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지신(尾生之信)

미생의 믿음이란 뜻으로 굳은 신의를 지니거나 고지식하여 융통성이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미생(尾生)이란 사람이 살았다. 그는 무슨일이 있어도 한번 한 약속은 꼭 지키는 사람이었다.

어느날 미생은 애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미생은 애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개울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생은 고집스럽게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다가 결국 익사하고 말았다.
전국시대 종횡가로 유명한 소진은 이 미생의 이야기를 연(燕)나라 소왕(昭王)에게 들려주면서 신의 있는 사나이의 본보기라고 했다.

하지만 같은 전국시대에 살았던 장자의 생각은 부정적 이었다. 장자는 「장자」의 도척편(盜척篇)에서 공자와 대화를 나누는 유명한 도둑 도척의 입을 통해 미생의 이야기를 비평했다.

이런 사람은 책형(책刑 기둥에 묶고 창으로 찔러 죽이는 형벌)을 당한 개나, 물에 떠내려간 돼지, 아니면 바가지를 들고 빌어먹는 거지와 마찬가지이다. 쓸데없는 명목에 얽매어 귀중한 목숨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자라고 혹평을 했다.

그러나 사람이 신의를 잃어버리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성공할 수도 인간다운 삶을 기대할 수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