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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이 살아날 절호의 기회

호원대학교 교수

유은미

21학년도는 지방대학의 살얼음 같은 입시전쟁을 치뤘다.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유학생과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방대학은 직격타를 맞았으며 그 충격의 여파는 아직도 감내하고 있는 중이다. 연일 뉴스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로 지방대학의 소멸론을 보도하고 있으며 정원미달에 대한 이슈들을 실시간으로 쏟아내고 있다. 각종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방대 10곳 중 9곳이 미달상태로 개강을 하였으며 지방대의 경우 평균적으로 모집 정원의 20~30%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의 여파로 중도탈락 학생이 지방대의 경우 6만 여명이 넘어감에 따라 대학 내부의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것은 올 해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절망적이다. 앞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학령인구는 줄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2021년 47만6천명에서 24년에는 43만명까지 줄어들며, 2024년에는 현재의 절반인 28만 4천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대학은 지역경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학교의 감소는 곧 지역 경제활동의 감소라고 받아들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는 지방대학에 지역의 운명도 함께 걸려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철저한 자기성찰과 뼈를 깎는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시대에 맞는 학문과 학과의 개혁이다.

2020년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며 우리는 매우 빠른 변화의 속도전을 치루고 있다. 매일, 하루의 시간 단위로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민간시장은 이를 대응하기 위해 매일 전력질주의 100m 달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은 아직 이 속도를 따라가는 것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장거리 달리기를 단거리로 종목을 변화해야 하지만 아직 준비되지 못한 것이다. 실제 전년도 비대면으로 수업이 전환되면서 디지털 기기에 익숙치 않은 기성세대의 교수들은 학생들과의 디지털 격차를 몸소 경험하였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민망할 정도의 수업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필자 역시도 학교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면서 스스로의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였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학 동안에 디지털 콘텐츠와 이를 구현하는 기술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 다행히 학생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였고 20년도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21년도를 맞이하는 자세는 학생과 교수 모두 의욕에 차있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는 변화해야 하고 시대를 적응하다 못해 선도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게 주어진 숙제이다.
실례로 경상도의 한 전문대학은 정원 충원률이 98%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학생들이 전문대학임에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우선 선택의 기준은 단순히 우리가 분석하는 것과는 다르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제는 물리적인 거리를 더욱 의미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학교의 구성을 면밀히 보면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한 융합학과들이 약진해있다. 또한 교수진의 구성이 매우 다양하며 그 연령의 폭도 매우 크다. 해당 대학의 한 교수는 ‘십 여 개의 대학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마다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민간과의 광범위한 접촉과 변화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우리는 지금이 위기가 아니라 매 년 위기를 맞이했고 극복해왔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극복할 것’이라고 담담히 이야기하였다.

이처럼 대학은 많은 벼화를 거쳐 이제 학생들을 가만히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받기 위해 많은 매력을 지녀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중심은 학문의 깊이가 매우 깊어야 하며, 때로는 매우 유연한 탄력성을 지녀야 한다. 이는 학문의 중심인 교육자들의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때로는 각자, 때로는 함께 성장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변화를 받아드리고 예민한 위기 감수성을 지녀 우리 미래자산인 학생들을 위하는 것이 무엇일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

지방대 모두가 지진을 맞은 듯 큰 흔들림을 겪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학교의 거리,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출발선이 같아졌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지방대의 본격적인 성장통이 예상되며 앞으로는 더 이상 ‘지방대’라는 단어조차 희미해질 정도로 혁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