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희망연대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이제는 반민주당을 위한 후보단일화에 나서야 한다.”
김병옥 전(前)도의원 사건으로 발생한 보궐선거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선거도 아닌데 언론 및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관심에 혹자는 시장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도 아니고 그냥 지역의 도의원을 뽑는 선거이고 그것도 보궐선거인데 그리 관심가질 필요가 있는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그리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한마디로 익산이라는 지역의 정치적 모순과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 준 축소판이다. 그렇기에 이번 보궐선거는 앞으로의 익산의 정치적 지형 변화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계기점이다.
익산에서 민주당은 독불장군이며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었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민주당 아성으로 지냈으며 그 이유로 많은 정치인들이 민주당공천을 위해 줄서기 경쟁을 벌여 온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이런 독점은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말처럼 많은 문제를 만들었다. 실제로 민주당은 소속당원의 비리, 폭력사태, 선거법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시민사과나 재발방지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대책을 제대로 제시한 적이 거의 없었다. 김병옥 전(前)도의원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이대로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민주당비판에 나선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더 묵과한다면 익산의 정치가 어디로 갈 것인지 심히 걱정되었다. 그러므로 진정 민주당이 시민과 협의회의 요구를 생각한다면 자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어야 했다. 아니 정 안되면 무소속으로 나와야 했다.
협의회는 이번 보궐선거만큼은 반민주당 연합과 민주당의 1:1대결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반민주당을 위한 후보단일화를 위한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의 무책임성을 지적하며 정치개혁을 주도하고자 했지만 단결력과 내부적 역량부족으로 중도에 반민주당을 위한 후보단일화를 포기해야 했다. 예비후보들이 난립하였고 초기부터 후보단일화가 삐걱거렸으며 협의회의 순수성과 공정성이 훼손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어쩔 수 없이 후보단일화 중재를 포기해야 했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우리 자신의 역량부족으로 시민의 욕망과 바람을 풀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정치개혁과 후보단일화라는 산이 높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예비후보인 김형화(前)시의원이 다른 일부 예비후보와 함께 동반 출마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김형화 전(前)시의원은 지난 도의원선거에서 패했지만 40%이상의 득표를 한 가장 인지도 있는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출마포기를 선언했다. 이 결심은 반민주당 후보단일화전선에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난립으로 요원할 줄 만 알았던 단일화가 시민활동가 출신 임형택 후보와 진보진영 김정열후보로 좁혀지게 된 것이다. 이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며 김형화 전(前)시의원의 큰 결단덕분이다.
반민주당에 대한 시민의 열망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난립됨으로써 후보단일화의 큰 걸림돌이 조성되었던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된 것이다. 어찌 보면 다시 한 번 후보단일화의 깃발을 세울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서울에서 조건 없는 단일화협상이 이루어졌듯이 진정 반민주당을 바란다면 익산에서도 조건 없는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협의회가 역량부족으로 중재포기를 선언했지만 후보단일화가 시민들의 가장 중요한 요구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동반출마포기를 선언한 김형화 전(前)시의원과 일부 예비후보의 마음도 이런 바람으로 한 몸 던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일화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두 후보 모두 나름의 이유와 명분을 가지고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의 바람과 요구보다 더 큰 이유나 명분은 없다. 최소한 노력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이번만큼은 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지 않겠는가? 만남에 주저함이 없어야 하며 조건이 없어야 한다. 어떻게 반민주당전선을 펼칠 것인가 숙의해야 한다. 진정 고민한다면 그 해답은 가까이 있다.
이 자리를 빌어 제안한다.
“두 후보는 조건 없는 후보단일화협상에 나서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