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길/지역농업연구원장

선거철만 오면 입지자들의 행보가 바쁘다. 10.26 재보궐 선거 국면에서 출마자 뿐 아니라 다가올 총선 입지자들의 움직임도 점차 분주해지고 있다.

선량들을 뽑는 일인데 나라경영과 지역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고민도 없이 조작된 이미지와 마케팅에 기반한 선거운동만이 난무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가장 나쁜 선거운동이 있다면 돈선거, 이미지 선거, 줄서기 선거를 들 수 있다. 돈선거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으니 이미지 선거에 대해 한 번 짚어 보려 한다.

선거란 어차피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니 본인의 활동 경력, 정책능력, 전문성, 공약, 의정활동계획 등 핵심적인 사항을 밝히거나 보여주면서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일이 기본일 것이다.

문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데 있다. 경력은 허위경력이나 과대 포장하기 일쑤이고 정책능력은 부풀릴 데로 부풀려 사실관계를 규명할 시간도 없이 선거가 끝나 당선만 되면 그만이란 식이다.

전문성을 살펴볼 유권자의 역량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어떤 분야와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충분히 살펴보지도 못한 채 투표장에 들어서다 보니 아무런 전문성도 없는 출마자들이 줄서기 정치로 유력정치인과 자신을 동일시하도록 하는 선거운동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전문화된 사회에서 특정분야의 전문성도 없으면서 국정을 논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유력정치인과 가까운 행세를 하는 정치인에 현혹당하기 일쑤다.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출마자들은 미천한 자신의 경력, 학력, 전문성을 허위경력, 허위학력, 과대포장, 줄서기 정치로 적극 포장하면서 유권자들의 눈을 흐리고 있다.

익산에도 그런 국회의원의 사례가 있다. 경력, 학력, 선거용 불법조직 등을 만들어 활용한 점 때문에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은 그 의원은 의원직은 유지했으나 현역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의정활동 미약과 함께 선거법 위반 전력으로 공천에서 탈락했다. 

워낙 한 일이 없다보니 경력, 학력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기재하고, 전문성이 없다보니 유력 정치인과 친하다는 이미지 포장을 통해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치인들일수록 의정활동이 형편없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양다리, 세다리, 네다리를 걸치는 줄서기 정치인의 모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익산의 정치현실은 유독 허장성세가 판을 치고 있다. 허장성세란 능력도 없으면서 허세로만 떠벌리는 못된 사람을 질타하는 말이다.

본인이 부족하니 정세균, 이해찬, 한명숙을 앞세우고 세다리, 네다리 정치를 하는 형국이다. 한마디로 가랑이가 찢어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허장성세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무능력한 정치인은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이런 정치인에게 적합한 고사성어로 호가호위가 있다.

호가호위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세와 힘을 빌어 위세를 부리거나 권세를 누리려는 못된 사람들을 경계하는 고사성어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이용해 권세를 누리고 호기를 부리는 행위를 나타내는 고사로 총선에 출마하려는 익산지역 출마예상자들에게 매우 적합한 고사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국회의원은 입법을 하는 정치인이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몇가지 분명한 선택기준이 있어야 한다.

첫째 살아온 내력과 경력을 정확하게 살피고 검증해야 한다. 아무런 한 일도 없이 불성실하게 소위 백수로 지냈으면서 경력을 포장하고 사칭한 전력이 있는 사람은 대표자가 될 자격이 없다.

세상을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온 사람인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약삭빠르게 여기저기 줄서기나 하면서 허위경력과 과대 포장된 경력으로 유권자를 속이는 못된 정치인을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둘째, 이미지 정치를 간파해야 한다. 능력이 없고 경력이 일천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포장하기 좋아한다.

의정활동이 무능하거나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쓰는 방식이 자신의 경력을 과대포장하거나 허위공약으로 능력 없음을 피해가려 하고 있다. 그럴듯한 경력처럼 보이지만 허위경력이거나 아무런 일도 한 적이 없는 경우, 거창한 공약처럼 보이나 실현 불가능하고 무능력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잘 살펴야 한다.

셋째, 전문성이 전혀 없으면서 유권자를 속이기 위해 유력 정치인들과 친한 것처럼 세다리, 네다리 걸치는 정치인을 퇴출시켜야 한다.

자신의 능력과 전문성을 키우려는 노력은 전무한 채 줄서기와 유권자 속이기로 일관하는 정치인이 어떤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호가호위가 난무하는 선거 국면에서 껍데기가 아니라 치열한 고민과 탁월한 전문성, 진지하고 속이 알찬 정치인을 기대하기란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유권자의 지혜로운 눈과 냉엄한 심판만이 껍데기뿐인 정치인을 퇴출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그런 유권자가 넘쳐난다면 감히 호가호위로 유권자의 눈을 속이려는 정치인이 설 자리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