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과 내 몸, 어느 것이 더 귀한가? 내 몸과 재산, 어느 것이 더 귀한가? 얻음과 잃음, 어느 것이 더 큰 관심거리인가?

그러므로 무엇이나 지나치게 좋아하면 그만큼 낭비가 크고, 너무 많이 쌓아 두면 그만큼 잃게 된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고, 적당할 때 그칠 줄 아는 사람은 위태로움을 당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영원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윗 글은 노자 『도덕경』의 한 장이다.

사람은 누구나 명성과 재물을 얻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한다. 명성과 재물을 얻으면 그것을 일러 일반적으로 성공이라고 한다.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유교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군자는 죽어서 이름을 남기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공자의 말씀에 따라 이름 내기를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해 왔다.

또 『장자』에 어느 사람이 귀중한 물건을 도둑맞지 않으려고 꽁꽁 싸고 묶고 하였는데 사실 그렇게 한 것은 오히려 도둑이 들고 가기에 더 좋도록 도와준 것에 지나지 않은 행동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므로 『도덕경』에서는 이런 천박하게 이해된 유가적 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우리 몸이 명성이나 재산보다 더욱 귀하고 중하니 몸을 해치면서까지 명성이나 재산을 위해 애태우고 감투와 돈을 찾아 신기루 좇듯 달려가는 그런 부질없는 짓은 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런 사람만을 나무라거나 비웃을 수가 없다. 우리 모두는 복부인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언제가 적당할 때요, 어느 정도가 만족해야 하는 상한선인가 알기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