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올해 구청직원 인건비 511억원 중 예산에 반영된 것은 348억원, 68%에 불과하여 이대로 가면 9월 이후에는 직원 월급을 주기 어렵고 부산시 남구도 올해 예산에 반영 못한 경비가 146억 원에 달하여 노인연금 20억 원, 저소득층 보육료 9억 원도 반영 못 했다는 보도다.
문제는 재정 악화가 이들 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구, 대전, 부산, 광주, 인천 등 전국 광역시의 대부분 자치구가 비슷한 상황이다. 한 마디로‘재정 대란’이라고 부를 만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세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재산을 사면서 내는 취득세와 등록세, 보유세인 재산세 등이 지자체의 주 수입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 거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부동산 관련 세금도 예상보다 훨씬 덜 걷혔다고 한다.
이제는 노령화와 저 출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노인연금, 영유아 보육료 등의 복지비용은 갈수록 늘고 있어 쓸 곳은 갈수록 늘고 있는데 세수가 적어지고 있는 셈이다. 재정 상황이 이렇듯 악화하자 지자체가 선택할 길은 빛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자체들은 올해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경기 회복으로 세수가 늘어나고 지방소비세 신설도 이뤄져 지난해와 같은 재정악화 사태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낙관은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지자체가 예산 절감과 부채 감축에 진정한 의지를 가졌는지는 의심스럽다. 오히려 방만한 투자로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건립한 호화 청사 건립, 국제대회, 대규모 행사, 호화축제 등 방만한 투자는 후손의 부담을 생각해서라도 주민의 혈세를 ‘눈먼 돈’처럼 쓰는 행태는 더 용납돼서는 안 된다.
익산시의 재정자립도가 예외는 아니다. 전국 평균에 턱없이 못 미치는 데다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자체의 외부재원 의존도를 나타내는 재정자주도 조차 전국 평균 이하로 나타나는 등 재정 악화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08년 자치단체 재정자립도 현황에 따르면 익산시의 재정자립도는 지난 2005년 34.7%, 2006년 29.2%, 2007년 25.4% 2008년 24.2% 등으로 해가 갈수록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균 53.9%보다 절반이상이나 저조한 것으로,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19위에 머무르는 등 재정 악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익산시가 2008년 기준으로 한 해 242원을 벌어서 1,000원을 지출해야하는 것으로, 모자란 758원은 정부의 도움을 받거나 시중은행 등지에서 빌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역시 일반 회계 가운데 자체 수입규모는 약 1513억원,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수입은 약 2364억원으로 익산시의 재정자립도는 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수입 가운데 주요 세원인 지방세는 770억원으로 19.9%의 구성비를 나타냈고, 세외수입은 622억원(16%), 재정보전금은 120억원(3.1%) 등이다.
이같이 열악한 자체 재원의 60%에 달하는 935억원을 소모성 경비인 일반 행정비로 사용하고, 579억원(40%)을 사회개발을 비롯한 경제개발, 민방위비, 지원 및 기타경비 등으로 분산 지출했다.
익산시가 경영수익사업을 통한 세외수입 증대에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민선시대 출범 이후 익산시가 명확한 예산 분석 없이 대단위 사업을 착수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정의 건전성 확충 못지 않게 재원낭비가 초래되지 않도록 알뜰살뜰 효율적 재정 운용에 긴박감을 조성에 하는데 있어 여전히 느슨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방만한 경영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면 개인파산처럼, 우리의 자치단체 역시 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새로운 세원 발굴 작업도 함께 벌여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침체로 지방세 수입과 지방 교부금이 대폭 줄었는데도 정부의 재정사업 확대와 예산의 조기집행 요구로 지출이 크게 늘면서 자치단체들의 재정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어 특단이 요망된다.
미국이나 일본에는 파산한 지자체까지 있지만, 우리나라의 지자체는 아직 위험 의식이 전혀 없다.
중앙정부가 어떻게 도와주겠지 하는 생각뿐이다. 이제는 시민이 나서 예산 집행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때다.
일본 홋카이도 중부의 ‘유바리국제판타스틱 영화제’로 명성이 자자했던 유바리시는 2007년 3월 파산선고를 받은 후 천덕꾸러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구가 무려 12만 명에 이를 정도로 진가를 높였던 시는 1980년대 석탄 산업이 대 쇠퇴기에 접어들자 유령의 도시로 전락되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어나 결국 파산의 굴레로 빠져들었다.
일본은 1955년부터 적자 규모가 전년도 예산의 20%를 넘어 자립이 불가능한 지자체를 구제하기 위해 파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바리시의 사례는 지방자치단체도 방만하게 경영을 하면 망할 수 있다는 생생한 교훈을 남겼다.
2010년 6월 2일은 제5기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은 물론 감시기관인 시의원까지 선출하는 날로서 이제 불과 몇 달을 남겨두고 있다.
이제는 생색내기 선심행정에 의존하기보다는 시민의 혈세를 집행하는 자와 감시하는 자들을 정당과 정파에 이끌리지 말고 정말로 알뜰하게 살림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여 익산시와 시민을 멍들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역의 문제는 그 지방 사람들이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지방자치의 문제는 시와 시민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