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을 속인 어머니-

순창 고을에 어떤 생원이 딸 하나를 두었는데 겨우 다섯 살임에도 매우 총명하였다.

어느 날 밤에 그 부모가 딸이 이미 잠든 것이라 생각하고 부부간에 운우의 정을 나누는데, 이부자리 속에서 소리가 나거늘 딸이 그것을 듣고 괴이하게 생각하여 그 어미를 불러 “무슨 일이 있나요” 하니 그 아비가 부끄러워 가만히 잠자리를 옮기는데 때마침 창에 달빛이 밝은지라 딸이 그 아버지의 陽物을 보고서, 다음날 아침에 그 어미에게 말하기를 “두 다리 사이에 매달린 물건이 있던데 그게 무슨 물건이오” 하니 어미가 웃으면서 말하기를 “그 물건은 네 아버지의 꼬리란다” 하였다.

딸이 그 말을 믿었는데, 훗날에 마굿간의 말의 陽物이 움직이는걸 보고 딸이 어미를 불러 말하기를 “우리 아버지의 꼬리가 어찌 말의 다리 사이에 달려 있어요”하니 어미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하기를 “저건 말의 꼬리요, 네 아버지의 꼬리가 아니란다. 만약 네아버지의 꼬리가 저 꼬리처럼 크다면 내가 어찌 한(恨)스럽겠니”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