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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소묘(素描)

-라 기 채 -
잔설이 내리고 있었다
깍아지른 절벽 아래로
사랑보다 더 깊은
강물에 투신하던 눈발

낙엽 수북한 산길을 가다가
맑은 얼굴을 보았다
보랏빛 제비꽃

아쉬움 접지 못해 손 흔들면
허리 굽히고 가만 들여다보면
눈귀가 밝던 나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봄.

11-04-1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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