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이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중 최측근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는 국민의 힘과 윤석열 정부가 일심동체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 힘 안팎에서는 ‘혁신의 핵심’으로 지목된 ‘수직적 당-대통령실 관계’ 타파와는 정반대의 선택이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국민의 힘 안에서조차 “정당 역사상 이런 적은 처음이다”라는 당혹과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이 ‘입법부·사법부·행정부’의 권력을 각각 독립시키도록 강제하는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을 비대위원장직에 앉힌 것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당(입법부)-정(행정부) 관계 수평화라는 ‘혁신’과는 정반대의 길이다.

또한 윤석열 정부 이후 팽배해진 ‘검찰(사법부) 정권’이라는 비판 여론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하다.

한 수도권 의원은 “국민 보기엔 검찰공화국이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겠냐. 그걸 어떻게 설득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동훈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날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당-정 관계 재정립과는 거리가 있는 견해를 밝혔다.

한 영남 초선 의원은 “당정 관계에서  할 말 못하고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면, 한 전 장관도 망하고 당도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향후 당무에 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동훈 체제는 (윤대통령) 직할 체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민수 더불어님주당 대변인은 “한 장관이 ‘누구에게도 맹종하지 않았다’는 본인의 말을 입증하려면, ‘용핵관’과 ‘검핵관’들에게 대거 공천장을 주고 김건희 특검법을 온 몸으로 막을 것이라는 국민 우려부터 불식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재주복주(載舟覆舟)

載 실을 재,  舟 배 주,  覆 엎을 복, 舟 배 주

水則載舟 水則覆舟(수즉재주 수즉복주), 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를 줄여 載舟覆舟(재주복주)라고 한다.

재주복주는 순자(荀子)에 나온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엎기도 한다’는 의미다.

본래 ‘군자주야 서인자수야 수가재주 역가복주’는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때로는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위정자는 항상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정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은 고요하다가도 한 번 파도가 일면, 수만 톤의 배도 뒤집어 버린다.

물을 老子(노자)는 일찍이 최고의 선이라고 上善若水(상선약수)라 했다.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다투는 일이 없고 남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만 흐르니 당연하다. 이러한 물도 성이 나면 무섭다.

‘물 난 뒤끝은 없어도 불탄 끝은 있다’는 말대로 흐름을 잘못 다스리면 남아나지 못한다.

예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제일의 경계로 삼았던 이 계명은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물은 배를 띄울수 있다 (水可載舟)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亦可覆舟). 임금은 배, 백성은 물 君舟民水(군주민수), 君舟人水(군주인수)이라는 말 등이 그렇다.

특히 孔子(공자)와 제자들의 일화를 엮은 ‘孔子家語(공자가어)’에서는 군주와 백성을 배와 물에 비유하면서 ‘물은 배를 띄우는 것이지만, 또한 엎어버리기도 한다(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수소이재주 역소이복주)’는 말로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