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네들은 겨우네 쌓였던 먼지를 구석구석 털어내 집안 청소를 하고, 남정네들은 농기구를 꺼내어 손질을 하고, 재거름을 재우고, 두엄을 만들며. 일년 농사 준비를 시작했다.

입춘날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킨다하여 반겼으며, 이날 받아둔 물을 부부가 함께 마시고 동침을 하면 아들을 낳는다고 했다.

또 이날 여주인이 소복을 하고 땅의 신에게 삼배를 올리며 맥근점(麥根占)을 쳤다. 보리밭에 나가 보리 뿌리를 뽑아서 뿌리가 세 가닥이면 풍년이 들고, 두 가닥이면 평년작이고,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부녀자들은 오곡을 솥에 넣고 볶을 때 맨 먼저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에 풍작이 된다고도 했다.

특히 입춘에는 입춘첩(立春帖)을 써서 기둥과 대문 또 난간 등에 붙이며 문신들이 지어올린 신년 축시 중 좋은 글귀를 신정하여 붙이던데 에서 유래했다.

立春大吉 建陽多慶 - 새해를 맞아 크게 길하고, 경사스런 일이 많기를.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 부모면 청년을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한다.

壽如山 富如海 - 산처럼 오래도록 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쌓여라.

올해의 입춘시(立春時)는 태양이 황경 315도를 지나는 19시 22분이다.

이 시간이 되면 써두었던 입춘첩을 지난해에 붙였던 자리에 덧붙였던 것이다.

또 이 시간부터 용의 해가 시작된다. 신생아의 작명을 이 시간을 기준으로 띠를 정한다. 올해는 날삼재의 해로 쥐ㆍ용ㆍ원숭이띠의 삼재가 이날로 벗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