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糟糠之妻)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으며 함께 고생하던 아내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 감찰(監察)을 맡아보던 송홍(宋弘)이라는 사람은 성격이 후덕하면서도 강직한 인물이었다.

어느 날, 광무제는 미망인이 된 누이인 호양공주(湖陽公主)를 불러 신하 중에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의중을 떠보았다. 그랬더니 호양공주는 당당한 풍채와 덕성을 지닌 송홍을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았다.

며칠 뒤, 광무제는 호양공주를 병풍 뒤에 앉혀 놓고 송홍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졌다.

“흔히 사람이 고상해지면 천했을 때의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가난했을 때의 아내를 버린다고 하던데, 사람이라면 다 그런 것 아니겠는고?” 그러자 송홍이 이렇게 대답했다.

“폐하, 황공합니다만 저는 가난하고 천할 때의 친구는 잊지 말아야하며(貧賤之交不可忘),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으며 함께 고생하던 아내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糟糠之妻不可忘)고 생각합니다.”

병풍 뒤에서 이 말을 들은 호양공주는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