라를 견디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청년과 같았다. 모두가 꽃의 화려함을 꿈꾸지만 각자의 사유로 포기하고 말라버린 어린 식물들이 떠올라 한숨을 짓게 되었다. 질 좋은 토양과 햇빛, 적절한 온도와 물이 준비되어 있다면 봄꽃의 3월이 아닌 어느 시기든 꽃 피울 수 있는 익산 청년의 양분이 될 것이다. 우리 지역에 꼭 맞는 새로운 대안이 꽃 피우기 위해 다각적인 법·제도를 완성하고 신중년층과의 연계를 유도하여 꽃이 지고 열매 수확의 선순환이 될 수 있는 우리 지역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