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학교 교수 여형일
  

 세거 성씨란? 여러 세대에 걸쳐 거주해 오던 지역을 본관으로 정한 성씨를 일컫는다. 필자는 함양 여씨로 경상남도 함양이 본관이며 황송의 난을 피하여 877년 신라에 귀화한 여어매가 시조이다. 필자는 29대손으로 1대를 30년을 기준으로 볼 때 약 1천 년의 역사 동안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다. 시조이신 여어매는 함양 군의 토성으로 오, 박, 조의 성씨와 더불어 현재의 함양 군 휴천면 호산리 임호 마을에서 살았다. 그곳의 옛 지명은 여림청 이며 여림청은 함양 여씨 2세인 대장군 여임청을 지칭한 것으로 함양 여씨의 본거지이다.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2000) 함양여씨는 전국 8,040가구 2만 5,667명으로 조사되었다. 
  우리 익산을 본관으로 삼고 거주하는 성씨는 대표적으로 여산송씨(3,388명), 익산소씨(1,043명), 연일정씨(1,624명), 함열남궁씨(540명), 익산이씨(41명), 익산임씨(23명), 옥야임씨(8명)등 이다. 이외에도 씨족 관련 문헌을 통해 1582년(선조 15) 무과에 급제한 조실몽, 1583년 무과에 급제한 한호인, 1636년(인조 14) 무과에 급제한 홍수천(洪壽天)의 본관이 익산으로 기록된바 익산조씨, 익산한씨, 익산홍씨 또한 토착 성씨로 짐작된다.

 첫째, 여산송씨는 송유익을 시조로 여산을 본관으로 하여 원윤공파·밀직공파·소윤공파·지신공파·정가공파 로 5파로 갈라졌으며 조선시대 상신 2명(영의정 1명, 좌의정 1명)과 왕비 1명, 판서급 인물을 다수 배출했다. 소윤공파는 전라북도 부안·익산 밀집해 있으며 통계청(2015)에 따르면 전국 29만 4,788명으로 서울특별시(6만 3,957명)이 살고 있다. 둘째, 익산소씨는 조선시대 익산지역의 유력한 세거 사족으로 1500년대 소세양이 익산으로 입향한 이후 금마면과 왕궁면 일대에 거주하였다. 진주소씨의 별칭으로 불리며 문과급제자 12명, 무과급제자 16명, 진사 26명등을 배출하였다. 왕궁면 용화리 마을 입구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159호로 소세양 신도비가 있다. 셋째, 연일정씨는 경남 하동군의 세거 성씨로 정종은을 시조로 하고 조선 전기(1392~1592) 정천봉의 아들 정덕성이 우리 지역 모현동 원모인 마을에 정착하였으며 모현동의 배산 주변이 익산 연일정씨의 중심 세거지 였다. 전국 28만 4,290명이 있으며 정제호 효자정려각, 정종식 효자정려각, 정유증 처 밀양박씨 열녀정려각, 정진희 처 평양조씨 열부정려각과 재실 4곳, 시제 제단 1곳 등이 있다. 넷째, 함열남궁씨는 남궁원청(961)을 시조로 조선시대 함열현(함라면 지역), 현재 성당면 중심으로 집성촌을 구성하였다. 남궁찬의 무덤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76호로 지정된 남궁찬묘 석상 남궁관 효자각이 있다. 남궁관은 남궁찬의 후손이자 남궁손의 아들이다. 1997년 화암장학회를 설립하고 연 10여명의 후손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통계청(2015) 확인 결과 20,715명이 등록되어 있으며 서울 4,873명이 거주하고 있다. 다섯째, 익산이씨는 시조는 고구려 영양왕왕의 태학박사를 지낸 이문진으로 백제공주와 결혼하여 백제왕으로부터 익산땅을 하사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후손에 관한 기록이 없어서 고려 개국 공신으로 태위를 지낸 이의가 1세조로 하고 있다. 금마면을 집성촌으로 통계청 확인 결과 1,970명이 등록되어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 이종혁(배우), 이준수(유투버), 이탁수(배우)이다. 여섯째, 익산임씨 임완(1088~1152)을 시조로 금마면 일대에 집성촌을 구성하고 전국 1,342명이 거주하고 있다. 문과 급제자 임지벽, 무과 급제자 임준과 임헌 그리고 진사 합격자 임세영, 임우빙, 임광악, 임재성이 기록되어 있다. 일곱째, 옥야임씨는 임윤손을 시조로 옥야(현재의 모현동) 일대에 집성촌을 구성하였다. 대표 인물로는 고려에서 참봉을 지낸 임윤손의 아들 임중로 정출장군을 지낸 임재백, 현대인물로 고고미술학자 임천(1908~1965)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국 1,385명이 등록되어 있으며 서울특별시에 505명이 거주중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과 문헌을 통해 알아본 우리지역 세거성씨를 살펴보았다. 1985년 통게청 조사에 따르면 257개의 성씨와 3,435개의 본관이 국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 되었다. 우리나라는 본과 성 그리고 이름에 관하여 성과 씨를 붙여 사용하거나 각각 독립 하여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함양 여家 형일), 혈연관계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경우도 있었다. 현대에 이르러 다양화를 인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명확해 지면서 한글 이름과 외국식 이름이 증가 하고 있고 집안간의 돌림자 사용 또한 세대간을 연결하는 요소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우리나라 관습에 따라 성은 그 사람이 태어난 부계혈통의 표지로써 일생 동안 바꾸지 못하며 민법상으로 자(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르 도록 되어 있으며(제781조), 성이 잘못 불리거나 하는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성의 변경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성에 관한 강한 부심을 상기하게 되었다. <우리 집안> 이라는 단어가 가족간의 대화에서 아직은 만연한 가운데 우리 지역을 본관으로 삼는 성씨의 집안은 정말 역사적이고 위대한 가치을 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사회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언제나 소통하고 만날 수 있다. 같은 성을 쓰고 돌림자를 함께 하는 가까운 분들께 소식을 전하는게 어떨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