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무더위라는 표현이 잘 맞는 해도 없었을 것이다. 무더위란 말은 물더위에서 유래 되었다. 올여름 같이 비가 많이 내려 습한 더위가 바로 무더위이다. 하지만 자연의 이치는 한번도 뒤틀린 적이 없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라. 하늘이 멀리 올라가 있지 않은가. 가을이 멀지 않음이다. 또 길가나 쌈지공원에 심어진 목백일홍이 한창이다. 우리 말로는 배롱나무 꽃이다. 배롱나무에 얽힌 애절한 사랑의 전설이 어느 어촌에 전해진다.

그 옛날 바닷가 마을에 목이 셋달린 이무기가 해마다 나타나 마을 처녀를 잡아갔다. 어느 해던가 한 장사가 나타나 처녀의 옷을 입고 제단에서 기다리다가 이무기가 나타나자 가지고 있던 칼로 이무기의 목 두 개를 잘랐지만 이무기는 바다로 도망하고 말았다. 처녀는 죽을 목숨을 구해준 장사에게 죽을 때까지 장사를 모시겠다고 다짐했고, 장사는 배를 타고 이무기를 쫓아 바다로 나갔는데, 100일 동안 처녀는 정성으로 기도를 올렸다. 저 멀리 배가 돛을 달고 다가오고 있었는데, 돛의 색이 붉은 색이었다. 처녀는 그만 낙심하여 자결하고 말았다. 성공하면 흰 돛을 달고 실패하면 붉은 돛을 달고 오기로 했던 것이였다. 그러나 그 돛은 이무기를 죽일때 피가 묻었던 것을 처녀는 알지 못하였던 것이니, 그후 처녀의 무덤가에 붉은꽃이 해마다 피아났고 그꽃이 배롱나무 꽃이다.

입추는 24절기중 13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이 135도에 위치하는 때로 가을로 들어서는 날이며, 이때부터 입동까지를 가을이라 한다. 농촌에서 입추가 되면 논일이 거의 끝나고 조금 한가해진다. 그래서 어정7월 건들8월이란 말이 생겨났다. 이제부터 가을 채비를 시작해야한다. 참깨.옥수수를 수확하고 김장 무ㆍ배추를 심는다. 예부터 이무렵에 비가 내리면 한창 여무는 벼에 해가 되기에 기청제(祈請祭)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