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 대표

前 익산경찰서장

김 성 중

2017년 3월, 익산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다른 도시에 비해 지속적으로 높은 원인을 찾기 위하여 전문가들과 합동컨설팅을 열었다. 이틀간의 현장조사를 마친 전문가들은 익산의 ‘주차문제’를 주요원인으로 지적했다. 주요도로의 불법주차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무단횡단과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차선점거가 보행자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주차장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불법주차 할 수 밖에 없다”는 시민여론을 수렴하여 주차장 확보와 불법주차 단속에 관하여 익산시와 대책회의를 시작하였다.

회의 도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익산시의 교통관련 예산이 일반회계로 편성되어 있어서 특별회계로 묶인 대부분의 다른 시처럼 예산확보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지엽적인 대책이 논의되었고 늦었지만 교통관련 수입을 특별회계로 묶어 예산을 확보하도록 건의하였다. 익산시는 2년 뒤인 2019년 9월에 ‘익산시 주차장 특별회계’를 입법예고했다. 늦었지만 제대로 잘 모아서 집행해주기를 바란다.

2020년 9월, 도로교통공단이 2019년 ‘교통안전지수’를 발표하였다. 교통안전지수는 교통사고 건수와 사상자수를 기초로 인구와 도로연장을 고려해 교통 안전도를 평가한 결과다. 전국 227개 기초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산출한 결과, 전북은 평균 78.74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78.98점에 미달한 수치다. 인구 30만 이하 시 그룹에서는 남원이 82.99점으로 그룹 평균 79.20점을 넘어섰지만 익산이 71.38점, 군산이 76.70점, 김제가 77.61점, 정읍이 77.69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A부터 E까지 5개 등급 중 우리 익산이 최저등급인 E등급, 군산·완주·장수·고창·부안은 D등급으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만큼 우리 익산이 교통안전에 관한 한 위험한 도시가 되어 버렸다.

익산시는 최근에 도심의 심각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개방주차장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원대상은 노외 또는 부설주차장을 관리하고 있는 기관·학교이며 20대 이상 주차공간에 하루 7시간 이상, 한 주 35시간 이상 무료개방이 가능해야 한다. 선정된 대상자에게 시설보수 등을 위한 보조금을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한다고 한다.

이른바 ‘주차장 공유 활성화’ 정책이다. 잘 추진되기를 바라지만 아직도 미흡하다. 빌려 쓰는 주차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익산시는 다음과 같은 기본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절대적으로 ‘도심 주차부지 공급’을 확대하여야 한다. 빈집 등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대지, 아직 건축이 이루어지지 않은 대지, 건물과 건물사이 자투리땅 등을 면밀히 살펴 주차부지 공급 및 공영주차시설 확대하자. 승용차의 주차장 문제 해결은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기초임을 명심해야 한다. 현행 익산시에서 주차, 신호 등 교통관리 등에 소요되는 연간 약60억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주차 위반 범칙금 수익을 100% 주차난 해결에 재투자하여야 한다.

둘째, 주차시설의 운영 및 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도심에 지하주차장 등을 확대하고 시설공단을 설립하여 주차시설을 관리하도록 하여야 한다. 익산시에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시설공단’을 설립하고 도심주차를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아울러 스마트 주차장을 운영하여 주차편리를 제공하여야 한다. 주차장 정보를 모바일 앱을 통하여 쉽게 올릴 수 있도록 하고 간편한 요금징수방법 등을 개발하는 등 주차해결을 위한 IoT활용 기술을 적극 지원하여야 한다.

셋째, ‘도심 주차수요 억제’ 시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승용차 이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체수단으로서 자전거 전용로 건설, 걷고 싶은 거리 조성, 대중교통시설 증대 등을 통해 도심주차 수요를 억제하여야 한다. 예컨대 자전거 전용도로를 잘 조성하고 녹음이 우거진 가로를 잘 조성하여 누구라도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가고 싶은 도심을 조성하여야 한다.

익산시가 교통안전지수 꼴찌라는 불명예는 감수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익산시민이 실제로 교통사고의 사상자로 내버려지는 현실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익산시민의 안전을 위하여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익산시, ‘주차혁명’이 해답이다.