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에 원숭이를 사랑하여 많이 기르던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원숭이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원숭이도 저공의 마음을 알았다. 저공은 집안 식구의 양식까지 줄여가면서 원숭이들의 욕망을 채워주었다. 갑자기 먹을 것이 부족하게 된 저공은 원숭이들의 양식을 줄이려 했지만, 원숭이들이 자기를 따르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그는 원숭이들에게 이렇게 꾸며 말했다.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면 만족하겠니?”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화를 냈다. 그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씩 주면 만족하겠니?”
그러자 모든 원숭이들이 기뻐했다.
《열자》에서는, 뛰어난 지례를 갖춘 성인이 인간을 비롯한 만물을 힘들이지 않고 다스릴 수 있는 것이 마치 저공이 어리석은 원숭이를 다루듯이 상대가 눈치채지 않게 교묘히 다스릴 수 있다는 실례로서 ‘조삼모사(朝三暮四)’를 들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교묘한 속임수를 써서 남에게 사기치는 것을 가리킬 때 쓴다.

긍경

전국 시대 요리의 명인 포정이 양나라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았다. 칼놀림이 어찌나 민첨한지 춤과 음악의 장단에 어울릴 정도였다.
“너무나 훌륭하구나. 사람의 기술이 이 정도까지 될 수 있는 것인가?”
문혜군이 감탄한 나머지 이렇게 묻자, 포정이 대답했다.
“처음엔 저도 소를 잡을 적에 소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삼 년이 지나자 소가 보이지 않았고, 지금은 마음으로 임합니다. 소의 자연스런 결을 따라 칼을 대기 때문에 한번도 뼈에 붙은 살이나 힘줄이 엉겨 붙은 곳을 다치지 않습니다. 솜씨 있는 백정은 일 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을 베기 때문이요, 보통 백정은 한 달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뼈에 부딪쳐 칼을 부러뜨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칼은 19년 동안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는데도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훌륭하다. 나는 포정의 말에서 양생의 도를 터득했다.”
사사로운 욕심과 지식의 오만을 버리고, 텅 빈 마음으로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것이 ‘양생의 길’임을 역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